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다시 빛나게(2)

내 일을 찾아서

by 이서연

너는 꿈이 뭐니 라고 물으면 학생들은 매우 식상해한다.

학교에서 또는 가정에서 아이들에게 꿈에 대한 질문과 진로에 대한 관심은 예전에 비해 많이 보편화되어 있다.


하지만 나는 어릴 때 단 한 번도 나에게 너는 꿈이 뭐니 라고 물어봐준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일이 뭔지 커서 어떤 사람이 되겠다는 구체적인 진로를 생각해본 기억에 없다.

그래도 생각을 좀 해보면 초등학교 시절에 그림 그리는 것이 좋아서 매일 연습을 했던 기억이 난다.

하얀 종이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내가 상상한 것을 흰 종이 위에 그려 나가면서 표현할 수 있어서

세상에서 처음 느끼는 희열감을 맛보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학교에서 그림대회나 학급 미화 전시란에 내 그림이 종종 걸리는 일이 많았다.

그때 막연하게 나는 커서 그림 그리는 화가가 될 거야 라고 마음속으로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가까운 친척분이 내가 그리는 그림을 보고 찬물을 끼얹는 말씀을 하셨다.

“ 얘야 그림 잘 그려서 뭐하니?. 화가는 돈도 못 벌고 가난하게 살아” 라며 매몰찬 말씀을 하셨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가난이 뭔지도 모르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화가가 될 꿈을 그 순간 영영 지워 버렸다. 그나마 나의 파릇한 꿈이 단숨에 꺾이게 된 순간이었다.


그 후 고등학교 때인 것으로 기억하는데 담임 선생님께서 자신의 꿈을 적어서 제출하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오랜만에 곰곰이 나의 꿈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았다. 문득 방송일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한 번도 방송 관련된 사람과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없었는데

문득 내 머릿속에 방송국 기자나 아나운서가 돼 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때 그 마음은 왜 그런지 모르지만 떨리고 설레고 두근거렸던 기억이 난다. 고등학교 2학년 어느 날 방송반 모집이 공고가 났다. 방송반은 인기가 좋아서 공고가 나자마자 많은 학생들이 지원을 했고

면접도 조금 까다로운 편이라고 소문이 나 있었다.

방송반 면접을 보던 날 어찌나 떨리던지 그때 그 기분은 지금 생각해도 생생하다.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이 인생인지 나는 그 후 나의 꿈과는 전혀 다른 분야로 나도 모르게 흘러가고 있었다. 내가 선택했던 직업은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이 아니라 늘 주변 환경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할 수밖에 없던 일이었다.

그리고 그 일은 직장이기 때문에 내가 싫든 좋든 내가 필요치 않을 때까지

감수하고 해야 하는 일이라고 당연하게 생각했었다.


지금 생각해도 가장 아쉬운 부분이 20대 때 내가 좀 더 일이라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도움을 청했다면 좋았을걸 하는 후회가 가슴을 아프게 한다.


세상은 내가 알지 못하는 정보와 다양한 이슈들이 있는데 그것을 경험하거나 알지 못하면

나는 그냥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내가 처한 그 환경이 나의 전부가 돼버린다.

내가 그때 그런 상황이었다. 왜 좀 더 넓은 세상을 알아보지 못했는지 너무 아쉬운 마음뿐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내 마음속에 꿈에 대한 열망은 사라지지 않고 내 마음속에서 늘 움트고 있었던 사실이다.


그래서 길을 잃지 않았던 것은 정말 다행으로 생각한다.

꿈 너머 꿈이라는 말이 있듯이 지금 당장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니더라도 현재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또 다른 방향을 생각하고 노력한다는 것이 결코 헛된 시간은 아니라는 확신이 든다.

그래서 유통회사에 근무하면서도 교육에 대한 꿈과 열망은 놓지 않고

새로운 방법을 나 나름대로 찾을 수가 있었다.

방송 관련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교육 강사로서 활동할 수 있는 징검다리가 되었다.


방송 관련 일에 대한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방송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교육강사가 되었다는 것은 꿈 너머 꿈을 끝까지 놓치지 않았던 나의 열망 때문이었다.


나는 지금도 새로운 꿈에 도전하고 있다.

물론 쉬운 결정은 못해서 몇 날 며칠을 고민하고 있지만 생각의 힘을 믿고 있기 때문에

그 방향으로 나아가리라는 것을 믿고 싶다.


너무 늦은 나이? 이른 나이? 이런 관념들은 정해진 것이 없다 라고 생각한다.

시작하는 그 출발선이 시작점일 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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