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ssie Aug 17. 2024

성가복과 담배

엄마와 나의 꿈

- 얘, S부부가 너를 해치려고 하는 꿈을 꿨어.
  이게 무슨 일이니?

- 엄마도 S부부 꿈 꿨다고?
  오늘 내 꿈에도 그사람들이 갑자기 나왔어!
처음이었다.
동일인물에 대한 같은 맥락의 내용을
같은 날 꿈에서 보게 된 것은.

바로 전 날 그럴만한 일이 있었냐고? 아니,
일이 있다 해도 엄마는 모르실 입장이었다.
꿈 내용을 풀기 전 히스토리를 압축해 본다.



허언증 S


"네가 화나서, 악보를 막 다 찢어버렸대"


- 네????ㅋㅋㅋㅋㅋㅋㅋ 뭐라고요?ㅎㅎ


나에 대해 어떠한 소설을 썼는지 듣게 됐다.

S를 통해 알게된 후 전화 통화만 해 본 그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네가 그랬을 것 같지

않았다" 라며 말해주었다. 꾸준한 뒤통수는

맞아왔지만 창의력을 갱하는 거짓이었다.


나는 보통 악보를 외운다. 아니, '외워진다'.

당시 차도 면허도 없던 나는 종이 한 장조차

들고 다니지 않으려 악보를 다 외워 다녔고

본인의 곡은 짓는 동시에 저절로 외워진다.


악보 가져간 적이 없는데. 머릿속에 있을 뿐.

있었다 한들, 내가 소중한 내 악보를 왜 찢나.

그 외에도 S의 거짓말은 다양하고 무성했다.



왜 거짓말 했을까


S는 때와 종류를 막론하고 습관적 허언을 했다.


예술의 전당 파이프오르간이 한국 최고라는 둥,

50명을 500명이라는 둥 즉흥적으로 만들어 낸

허술한 거짓이 늘수록 어느 정도 눈치는 챘다.


좋은 말로 허언이지, 정확히는 '거짓말'이었다.

(참고로 예술의 전당에는 파이프오르간이 없다)


나에 대해 악의까지는 없었을 것이다.

그저 자존심을 위해 잠시 날 악용했고

아내도 인정한 허언증이 있을 뿐이었다.


자신의 준비가 미흡하고 능력이 부족해 돈을

날렸다고 말하기 부끄러워, 나를 방패로 썼다.

학생이던 나는 '무상'으로 '어른인 그'를 위해

비행기까지 타고 가 일해 준 나름 은인이었다.


일이 생각처럼 안 된 건 내게 책임이 없었다.

법정으로 끌고 가도 내가 200% 승소할 만큼.

그걸 알고 있는 S는 뒤에서만 딴 소리를 했다.



본성은 착하잖아


- 한 두번은 이해를 하겠는데.. 엉뚱한 소릴..

내용에 따라 큰 문제가 될 수도 있잖아요..


- 네가 이해 좀 해 줘~~ 그래도 악의는 없잖아~


S의 부인이 사과하거나 해결할 리 만무했다.


누가 나를 어떻게 보는지 개의치 않는 편이라,

모르는 사람이 어찌 생각하건 별 관심은 없다.


그렇다고 한 적 없는 짓을 한 것으로 만든 것이,

싸워서도 아니고 무려 내 도움을 받은 입장에서

알량한 자존심과 생각 없는 습관성 허언의 이유

라는 사실은 어쩌면 신기할 만큼, 아이러니했다.


그럴 때마다 넘겼다.

따지지도 묻지도 않고

모르는 척 전부 덮어줬다.


너는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 증언하지 말라
Deuteronomy 20:16

그 이웃을 쳐서 거짓 증거하는 사람은
방망이요 칼이요 뾰족한 살이니라
Proverbs 25:18



명예훼손으로 고발할 거야


- 소송을 하면 결국 시끄러워질 텐데

괜찮으시겠어요? 저야 이해는 하지만..

예수님은 우리를 위해 이보다 훨씬 더

억울한 수모를 견디고 용서하셨는데

싸우고 싶진 않네요. 도움은 드릴게요..


- 지금 유툽에 난리났어. P가 빵 떴어.

 OO에 나온 게 떠가지고 유명해지고,

 거짓말로 사기치고 거룩한 척 다 하고

 다들 속아서 팔로워도 엄청 늘어났어.


- 너무 안됐네요.. 회개 안 하고 떴으니...

인정하면 죽는 것이나 다름 없을테니 아마

절대 인정 못 할 거예요. 사실이 밝혀지면

P는 막다른 골목이잖아요. 밥줄 다 끊기고

 가족도 힘들 거고.. 그건 원하지 않아요.


S의 부인은 마치 S처럼 흥분한 채 계속

P이야기를 하며 그 간증을 보라고 했다.


- 저는 볼 생각이 없어요.. 봐서 뭐 해요.

그 사람이 하나님의 사람이라면 언젠가

회개하고 사죄하고 다신 안 그럴 것이고

아니라면 그냥 저렇게 살다 가겠죠..

저는 사과 안 받아도 되고, 밉지도 않고,

그 사람이 잘못되길 바라지도 않아요.

다만 제가 다시 볼 일은 이제 없는 거죠.


- 우리도 소송까지 하고 싶지는 않은데

 계속 거짓말을 하고 다니니 어떡하겠어?


- 그렇죠.. 하지만 오해한들 뭘 어쩌고..

 설사 오해한대도 하나님은 아시잖아요?

 하나님이 아시면 됐지, 뭐가 더 중요해요?


그리고 P의 유명세가 무슨 상관이에요?

그게 언니오빠나 저랑 관계가 있나요?


- 그래, 그렇기는 한데 그래도..


S의 부인은 나의 말을 인정 하였으나,

뜻을 함께 하지는 않았다.


P의 거짓말이 소송 걸 만큼 심각 했지만

우스꽝스럽게도 평소 S가 뱉는 거짓말도

사람 후려치기로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마 P도 S로부터 이것을 당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 둘이 철전지 원수가 된 것일까.


S와 P는 둘 다 거짓말을 밥 먹듯 했으나

P는 saint, S부부는 innocent 모드였고,

한 술 더 떠, 앓던 나를 그때마저 이용했다.

아니라고 외쳐도 그러했다. 둘 다 그랬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명예와 밥줄이었다.


외국에 나가서도 내 이름을 거론하며 나를

인성 파탄 음악 천재로 소문낸 S가, 자신의

명예를 훼손한 P를 법적 고발하기 위하여

나에게 증인의 역할을 목 죄듯 강요해왔다.



명예욕


나는 6살 때부터 명예욕만 있던 사람이었다.

아주 명확한 명예욕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성공하지 않는다면 죽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당시에는 그랬다. 본능이었다.


돈에 관심이 없는 대신 명예가 자리를 차지한

나에게 하나님은 10대의 가장 가까운 친구를

통해 그 명예가 얼마나 하찮은 것인지를 보게

해주셨다. 내가 가지고 싶던 것을 전부 가졌던

그 친구는 행복하지 않았다. 불쌍한 아이였다.


"너 자꾸 나한테 그러면 나 확 자살해버린다"

라고 하거나, 칼로 손목을 긋기에 이르렀다.


나는 그 때부터 명예를 원하지 않게 되었다.



평범한 삶은 축복이다


'명예도 아무 소용이 없구나' 깨달은 후로부터

남이야 유명해지든 말든 나는 조용하고 싶었다.


명예욕의 본능이 본성에 남아있는지는 몰라도

조용히, 평범히 사는 것이 얼마나 복된지 안다.


S로부터 '끊임없는 거짓말'이 반복되는 모습을

보았다. 기독교 굴레에서 열심히 활동 하면서...


권하던 방송 고정출연 제안도 거절하던 차였고

같이 유툽을 하자 부를 때도 여전히 마음 안 가

그 역시 대답하지 않고 미적지근 흘려 보냈다.



엄마와 동시에 꾼 꿈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나의 꿈 속에서 S의

부인이 마음에 담아둔 '본심'을 듣게 되었다.


누군가의 본심을 꿈에서 영을 통해 듣고

알게 되는 일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연락을 아예 끊어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엄마도 S부부 꿈을 꾸었다며 말씀해 주셨다.


- 꿈에, 네가 어떤 건물 안에 들어가 있는데
그 바로 밖에서 창문으로 막 들여다보면서
너를 찾아다니고 있더라고, S랑 그 부인이.
그런데 둘 다 성가 가운 있잖니, 그걸 입고
있는데, 한 손에는 담배를 들고 있는 거야!
그리고 너를 계속 찾아다니면서 헤치려고..
너만 찾더라고. 얼마나 깜짝 놀랐는지!


그간 P가 해온 소름돋는 모함과 거짓말들은

비단 사람의 일이 아닌 '나를 공격하고 길을

막아 음악을 방해하려는 악한 영들의 공격'

임을 뒤늦게라도 깨달아 인지하고 있었지만,

S부부에 대해서도 같은 맥락으로 보는 법은

꿈 꾸고 나서야 제대로 깨닫게 된 것이었다.



인연을 끊었다


S의 프라이버시로 다 적지 못하나, 엄마의

꿈 디테일은 복장까지 소름 돋게 정확했다.


관계를 쉽게 맺지도, 끊지도 않아왔대도,

우리에게 같은 날 주신 내용이 동일했기에

고민할 것 없이 바로 결정내릴 수가 있었다.

힘 없는 나에게 신은 '보호'를 자청하셨다.


'완전히 연락을 끊어야겠다'


정중하게 S의 아내에게, "앞으로 연락하고

지내지 않겠노라, 진심으로 두 분과 가족이

건강히 잘 되고 평화하길 빈다"라는 문자를

보내자 그녀로부터 전화가 왔다.


- 꼭 그래야겠니..? 그냥 앞으로도 계속 잘

 지내면 좋겠는데. 남편한테도 그렇고...


- 죄송해요. 연락하지 않는 게 좋을 듯 해요.

 언니가 잘 전해주세요.


- 그래.. 알겠어...


숨겨진 본심을 꿈에서 본 나는 알았다. 그녀의

아쉬움은, S가 가질 아쉬움보다 클 리 없었다.



평안함


할 수만 있다면 모든 사람과 화평하라는 말씀

에서는 벗어나지 않되, 예수님의 이름을 팔아

이익을 추구하고 하나님에게서 되레 멀어지게

만들 존재와는 인연을 끊어냄으로 보호하셨다.


또한, 사람의 눈으로 보는 것과 달리 하나님은

'중심' 즉 '동기'를 보신다는 성경말씀이 진정

진리임을 새삼 깨달았다. 담배는 상징이었다.


인간적으로 보면, 내 기회와 인맥을 스스로

잘라내어 버리는 행위였으나, 후회는 없다.


늘 모든 일에 있어,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나

이 일만큼은, 꿈으로 알려주신 것에 순종하여

얻은 보호와 평안에 대하여 수 년 째 만족하며


오늘도,

나보다 나를 아껴 보호해 주시는

하나님의 큰 품과 사랑에 감사한다.

                    



또 마음이 부패하고 진리가 없어
이득이 하나님을 따르는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의 비뚤어진 언쟁이 생기나니
너는 그러한 자들로부터 떠나라. 그러나
만족하면서 하나님을 따르는 것은 큰 이득이
되느니라. 우리가 이 세상에 아무것도 가지고
오지 아니하였은즉 아무것도 가지고 가지
못할 것이 확실하니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은즉 우리가 그것으로 만족할 것이니라.
그러나 부유하게 되고자 하는 자들은
사람들을 파멸과 멸망에 빠지게 하는 시험과
올무와 여러 가지 어리석고 해로운 욕심에
떨어지느니라. 돈을 사랑함이 모든 악의
뿌리이니 어떤 자들이 돈을 탐내다가
믿음에서 떠나 잘못하고 많은 고통으로
자기를 찔러 꿰뚫었도다. 그러나, 오
하나님의 사람아, 너는 이것들을 피하고
의와 하나님의 성품과 믿음과 사랑과
인내와 온유를 추구하라.
2Timothy 6:5-11




                    


                    

이전 23화 더러워진 흰 옷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