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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쮸 Aug 02. 2018

사랑의 다른 말은? 케이시에플릭의 '유령이야기'

영화 'A ghost stry'

▲ 영화 ‘A ghost story’ 스틸 컷     ©날쮸



#기상천외한 유령이야기, 혹은 러브스토리

영화가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주인공 C는 급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고,  눈 구멍 두개가 뚫린 흰 이불보를 덮어쓴 유령이 된다. 이 우스꽝스러운 모습의 유령은 신혼집에 먼저 가서 아내가  자신의 장례식에서 돌아오길 기다린다. 이후 아내가 슬퍼하는 모습, 그 슬픔을 잊기 위한 노력들을 바라 보다가 그녀가 다른 곳으로 떠나자  정념의 화신이 된다. 아내가 다시 돌아오길 애타게 기다리는 감정은 마침내 그를 집에 깃든 진정한 유령으로 만든다. 모든 것은 결국 사랑에서 비롯됐다. ‘A ghost story’라는 제목을 ‘Love story'로 바꿔도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이 오컬트 영화가  말하는 사랑이란 대체 무엇일까?

▲ 영화 ‘A ghost story’ 스틸 컷     © 날쮸



#케이시 에플릭, 대사와 표정 없이 인생을 말하다

헐리우드 스타 벤에플릭의 동생인 케이시 애플릭은 여러 주조연상을 수상한 연기파 배우다. 그런 그가 ‘어 고스트 스토리’에서 머리 끝부터 빨끝까지 이불보를 뒤집어쓴 채 감정을 표현하는 기상천외한 연기를 보여준다. 표정도, 대사도 없는 상태에서 관객에게  전하려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강렬한 집착만큼이나 허무한 인간의 감정이다. 뜨거운 사랑도, 슬픔도, 분노도 시간이 지나면서 무엇때문인지 기억나지 않게 되고, 그저 집착만이 남아 유령 C는 ‘집’과 하나가 되어 ‘집’이 가진 시공간을 넘나든다. 결국 ‘집’이라는 존재 자체도, 아내가 벽 틈 사이에 끼워두고 간 쪽지의 내용도 별 것 아님을 알게 된 후 소멸해버리는 그의 모습은 ‘허무함’ 그 자체다. 가만히 서있을 뿐인데도 쓸쓸함과 분노와 안타까움을 느끼게 하는 유령의 뒷모습은 관객의 가슴을 친다.  아무리 뜨겁게 사랑해도,아무리 강렬히 염원해도 결국엔 허무한 인간의 삶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오컬트 무비이자, 러브스토리이며, 인생을 말한다. ‘색즉시공, 공즉시색’

▲ 영화 ‘A ghost story’ 스틸 컷     © 날쮸



허무한 이세상 

                        정명석

세상은

애간장

타면서

희망한 

것들을 

누려도 

순간의

만족에끝나니

그것이 

한계다

모두들

지난날

누리고

살아도

남은것

무어냐

꿈결들

같다고

허무해

탄식들

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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