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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joy Jan 22. 2024

시간 강박에서 벗어나기

주도적인 나의 하루

회사를 그만두고 불안했던 시기가 있었다.

경제적 이유도 있었지만, 시간을 오롯이 감당해 내는 것이 버거웠다. 가짜 노동의 시간들이 아까워 회사를 나와 놓고는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 흘려보낸 하루가 나를 가장 불안하게 했다.

마치 고등학교 야자까지 정해진 스케줄대로 빡빡한 하루를 살다가 대학교 1학년이 되었을 때 하루의 시간이을 어떻게 해야 할지 시간이 버거워 마음은 뭔가 해야 할 것 같은 조급함이 있지만 그냥 사는 대로 살았던 스무 살이 다시 된 것 같았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할 곳이 없어지고 일어나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허둥지둥, 우왕좌왕하다가 책상에 하루종일 앉아 있는 것으로 마음의 위안을 삼았던 날들이 반복되었다. 잉여인간 같았다.


코칭 수업을 듣고 실습을 할 때도 나는 시간관리를 잘하고 싶다는 고민을 끊임없이 내놓았다. 잘할 수 있다!라는 다짐으로 늘 끝나지만, 여전히 시간을 주체하지 못하는 날들이 많았다.


내가 조금씩 시간의 강박으로부터 벗어난 건 두 명의 사람여행을 하고 난 뒤다.

그들은 정말 열심히 하루하루를 빽빽하고 빼곡히 사는 분들이었는데, 빼곡히 채워서 사는 삶 어느 구간에 쉼표가 없어 숨이 헐떡헐떡 목구멍 끝까지 차올라 넘어가기 직전인 것 같았다. 내 숨이 같이 가빠졌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무엇을 위해서인지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그 두 사람을 보며, 내가 보였다.

한 발짝 떨어져 내가 나를 보는 것 같았다.

나는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데, 배우기 위해 배우고 시간을 쓰기 위해 배우고 뭔가 배우고 있으면 나는 생산적인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았고 뭔가 남을 것 같았다. 자격증도 따고, 공부를 위한 공부처럼 숙제처럼 그렇게 채우기만 한 시간을 보냈었다.


그렇게 나도 살았더니, 숨이 목구멍에서 깔딱깔딱 차도록 채웠던 나의 하루들이 쌓여 자연스럽게 시간에 강박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그들을 바라보며, 쉼표가 필요하단 생각을 했다.

나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였다. 느슨한 삶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나를 바라보는 시간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내 마음 가장 깊은 곳 본능과 숨겨진 진짜 마음을 꺼내는 일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도 그것들을 외면하고 살았다.

그리고 작년에 비로소 나와 대화할 시간들이 많아졌고 타인으로도 나를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던 것이다.


요즘 나의 하루 일과는 아침에 일어나 모닝 루틴을 한다. 일이 없으면 딱히 알람을 맞추지 않는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자 한다.


아무리 늦어도 8시 전에는 일어난다. (습관이다)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오일 풀링을 하고 유산균을 먹고 양치를 한다. 공복으로 아침에 모닝 운동을 하러 헬스장에 간다.


예전엔 헬스장에 가서도 헬스만 하고 있는 시간이 아까워 러닝 할 때 뭔가를 하려고 하고, 2시간을 쓰는 것이 아까워했다. 요가를 처음 할 때도 워밍 명상을 하는 시간에 온갖 잡념을 끌어와 생각을 했다. 나는 그 일에 몰입하지 못하고 멀티태스킹이라는 이름으로 효과를 반으로 나누고 살았다.


지금은 헬스장에 가서는 오롯이 헬스에 집중을 한다.

그러기 위해 전날 유튜브를 보며 운동 루틴을 짠다. 하체 하는 날은 엉덩이 느낌을 오롯이 즐기고 러닝머신을 할 때는 아무 생각하지 않고 걷거나 뛴다.

아점을 먹고, 유튜브로 공부를 한다.

새로운 세상에 정말 배워야 할 것이 많다. 유튜브를 학교 삼아 공부한다. 좋은 스승이 많다. 공부를 하려다가다고 숏츠에 빠지면 한 시간씩 두 시간씩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스크롤을 하며 빠지던 날들도 많았다. 그래도 다시 돌아오려는 자발적 의지가 생겼다.


팟캐스트 녹음에 필요한 중국 관련 트렌드, 마케팅 공부를 하고 연구하고 자료를 찾고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연구를 한다.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일을 짧게 집중 있게 처내고 시간을 주도적으로 쓰고 있는 느낌이 좋다.

어느 날은 새벽 3시까지 하는 날도 있다. 아침에 일어날 걱정을 하지 않고 억지로 잠들지 않는다.

저녁에 다음 날 꼭 해야 할 일들, 모닝 루틴을 써둔다.

그것만 하고 놀자. 나머지 시간은 자기 계발을 하자.

비로소 내 시간이 진짜 내 것이 된 것 같다.

주도적으로 인생을 설계하고 방향을 정하고 큰 틀 안에 채워야 할 것들로 채웠다.


나의 생활 패턴을 인지하고, 나의 인생의 방향성과 미션을 설계한 후에야 비로소 시간 강박에서 벗어나고 있다.


아직 훈련 중이다. 하루 일정이 정해진 직장생활 10년 이상한 내 삶의 습관이 하루아침에 변했으면 하는 것은 욕심이다. 다시 직장인의 습관이 쌓인 것처럼 1년, 2년, 3년.. 쌓이도록 오늘도 주도적으로 하루를 살아본다. 그리고 지금의 마음을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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