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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시콜콜 Feb 22. 2022

심리테스트, 어떤 지문을 골라야 하지?

마흔 즈음에

단체 톡방에 하루에 한 번이랄 만큼 꾸준히 올라오는 심리테스트. 지문을 뜯어보자면 플랫폼 마냥 기본 골조는 동일하다. 컨셉에 맞게 상황과 항목이 달라질 뿐. 아마 토대가 되는 몇 개의 테스트를 마케팅 목적에 맞게 수정하는 거겠지.


온라인에 떠도는 대부분의 심리테스트들은 전문기관에서 수행하는 테스트에 비해 지문의 양이 현저히 적다. 고작 몇 개의 지문으로 테스트가 가능할까라는 의심을 품기도 하는데, 막상 나오는 결과가 거의 비슷해서 수긍하게 된다. 대부분이 수용하게 되는 범위를 보이게 한다는 바넘 효과는 아닐는지 고민도 해 보지만, 전문기관 테스트와 유사한 걸 봐선 신빙성이 없는 것 같지는 않다.


심리테스트를 하면서 가장 고민되는 건, 지문을 선택할 때 나의 이상향을 위해 행동하는 방식이 담긴 지문을 골라야 하는지, 내재된 본연의 심리를 골라야 하는지, 아니면 남들이 말하는 내 모습을 선택야 하는지다. 나는 심리테스트를 할 때 주로 내 본래 모습, 가능한 객관화된 모습을 고르려 애쓴다. 예를 들면 남 앞에 잘 서는 사람인지, 내향적인지 외향적인지와 같은 내용이 내포된 검사 항목에서, 당당해 보이지만 사실은 매번 피하고 싶었던 내 본모습이 담긴 지문을 고르려 하고, 외향적이려 노력한 내 겉모습이 아닌 사실은 숨고 싶었던 나의 모습을 고르려 애썼다.


며칠 전 심리학을 전공했다는 친구의 말을 듣자면, 전문 심리테스트는 그런 것을 테스트하는 항목까지 별도로 있다고 한다. 항목이 거짓인지 아닌지를 체크하는 질문은 있는 것으로 알았지만 그런 것까지 가능한 줄은 몰랐는데 말이다. 나의 장점을 뿌듯해하려는 마음인지, 단순한 호기심인지 실제는 어느 정도 뒤섞인 마음으로 심리테스트를 하겠지만, 어떤 항목을 골라야 할지는 앞으로도 매번 고민이 되지 않을까 싶다.


단톡에 올라오는 어떤 결과들은 너무나도 그 사람이 아닌 것 같을 때가 있는데, 남몰래 피식 거리기도 한다. 그런 걸 보자니 나는 나를 잘 알고 있는 건가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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