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부 (天賦, てんぶ)
- 니시 주조, 가고시마현 히오키시
- 1845년 창업한 고구마 소주 중심의 주조회사에서 2020년부터 사케 텐부를 출시
- 사케를 만드는 재료인 자연환경과 농작물은 하늘이 내려준 거라 하여 작명
- 생산된 첫해의 사케를 마신 전문가의 한 줄 평, '경악'
제가 10여 년 전 니혼슈 검정이라는 시험에 응시하게 되었는데 그때 시험문제 중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일본의 47 도도부현 중 니혼슈(사케)를 양조하지 않는 곳은 어디일까요?'
① 오키나와현
② 가고시마현
③ 미야자키현
④ 오이타현
어디일 것 같으십니까?
오키나와는 아와모리라는 전통 증류주, 가고시마와 미야자키는 고구마 소주, 오이타는 보리소주의 이미지가 아주 강해서 사케와는 무관한 곳들로 인식되는 곳이라 출제된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오키나와는 레이메이, 미야자키는 센토쿠, 오이타는 치에비진 등의 사케가 생산되고 있습니다. 그 당시의 정답은 고구마 소주(이모 쇼츄)의 성지인 가고시마였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2020년부터 사케가 생산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고구마 소주의 명주인 토미노호잔을 생산하는 니시 주조에서 사케 양조를 시작한 것입니다.
니시주조의 이모쇼츄 - 토미노호잔
니시 주조는 1845년 창업하여 8대째 사장이 경영하고 있는 가고시마의 상당히 이름 있는 노포입니다. 가고시마뿐만 아니라 규슈 전체가 산지가 많고 험해서 쌀 재배가 어려운 지역입니다. 그래서 보리소주의 발상지인 오이타현, 고구마 소주의 성지인 가고시마현, 쌀 소주를 많이 생산하는 구마모토현 등 대부분의 규슈의 술은 소주가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사케를 생산한다 하더라도 그렇게 레벨이 높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후쿠오카 남부 및 사가현은 츠쿠시 평야가 있어서 쌀 생산량이 많아 나베시마, 코에이기쿠 등 명주가 많습니다.
가고시마의 사케라고 하면 일본인들에게도 일단 기대치가 낮습니다. 게다가 사케만 만드는 양조장도 아니고 고구마 소주 만드는 곳에서 생산되는 사케라 더욱더 기대치가 낮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선입견들을 한방에 날려버리는 명주를 소개드립니다.
바로 '텐부(天賦)'라는 브랜드입니다. 원래의 사전적 발음은 텐푸인데 사케의 네이밍은 텐부라고 지어졌습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천부적 재능'이라는 표현의 천부라는 단어입니다.
그 뜻은 말 그대로 '하늘이 내려준'이라는 뜻이고 그 작명 배경은 술을 빚는 것은 자연환경과 농작물 등 모든 것이 하늘이 내린 것이며 그들을 진지하게 마주하고 혼신을 다해 양조해 나간다는 생각이라고 합니다.
가고시마의 상징 - 사쿠라지마 식중주를 콘셉트로 만들어진 텐부는 약간의 단맛을 가진 부드러운 수질의 지하수를 사용합니다. 니시 주조가 이 지역의 물로 생수(HOUMEI)도 판매하고 있을 정도로 사케에는 최적의 물입니다.
서양배와 같은 과실향이 특징적으로 단맛, 매운맛, 신맛, 쓴맛, 떫은맛의 일체감이 느껴지는 마무리로 어떤 요리와 마셔도 마리아주가 뛰어납니다.
가능하면 와인잔으로 마시기를 추천드리며 잔을 돌려 공기에 노출시키며 요구르트, 치즈, 생밤이나 밤꽃과 같은 향도 느낄 수 있습니다.
코쿠류, 후사노 칸키쿠 등의 명주와 나란히 있는 텐부
그럼 텐부의 간략한 라인업을 소개해보겠습니다.
텐부 쥰마이긴죠
최고의 식중주를 콘셉트로 쌀의 맛을 충분히 이끌어 내면서 단맛, 매운맛, 신맛, 쓴맛, 떫은맛 하나하나가 일체가 되어 조화를 이룬 무결점의 마무리로 표현된 사케
정미비율 : 50%
알코올 도수 : 15度
특정명칭 : 쥰마이긴죠
텐부 쥰마이
잘 익은 바나나 또는 살구와 같은 과실감이 향기로운 인상을 주고 살짝 매운 후추와 미네랄 맛도 주 골격을 이루는 주질, 마시고 난 후에 모든 게 조화롭게 마무리되는 식중주로서 최고의 사케
정미비율 : 60%
알코올 도수 : 15度
특정명칭 : 쥰마이슈
텐부 쥰마이긴죠 아카이와 오마치 시보리타테 나마자케
서양배, 백도, 열대과일과 같은 과실감과 프레쉬함이 주를 이루며 온도와 시간이 변화해도 산미와 과실미가 사라지지 않으며 맛이 우아해서 와인 잔에 따르는 순간부터 향이 피어오르는 것이 특징인 사케
정미비율 : 50%
주조호적미 : 아카이와 오마치
알코올 도수 : 15度
특정명칭 : 쥰마이긴죠
텐부 쥰마이긴죠 반슈 아이야마
딸기와 하얀 장미와 같은 향과 다소 스파이시한 느낌이 특징이며 향이 깊은 곳까지 전해지는 순수한 느낌의 사케. 투명감과 부드러움이 가장 텐부스러운 사케
정미비율 : 50%
주조호적미 : 효고현산 아이야마
알코올 도수 : 15度
특정명칭 : 쥰마이긴죠
텐부 쥰마이다이긴죠
주조호적미의 최고로 불리는 효고현산 특A지구의 야마다니시키를 사용한 쥰마이다이긴죠. 아카시아 향이 은은하게 피어나는 청량감을 주며 감칠맛과 산미의 밸런스가 상당히 조화로운 투명한 천연수 같은 사케
정미비율 : 35%
알코올 도수 : 15度
특정명칭 : 쥰마이다이긴죠
참고로 니시 주조는 소주와 사케뿐만 아니라 와인과 위스키 모두 4개의 카테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제2차 창업기'라고 생각하고 야심 차게 진행된 사케 프로젝트는 첫해 출시되자마자 전문가의 '경악'이라는 한 줄 평이 인기를 끕니다.
JAL 퍼스트클래스에 지정될 정도로 상당한 사케이오니 한번 기회 되시면 음미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