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N.

by 서효봉

경찰이 왔다. 마을에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한 인재는 경찰에 신고했고, 30분쯤 뒤에 경찰차가 나타났다. 신고받고 왔다는 경찰관 2명은 마을에 있는 작업실들을 전부 확인했다. 역시나 아무도 없었다. 아니, 대체 다들 어디로 사라졌단 말인가? 인재는 영래에게 전화했다.


“인재씨, 어떻게 됐나요?”

“어떻게 된 건지 마을에 아무도 없습니다. 다 사라졌어요.”

“다 사라지다니요?”

“말 그대로 아무도 없다고요.”

“경찰에 신고는 했습니까?”

“네, 지금 경찰관들이 와서 조사 중이에요.”

“알겠습니다. 일단, 서재로 오시죠.”


인재는 민정과 함께 서재로 돌아왔다. 도착하니 밤이다. 지친 민정을 재우고 영래를 만났다.


“이거 뭐 어떻게 하죠? 14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다 사라지다니. 뉴스에 날지도 모르겠는데요.”

“일단, 경찰에서 조사 중이라니 기다려봅시다. 아, 그리고 오늘 서재에 이런 편지가 하나 왔답니다.”


영래는 회색 편지 봉투 하나를 안주머니에서 꺼내 인재에게 건넸다. 인재는 봉투 안에 든 편지를 꺼내 읽었다.


‘소설가들은 내내 뭔가를 지어내지만, 오늘 하루만큼은 지어낼 수 없다.’ - Mr. N. -


편지라기보다는 짧은 메시지였다. 인재는 그 메시지를 읽더니 영래에게 말했다.


“Mr. N.이 누구죠? 아시는 분인가요?”

“글쎄요. 저도 잘….”

“이걸 왜 서재로 보냈을까요?”

“서재와 마을에 대해 뭔가 아는 사람 아닐까요?”

“사라진 사람들과 무슨 관련이 있는 거 같긴 한데….”

“일단, 이것도 경찰에 알립시다.”


다음 날, 인재는 담당 경찰에게 전화해 메시지가 왔다고 이야기했다. 경찰은 그 메시지를 추적해보겠노라고 했지만, 언제까지 어떻게 해보겠다는 이야기는 없었다. 경찰과의 전화 통화를 엿들은 민정이 물었다.


“무슨 메시지요?”

“아, 그런 게 있어.”

“그런 게 뭔데요?”

“어허, 또 나선다.”

“어허, 머리 하나보다는 둘이 낫거늘. 아저씨는 명탐정 코난도 못 봤어요?”


인재는 말다툼이 귀찮아 무슨 메시지인지 이야기해 줬다. 민정은 메시지 내용을 듣더니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우와 이거 무슨 추리소설 같아요! 범인이 우리한테 보낸 경고장 같은 거 아니에요?”

“경고다. 더 귀찮게 하지 말고 숙제나 해.”

“학교도 안 가는데 무슨 숙제람? 코난 무시하면 다들 후회하던데.”

“네가 코난이면 난 셜록 홈즈다.”

“풋! 홈즈가 들으면 달려오겠네”


인재는 그 편지가 서재에 왔다는 건 자기한테 보낸 메시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찰들이 알아서 하겠지만 민정의 말을 들으니 이상하게 뭔가 찝찝한 느낌이 든다.


“아저씨, 마을에 한 번 더 가 볼래요? 탐정 세트 준비해서.”

“넌 이게 뭐 놀인 줄 아니? 사람들이 실종된 큰 사건이라고.”

“그러니까요. 그냥 기다리면 돌아오나요? 그 사이 무슨 일 생기면 책임질 수 있어요?”

“책임?”

“책임.”

“내가 왜?”

“소설가의 서재 관리인이잖아요.”


인재는 서재는 서재고, 마을은 마을이지 내가 왜 사람까지 찾아야 하냐고 말하려다 말았다. 초등학생한테 이런 이야기 해봐야 무슨 소용이랴. 근데, 그 책임이라는 말이 자꾸 마음에 들러붙는다. 그 사이 무슨 일 생기면? 시체라도 발견되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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