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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운 Feb 19. 2024

독일 이모님

살림도 장비빨

어느 날 친한 지인과의 통화에서 지인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우리 집에서
입 닥치고 조용히 군말 없이 날 도와주는 건
독일 이모님밖에 없어."


다 좋다! 산후도우미도 좋고 가사 도우미도 좋고!!

헌데 돈이 문제이다. 

한 달에 몇백이 누구 집 멍멍이 이름도 아니고, 아기 낳고는 돈이 물 쓰듯이 빠져나가는데 오른 물가에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것은 산더미이고 현실의 벽이 너무 큰 것은 사실이다.

내가 부자일 생각은 어려우니 하지 않고 우리 부모님이 부자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밀려오고 부자 남편 만난 친구들이 부럽고(이 때는 호르몬이 널을 뛰는 시기라서 이성적 판단도 흐려지기 마련이다.) 워킹맘이면 육아휴직에도 줄어들었지만 월급이 나오니 좀 맘 편히 도움을 받겠지만 가정주부는 열정페이라서 남편이 선뜻해주지 않으면 해 달라 말하기가 너무 힘겨운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그때는 이 돈이면 아기에게 이걸 해 줄 수 있는데... 하는 생각에 그 돈을 쓰기까지 많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그! 래! 서!!

독일 이모님!! 바로 식기 세척기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아기를 낳고는 모두가 공감하는 육아는 장비빨!!!이라는 것이 살림에도 적용되는 것이다.

그 지인의 표현처럼 입 닥치고! 인상 안 쓰고! 생색 안 내고! 

나의 손목과 무릎과 고관절에 도움을 주는 살림템!!! 

부서지면 다시 사야 하는 살림템!!


첫 번째는 식기세척기.

젖병 소독기를 사느니 식기세척기를 권유한다.

물론 손으로 뽀득뽀득하고 싶은 욕망이 있고 아기에게 해 될 것은 주고 싶지 않아 마음이 안 편한 시기도 있다. 그럴 때는 다 씻고 소독기처럼 세척 건조 기능을 이용하면 된다.

음식 그릇과 함께 넣고 돌리는 것이 찝찝하면 아이 어른 나눠서 돌리길 권장한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세제가 남으면 어떻하냐 걱정이 될 수도 있다.

헌데 나는 설거지를 뜨거운 물로 두 시간씩 해야 하던 사람이었기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끓는 물에 세척이 되고 건조된 그릇을 보면 그렇게 개운할 수가 없다.

세제는 좋은 성분의 세제들이 많이 나오니 검색을 해서 선호도에 맞게 정착하면 문제 될 것 이 없다.

애벌 설거지는 선택이지만 나는 식기 세척기 내부 관리나 아이 제품을 함께 세척하기 위해 늘 애벌 설거지를 했다. 독일 이모님, 한국 이모님, 미국 이모님, 대기업 이모님, 중소기업 이모님 많지만 나는 한국 대기업 이모님의 도움으로 손목과 손가락의 관절을 지키고 있다. 

12인용 대용량을 적극 추천한다. 

작은 걸 쓰면 분명 그 매력에 빠져서 '저게 언제 고장나나.~~' 기다리게 될 것이다.

큰 걸로 바꾸고 싶을 테니까.

온갖 냄비에 프라이팬에 남편이 쌓아 높은 컵들도 휙 헹궈서 넣기만 하면 되니 얼마나 편한지.... 극락이다.

늘 말하지만 고장 나면 또 살 거다.

아!! 그리고 자동문열림 기능이 있는 것을 추천한다.

자기 전 돌려놓고 아침에 보면 개운한 아침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빨래건조기.

두말 필요 없이 건조기 있는 집 가서 건조기 먼지망을 보면 

아기 세탁기가 문제가 아니라 건조부터 사야겠구나를 깨닫게 된다. 

세탁으로 걸러지지 못한 빨래 먼지들이 걸러지고 이기에게 뽀송뽀송 부드러운 옷을 입힐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것은 쌓여 있는 빨래를 실내 건조하면 매일매일 하루종일 빨래를 해야 하고 마르는 시간 동안 또 빨래는 쌓여가고의 반복이지만 건조기는 바로바로 정리할 수 있으니 너저분하게 건조기에 오랜 시간 방치하지 않아도 돼서 집안이나 베란다가 한층 쾌적해진다. 

백 평이라면 방하나에 숨겨놓고 안 보일 수 있겠지만 우리 집은 백 평이 아니라서 널려있는 빨래를 계속 봐야 하고 빽빽하게 널어놓으면 마르는 시간도 훨씬 길어지니 머릿속에 온통 얼른 치우고 싶다는 욕망이 가득했었다. (지금은 엄청 지저분한 사람이지만 그때는 깔끔 떨다 몸살 얻는 사람이었다.) 

물론 단점도 있다. 옷이 빨리 상한다는 것. 

하지만 건조기도 세탁기처럼 코스가 다양하고 한번 가볍게 돌리고 널면 반나절 만에 건조가 가능하다.  

건조기 사용불가한 옷만 널면 되니 베란다에서만 건조를 해도 돼서 거실도 한결 쾌적해졌다. 너무너무 소중하게 생각하는 옷은 당연히 세탁소로 보내고 아이 키우며 휘뚜루마뚜루 입는 옷들과 평상복 그리고 수건과 한번 입으면 빨아야 하고 하루하루 커서 어차피 두 해는 입을 수 없는 아이옷은 소모품들이기에 깨끗하고 시원하게 건조해서 먼지 없이 입으면 보송보송 만족도가 엄청 날 것임을 약속한다.


세 번째는 로봇청소기와 물걸레 청소기.

물론 로봇청소기로 손으로 빡빡. 큰 청소기로 시원하게 빨아들이는 만족은 없다.

하지만 매일 틈만 나면 쪼그려서 손가락 끝까지 힘주어서 빡빡 닦아야 하는 횟수를 줄일 수 있다.

나의 관절과 수면시간이 보호받게 되는 것이다.

아이가 자거나 내가 자거나 바닥에 덩어리들은 소파랑 테이블 위로 후다닥 올리고 잔다.

내가 자는 동안 요 아이는 구석구석 잘도 다닌다. 물걸레질도 척척 해준다. 

침대 밑까지 해주니 속이 다 시원하다.

평일에는 그렇게 틈틈이 로봇 청소기를 사용하다가 주말에 남편이 돌돌이 청소기로 시원하게 한번 물걸레 청소기로 스팀 팍팍 소독하며 한번 해주면(이건 손목보호를 위해 남편이 좀 하길 바란다.) 보송보송한 바닥 느낌이 천국이다. 이게 중요하다 스팀 팍팍!! 물걸레청소기로 물걸레질이 끝이 나면 맨발로 한번 만져보면 정말 만족스러울 것이다.

로봇청소기는 요즘은 성능도 많이 좋아지고 따로 청소기 따로 물걸레 따로 있는 것도 있고 함께 있는 것도 있다. 어떤 것이 되든 구입하길 권장한다. 쓸고 닦고 하는 시간에 아이얼굴 한번 더 보고 낮잠 한번 더 자고 남편과 야식을 먹으면 시시콜콜 대화하는 것이 훨씬 이로울 것이다. 



책에서는 3년이라고 하지만 적어도 7년 동안은 아이와 함께 있는 동안에는 아이를 바라보는 것이 돈으로 사 줄 수 없는 내면의 단단함을 만들어 주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아이가 신나게 도전하고 실패하고를 반복하며 고개를 들어 부모를 찾을 때, 다 품는 얼굴과 마음으로 아이에게 다가갈 수 있으려면 몸이 피곤하지 않아야 한다. 밖에 나가서 돈 버는 것도 힘들지만 승진도 월급도 없이 보상이라고는 아이의 건강과 미소가 전부인 시간들이다. 나의 몸과 에너지는 소멸되는데 월급처럼 자동 충전이 아니라서 ' 나는 엄마니까 희생하고 모두 좋으면 나도 행복한거야.' 정신승리로만 지내며 셀프충전을 하지 않으면 결국 병든 몸과 정신만 남는다. 

엄마도 사람이다. 쉬고 먹고 자야 행복하다. 

누군가 인정과 존중을 해주면 감사한 것이고 아니어도 나는 엄마이기에 매일을 공부하며 살아가야 한다. 

요리만 해도 썰고 다지고 섞고 뒤집고 무리해서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니 회복기간 동안은 도움은 받을 수 있는 것은 도움을 받는 것이 길게 보면 모두에게 이득인 것이다. 꾸준히 받으면 더 좋고 말이다.

장비들이 있어서 일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간편해진 것이다.

그렇게 줄인 에너지로 엄마는 엄마에게 투자할 수 있다. 

어마어마한 시간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의 마음의 여유만 생겨도 육아의 질은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에너지를 모으기 위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보는 것이다.


백번 천 번 추천하는 저기 세 가지 장비템은 한 달 산후도우미와 입주 가사 도우미 비용이면 구입할 수 있다. 물론 브랜드 차이가 있겠지만 형편에 따라 기능 위주로 잘 알아보고 산다면 없었을 때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만족하며 쓰게 될 것이다. 오랜 기간 도우미의 도움을 받고 지내다 이제 많이 횟수가 줄고 필요할 때만 도움을 받지만 집안이 유지가 되는 것은 아이가 조금 자라서이기도 하지만 살림템들의 도움과 덕분에 생긴 엄마의 쉬는 시간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말하고 싶은 것 이 말이다. 엄마가 행복해야 가정도 행복하다. 행복하려면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 온전한 나만의 시간 말이다. 그것을 만드는 것이 성공한 육아의 열쇠였다. 지금도 널뛰는 호르몬만 싸우고 있지만 예전보다는 여유 있는 엄마가 된 것 같다. 그 힘든 시간을 나를 스친 누구도 겪지 않았으면 한다. 건강하고 편안하고 행복한 엄마가 되기 위한 도움은 적극적으로 받아야 한다.

그러니,

도우미님의 도움이 부담이 된다면 살림 장비템을 추천한다.

소중한 나의 관절들과 아름다운 승모근 라인을 위해

천 번 아니 만 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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