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저 나의 서사를 써내려 왔을 뿐이다. 내 삶을 매일 조금씩 나아지게 하려는 태도로 살았고, 내 일이었기에 치열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배우는 것을 좋아했고, 배우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꼈다. 생각이 깊은 분들로부터 얻는 깨달음을 좋아했기 때문에 나는 늘 배우는 상태로 살아왔던 것 같다.
어떤 결과를 쫓아 달려온 것은 아니었다. 시간이 쌓이니 능력도 오르고 가치관도 조금씩 정립되었다. 그런데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세상은 이미 달라져 있었다.
며칠 전 유관기관 홍보팀장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요즘은 선무당이 사람 잡는 것 같아.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아는 우리보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와서 겁 없이 뚝딱 만들어 내는 게 더 먹히는 세상이 된 것 같아."
그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오랜 시간 실무를 겪고 팀장이 되고 보니 전후 사정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현실적인 대안을 찾기 위해 조율을 하게 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조율'이 불편해지는 때가 찾아오곤 한다.
위에서는 실무자일 때는 시키면 다 하더니 이제 팀장 달고 나니 안 하려고만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팀장이 되고 보니 예전처럼 혼자서 무조건적으로 일을 다 할 수는 없다. 시대가 변했고 일하는 방식도 변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팀원들에게 무턱대고 일을 시킬 수도 없다.
팀장의 역할은 업무의 방향성을 잡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며 팀원들이 스스로 동의하고 움직일 수 있도록 동기를 불어넣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그 길은 낀 세대 팀장에게는 쉽지 않은 과제다.
얼마 전 유튜브에서 요즘 직원들은 승진 포비아가 있어 팀장이 되기를 꺼린다는 영상을 봤다. 얻는 것도 별로 없는데 굳이 힘들어지고 싶지 않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리더가 되고 보니 리더로서 얻는 것도 분명히 있었다. 리더십 교육을 배우면서도 깨달은 것이 많았다. 실무자 때부터 이런 교육을 받았더라면 더 넓은 시각에서 일했을 것이고, 상사의 마음도 조금은 더 이해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실무자일 때는 몰랐던 가치가 리더가 되고 나니 보였다. 그래서 아직 실무자인 친구에게 리더가 될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 보라고 조언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이런 말이 지금 세대에는 다르게 들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써 내려가는 글들이 누군가에게는 꼰대의 말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구나.
그러나 이것 또한 내 삶의 과정이다. 살아가는 길에서 마주하는 순간들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고민을 기록하는 것. 그것이 곧 나의 진심이다. 머뭇거려도 계속 써 내려가고 싶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