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에서 일하며 성장한다는 것
공공기관에서 17년 동안 일했습니다. 저는 제 일을 누구보다 '열심히' 그리고 '잘'하고 싶었어요.
그 단순한 바람 하나로 사수도 없이 부딪히고 깨지며 조금 더 성장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계속 하다보니 이 일이 정말 재미있고 좋아지더라고요. 그래서 더 많이 고민하고 끊임없이 배우면서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그동안 선배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그렇게 열심히 하지 마. 아무 소용 없어." 였습니다.
공공기관의 특성상 아무리 성과를 내도 더 많은 보상이나 기회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도 저는 저답게 일하고 성과로 인정받고 싶었습니다. 맡은 일은 크고 작든 꼭 해냈고 신뢰도 얻었습니다.
그런데 일이란 게 잘하면 잘할수록 계속 몰리게 됩니다.
혼자 일할 때는 괜찮았는데 리더가 된 후부터는 이야기가 달라졌습니다.
"일 안하는 옆 팀 직원과 제 연봉이 똑같아요. 저도 적당히 일하고 재테크나 취미에 신경쓰고 싶어요." 실제 1on1 면담에서 팀원이 제게 했던 말입니다.
조직 안에서 모든 일을 정확하게 나누는 것은 어렵습니다.
결국 누군가는 그 일을 해야 하는데 긴급하고 중요한 일일수록 그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에게 갑니다. 문제는 이 일을 해결한다고 해도 돌아오는 보상이 없다는 데서 발생합니다. 결국 열심히 일하는 사람만 지쳐가는 구조인거죠.
이제는 일을 대하는 태도를 강요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노동의 가치는 작아졌고, 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경험과 인사이트만으로는 사람들을 설득하기 어렵습니다. 해야 할 일에 마땅히 정성을 다하던 저는 어느 순간 길을 잃어버렸습니다. 심지어 이제는 일에 대한 제 열정을 아무도 환영하지 않는 것 처럼 느껴져요. 이렇게 제 전성기가 지나가고 있는 걸까요?
그래서 '일노애락'을 기록하려고 합니다. 일하면서 느끼는 희로애락을 담을 예정이에요. 일에 대한 질문 앞에 서 있을 때마다 하나씩 채워가 보겠습니다. 이 이야기가 당신의 일상에도 작은 울림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