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팀원에게 짜증을 냈다. 화가 많이 줄었다고 믿었는데 순간적으로 마인드 컨트롤이 되지 않았다.
퇴근 후 운전 중에 내일 오전 배포될 자료 초안을 받았다. 신호에 걸릴 때마다 잠깐씩 확인했는데 눈에 띄는 수정 사항이 많았다. 그런데 업체가 내일 오후에나 수정이 가능하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그 순간 짜증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 업무는 매달 반복된다. 팀원의 실수가 이어지며 언젠가 정리해서 말해야겠다고 마음에 쌓아두었는데 결국 좋지 않은 방식으로 폭발해 버렸다.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마감 직전에서야 초안을 받은 점,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업체에 정확히 전달하지 못한 점, 대안 없이 난색만 전해온 점 등이 겹쳐 짜증으로 쏟아졌다.
결국 타협하고 가능한 범위에서 수정을 마쳤지만 마음은 편치 않았다. ‘짜증을 내버렸구나, 감정 앞에서 나는 아직도 멀었구나.' 스스로를 자책하며 집에 돌아왔다.
아침에 눈이 퉁퉁 부은 팀원이 와서 죄송하다며 울었다. 자기 자신이 너무 부끄럽다고 했다. 나도 사과했다. 화를 낸 것은 내 잘못이었다고. 그런 방식의 피드백은 팀장으로서 옳지 않았다고.
업무를 할 때 팀장이 검토하고 수정할 시간을 고려해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익숙함에 기대다 보면 실수가 반복된다고. 완벽하지 않더라도 먼저 보여주고 시간을 버는 게 낫다고도.
그리고 덧붙였다. 잘못을 인지하고 배워가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는 것이니 낙담하지 말라고. 나 역시 아직 배우는 중이라고. 일과 나를 동일시하지 않는 연습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업무에 대한 지적은 개인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고. 감정을 분리해서 받아들이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어려운 일이고 나 역시 아직 잘하지 못한다고도 말해주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팀원은 웃음을 되찾았다. 업무 개선뿐 아니라 태도와 마음가짐까지 함께 이야기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좋은 팀장은 분명한 방향을 제시하되 감정을 싣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 배웠다. 순간의 감정 표현은 누군가에겐 상처가 될 수 있으니까.
그래도 이 정도에서 마무리될 수 있었던 건 그동안 쌓아온 신뢰 덕분일 것이다. 함께 맛있는 점심을 먹으며 훌훌 털어버렸지만 여전히 어렵다. 나는 언제쯤 좋은 팀장이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