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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니바 Jul 12. 2022

초복 더위 날리는 5분 닭죽   

삼계탕은 아니지만 가성비 최고!

친구와 서로의 안부를 묻던 중이었다. 친구가 어이없다는 듯 내뱉었다.


정신 차려보니까 7월이더라…??


요즘 들어 한 해가 부쩍 짧아짐을 느낀다. 학창 시절엔 마치 한 편의 시트콤처럼 하루에도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 30대가 훌쩍 넘어가니 비슷한 하루의 숨 가쁜 반복이다.


반복되는 일상이라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시트콤이 아닌 블록버스터급 사건은 아무도 모르게 다가오는 법이다. 뒤통수 세게 한 방 얻어맞으면 이후 시간은 더욱 빨리 흐른다.


무한 반복과 이따금 튀어나오는 변주.

이것이 어쩌면 나이 들수록 시간의 빠름을 체감하는 원인일지도 모르겠다.


친구는 멍 때릴 여유가 간절해 보였다. 결혼생활과 직장생활, 자기 계발, 틈틈이 운동까지. 숨 가쁘게 하루가 흘러가다 보니 더욱 나를 위한 시간을 내기 어렵다고 했다. 그 와중에 임신 시기를 놓치면 어쩌나 하는 묵직한 고민이 그녀의 가녀린 어깨를 짓누르고 있었다.


친구와의 짧고도 굵은 대화를 마치고 달력을 보았다. 달력 한편엔 ‘초복’이라는 두 글자가 선명하게 찍혀있었다. 벌써 7월 중순. 무더위는 폭염의 탈을 쓰고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안 그래도 요즘 장마와 폭염이 번갈아 찾아오다 보니 습한 공기와 후덥지근한 날씨에 잔뜩 지쳐있던 터였다. 그런데 때마침 초복이라니. 기가 막히게 원기회복 타이밍을 설계한 조상님들의 지혜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복날. 보양식 하면 역시 삼계탕이지!’


출처 : 픽사 베이


갑자기 뜨끈한 삼계탕이 먹고 싶어졌다. 자취인 주제에 직접 삼계탕을 만들어 볼까 생각해봤으나 만만치 않았다. 삼계탕 끓이는 과정 중 제일 곤란한 것이 닭을 손질하는 것과 각종 약재를 구하는 것이다. 마트에서 장을 본 뒤 닭을 손질하고 약재를 우려내려면 절대적인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확 만사가 귀찮아졌다.


삼계탕에서 닭죽으로 방향을 틀었다. 삼계탕만큼은 아니지만 단백질 듬뿍 닭가슴살 만으로도 기운 충전은 가능하지 않을까. 기왕 간단하게 만들어 먹는 김에 오트밀을 활용해 완전 초간단 버전으로 만들어보았다.



[오트밀 닭죽]



[재료]

오트밀 40g(종이컵 1/2컵), 닭가슴살 110g, 양파 1/4, 대파 1/5, 물 250ml(종이컵 1.5컵), 우유 50ml(종이컵 1/3컵), 다진 마늘 1큰술, 소금 1/2 티스푼, 참기름 1큰술, 깨



[만드는 법]    

1. 전자레인지용 그릇에 잘게 찢은 닭가슴살과 오트밀을 넣는다.  


2. 양파와 대파를 잘게 썰어 넣는다.


3. 소금, 다진 마늘, 참기름을 넣어 간을 한다.


4. 오트밀, 물, 우유를 넣고 잘 섞은 뒤 전자레인지 3~4분 돌린다.


5. 대파와 깨를 뿌려 마무리하면 완성!!



자고로 닭죽은 마늘맛이다. 약재를 넣지 않는 대신 면역력에 좋은 마늘을 듬뿍 넣었다. 은은한 마늘향이 닭가슴살에 촉촉하게 베어 들어 신기하게 늘 먹던 닭죽의 바로 그 맛이 났다. 전자레인지가 만들었다고는 믿기 어려운 맛이다.


이 레시피의 또 다른 주인공은 우유다. 우유는 닭 냄새를 잡아줄 뿐 아니라 닭가슴살에 부족한 지방을 보충해주는 역할도 한다. 우유 덕분에 사골국물이 연상되는 진하고 뽀얀 국물 맛이 나니 일석삼조다.


뜨끈하고 고소한 닭죽 한 그릇을 순식간에 해치웠다. 삼계탕 같이 깊은 맛은 아닐지라도 5분 만에 만든 닭죽이 이 정도면 가성비 최고다.


그나저나 초복부터 이렇게 더우면 이번 여름은  얼마나 푹푹 찌려나 걱정이 앞섰다.  지독한 열대야라도 없어지면 바로 원기 회복할  있을  같은데. 시간이 빨리 흘러 무더위가 지나가고 선선한 가을이 왔으면. 무더위에 마음까지 오락가락하는 요즘이다.





*자세한 요리 과정은 영상으로 확인하세요 :)



*이 글과 사진을 무단 도용하거나 2차 편집 및 재업로드를 금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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