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화목을 위한 작은 투자.
산후도우미까지 썼는데 가사도우미까지 써야 하냐!!!!
그럼 가정주부는 할 일이 뭐냐!!!!
워킹맘은 그럴 수 있다 고치자!!! 가정주부는 뭐냐!!!
이런 반응이 나올 수가 있겠다.
각자 몸이 다르기에 회복도 다르다.
산후도우미가 있어도 엄마의 손은 항상 아이에게 있다.
가사도우미가 있어도 가사는 아내의 손이 항상 닿는다.
남편은 아직도 이런 나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당연히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해보지 않았으니까!!!!!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저번에도 말했듯이 산후도우미를 거절한 것이 너무 어리석은 선택이었고
지금 생각해도 잘한 것이 가사도우미를 고용한 일이다.
호르몬의 노예 시절에는 아이 것은 전부 내 눈과 귀로 확인해야 했던 시절이었다.
적어도 나보다는 더 나은 환경을 주기 위해 노력했고 나보다 더 못한 환경을 주었을 때는 부모의 자격을 의심하며 슬퍼했었다. 모든 스케줄은 아이의 시간에 맞춰있었고 아이에게 해가 될 것들은 최선을 다 해서 피하던 시절이었다. 매일 아이와 붙어 있는 나는 없던 모성애를 책임감으로 훈련하며 키우고 있었고, 남편은 애가 태어났나 보다 얼떨떨한 시절이었다. 남편의 스케줄은 변함이 없었다. 참 억울할 일이였다.
하지만 엄마의 스케줄은 모든 것이 변해 있었다. 일단 먹고 자고 싸고 마음대로 할 수가 없었다.
남편은 이야기했다. 아직도 이야기한다. 본인 먹고 먹이라고 울게 놔두고 싸라고.
하지만 태어날 때 스트레스받을까 봐 '으악' 소리 한번 안 지르고 속으로 으르렁 거리다가 낳은 호르몬의 노예가 아이를 울게 두고 먹고 자고 싸고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키워본 사람만 아는 아이들의 기다림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앟는다는 것.
그리고 아이의 때를 놓치면 그 후폭풍을 때려 맞을 것이라는 것.
그리고 아이가 배고플 때 한입이라도 더 먹는다는 것.
이것을 아는 요즘 스마트 대디들은 이런 것은 설명할 필요도 없고 시부모와의 갈등도 당연히 잘 정돈을 해서 아내가 스트레스 호르몬이 가득찬 모유를 아이에게 주지 않도록 아내가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와 가정이 행복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실천하는 듯하다. 허나 나는 스마트대디가 아니라 완벽한 유교사상이 가득한 남자와 결혼을 했기에 남편은 "다 키우는 애 너 혼자 키우냐??"라는 소리를 달고 다녔다.
하지만 그 시절 나의 선택과 판단을 후회하지 않는 건 남편처럼 키웠다면,
겨우 일 년에 하루 될까 말까 하는 날, 겨우 서너 시간 동안 지내는데도 네 살짜리 본인 자식 기분도 못 맞추고 본인 기준으로 하다가 결국 하루종일 욕구불만이 되어서 짜증이 가득 찬 아이에게 뭐가 잘못된 지도 모르고 소리나 지르는 인간으로 자랐을 것이니라.
다행히 남편을 포기하고 나의 희생이 있었지만 아이의 소중한 시간을 확보하였기에 대화가 되고, 기다릴 줄 알고, 남을 생각할 줄 알고, 우선순위도 무엇인지 아는 아이로 성장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 힘겨운 시간 나에게 밥 먹을 시간을 확보해 주고 쪽잠이라도 아이 옆에서 편히 자고 쉴 수 있게 해 준 사람은 남편이 아니라 시부모가 아니라 가사도우미 이모님이셨다.
산후 도우미처럼 가사 도우미도 적정한 부분은 타협을 해서 인성이 좋으신 분을 만난다면 친정엄마 부러울 것 없이 여러 가지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내가 고용한 직원분이기에 일정비용을 지불하고 서로 마음만 맞는다면 오랜 시간 정말 큰 의지와 도움이 된다. 좋은 분을 만나는 것은 운이라고 표현하기도 하고 아이를 맡길 때는 불안해서 조부모님과 동행을 시키시는 분도 많지만 분명한 것은 도움이 반드시 된다는 것이다.
남편들은 아내가 출산만 하면!!!
신혼 때와 같이 자신의 음식을 해 놓고 본인들을 방실방실 웃는 얼굴로 반기며 집안은 깨끗이 정돈되어 있고 본인과 데이트를 하고 사랑을 나눌 것을 기대하겠지만 이럴 일은 없다.
회복의 시간이 여러 달 필요하고 회복되지 않는 몸으로 군인이 야간행군을 하듯 2시간씩 쪽잠을 자며 아기에게 젖을 물리기 위해 억지로 국을 마셔야 하는 매일이 계속된다. 먹고 자고 싸고를 조절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다. 적극적으로 말하지만 초유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스트레스 가득한 모유보다 푸른 초원에 스트레스없는 영양가득한 분유가 좋은 것이 너무 많기에 다양한 선택지를 이용하고 나의 몸을 보살피는 것이 가장 똑똑한 엄마라고 생각한다. 육아는 장기전이다.
나처럼 아무도 일러주는 이 없어서 전쟁시절처럼 엄마가 다 해야지 엄마가 모유 먹여야지 엄마는 그런 거다 어영부영 원래 이런 건지 다들 그런 건지 이게 아기한테 좋다고 하니 무리를 하며 없는 모성애를 생산해 가면서 강행군을 한다면 매일이 육체적 에너지가 바닥일 수밖에 없다.
본인 몸을 씻을 여력이 없이 아기를 보호해야 하는 보호 호르몬만 잔뜩 흘러넘치는 호르몬 덩어리와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이다.
요즘은 스마트 대디들이 많아서 함께 태교부터 육아 참여도 또한 높은 듯하다. 참 다행이다 싶다.
여하튼 자식을 지키고자 하는 호르몬의 노예인 아내에게 아내, 며느리, 딸, 엄마의 역할을 당연히 요구하게 되면 당연히 부작용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아빠가 일하는 외벌이 가정이라는 전제하에 남편은 '아빠가 되었구나'는 육아에 참여하지 않은 이상 느낄 수 없다. 평소 퇴근 후 잠시 얼굴을 보거나 주말에 낮잠 다 자고 난 후에 저녁 먹기 전 두어 시간을 보낸 것으로는 엄마가 된 아내의 마음의 짐을 나누기엔 부족할 것이다.
그래서 꼭 가사도우미를 써야 하냐!!??
아내의 사기를 북돋을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것이다.
매일 저녁 육퇴한 아내와 대화의 시간을 가진다거나 일주일에 한 번은 실컷 놀다 오라고 외출을 시켜주는 집도 있다. 또는 한 달에 한번 홀로 여행을 보내주는 집도 있고 분기마다 쇼핑을 하게 해주는 집도 있다.
그거라도 해소를 하라고 해 주는 남편이라면 본인은 열심히 벌겠으니 나에게 스트레스 풀지 말고 밖에서 해소하고 오려무나 방법이지만 그러면 어떠한가 그렇게 풀고 또 아이에게 방긋 웃으며 육아할 수 있고 남편에게 오늘 저녁 해 뒀으니 먹고 자라는 연락을 받을 수 있으니 서로 윈윈이다.
너무 실속이나 챙기는 부부인가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남녀는 어느 누구도 예수님이 아니다.
자신을 희생하면 결국 골병만 드는 것이 현실이다.
그걸 감사하게 생각하면 다행이지만 보통은 그렇지가 않고 자신의 희생만 외치게 된다.
가사도우미 좋다는 말에 왜 구구절절 말이 많은 것이냐 하니
이 문제가 참 미묘하게 여자의 일을 덜어준다는 생각이 지배적인 것 같다.
무의식 중에 '도우미가 다 해주는데 당신이 뭐가 힘들지?'라는 생각을 가지는 남편도 있는 듯하다.
적어도 우리 집 남편은 그랬다.
가사 도우미가 일주일에 두세 번만 다녀가도 사사건건 아내와 남편에게 쌓일 불만이 줄어들고
수 없는 부부싸움 중 많은 부분이 해소가 되는데 서로 좋은 거 아닌 건가?
아내는 '내가 다하는데 쓰레기장에 쓰레기 버려주는 걸로 더럽게 생색이야'라는 생각을 안 해도 되고
남편은 '남들 키우는 애 키우면서 내가 돈까지 벌어오는데 쓰레기까지 벌어야'해라는 생각을 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부싸움마다 24시간 함께 사는 입주 도우미님이 2분 이상 상주 하지 않는 집에서는
"네가 밥을 해! 빨래를 해! 청소를 해! 애를 봐.!! 다 아줌마가 하잖아!!"라고 말하면 안 된다.
분명 경험에서 우러난 말이며 그런 집은 남편이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아내의 수고를 알고 존중하고 사랑한다.
아무리 집에 도우미가 많아도 자식 농사는 부모가 하기에 엄마는 엄마이다.
도우미는 말 그대로 도우미이다. 재료도 메뉴도 엄마가 고르고 도우미는 도움만 준다.
그걸 구분하는 것이 도저히 안 된다면!!
그냥 함께하면 된다.
육아도 교육도 집안일도.
사랑하는 아빠 엄마가 전폭적으로 쉴 틈 없이 쏟아주는 사랑 그게 가장 필요한 몇 년.
그걸 해준다면 아이에게 굉장히 유익한 것은 너무 당연하다.
하지만 아빠 엄마도 사람이기에 아기가 원하는 만큼 24시간 풀에너지로 아이에게 쏟을 수 없고, 쉬고 먹고 자야 에너지를 충전하는 것이 당연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것은 항상 아이에게 사랑을 잔뜩 표현할 수 있는 정신 상태를 유지시키는 것이고,
그 속에서 쏟아지는 스트레스를 아이에게 흘러가지 않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부모가 합의하에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데 그것이 쉽지 않기에 이런저런 방법을 이용해 보는 것이다.
평생을 도우미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조금씩 익숙해져서 아이의 이쁜 시절을 놓치지 않고 즐기려면
십 년 남짓한 시간들을 많은 이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말이 하고 싶은 것이다.
실상 아이가 조금 자라면 많은 부부가 회복이 된다.
그건 아내의 마음에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운동 갈 시간도 생기고 미용실 갈 시간도 생기고 손에 익은 살림은 정리정돈이 빨리 될 것이다.
도우미를 쓴다는 것은 결국 내 집에 사람을 들이는 일이라 신경이 안 쓰일 수 없다.
각자 청소 법이 다르니 조율하는데도 시일이 걸린다. 그럼에도 쓰는 것 육체적인 쉼을 확보하기 위해서이다. 조금의 도움으로 각자의 컨디션을 확보해서 서로에게 좋은 것을 주기 위해서이다.
모든 역할을 아내가 엄마가 하는 집에서 행복이 새어 나오는 걸 나는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어쩌나 어떻게 저렇게 다 하지 싶은 집은 남편의 적극적인 지지와 동참이 있었다.
결국 레버리지의 차이였다.
나 또한 일주일에서 5일이 되고 3일이 되고 이틀이 되고 하루가 되었다가 지금은 가뭄의 콩 나듯이 애용을 하게 되었지만 가사도우미의 손길이 필요한 시간들에 적극적으로 이용을 했다.
내가 여유로워서가 아니다.
결국 아이를 잘 보살피기 위해 나의 에너지를 저장하기 위해 아이에게 필요한 만큼 주기 위해
최대한 할 수 있을 만큼 노력한 것이다.
옷 보다 미용실보다 네일상태보다 가방보다 커피보다
나는 환하게 웃는 얼굴로 아이를 바라보는 시간을 택하였다.
그렇게 내가 나름 정한 5년 동안 아이는 나의 뒷모습보다 엄마와의 눈 맞춤 시간이 월등하게 보장이 되었고 씩씩하게 자라게 되었다.
그 이후 5년 동안 더 도움을 받았다면 훨씬 좋았을 것 같다는 판단이 든다.
그래도 도움을 받은 5년의 시간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지만 한 생명이 태어나고서는 더 많은 선택지에서 고민하고 판단해야 한다.
기회비용을 생각하여야 하고 선택해야 한다.
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많은 부모님들의 그 중요한 순간에 응원을 보낸다.
나는 지지하는 남편이 없이 홀로 지켜내면서 벌어온 시간이라서 외로웠지만
분명히 이 모든 이야기를 읽은 부부라면 더 이로운 선택으로 가정을 꾸려 나아갈 것이라 생각한다.
선택도 방법도 많이 있지만 출산 후에 가사도우미의 도움은 길수록 좋다에 한 표이다.
그리고 내 동생이라면 야식 끈고 술 끈고 도우미에 투자하라고 말할 것이다.
화장실청소만 해결되어도 삶의 질이 상승할 것이니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부르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