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는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원칙과 공정을 존중하며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내는 사람, 겉으로는 정의를 말하지만 결국은 사익만을 추구하며 여론을 만드는 사람, 뒤에서는 그들을 욕하면서도 막상 떨어지는 콩고물은 고맙게 챙기는 사람, 그리고 아무 관심도 없는 사람.
어제 회의에서도 나는 또 한 번 '품위 있게 일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했다.
말도 안 되는 논리로 판을 짜고 들어와 분위기를 선점해 버리는 이들, 본질은 보지 못하고 오직 손에 쥘 이익만 계산하는 모습. 그러나 누구도 공개적으로 반박하지 않는다. 선배들은 그들과 싸워서 얻을 게 없다는 걸 이미 알아버렸고, 후배들은 눈 밖에 나는 게 두려운 것 같다.
결국 성실하게 자기 일을 해내는 사람이 바보가 되고, 일은 뒷전인 채 몰려다니며 여론을 조성하고 사익만 좇는 사람들이 승자가 되는 구조. 그 구조는 원칙을 무너뜨리고,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을 점점 더 외롭게 만든다.
어제 회의에서 대부분은 '나는 잘 모르겠고, 네가 싸워봐. 그러다 얻어지는 게 있으면 나도 좋고'의 모드였다.
모두가 이익을 논하는 자리에서 나 혼자 체계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 순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이 구조 안에서는 원칙을 말하는 내가 바보구나. 원칙을 지키고 타인을 존중하며, 내 손에 쥔 작은 이익보다 큰 가치를 지키는 것에는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
이런 순간들을 이미 여러 번 겪었다. 적어도 나는 품위 있게 일하자고 다짐을 하지만 결국 그들이 이익을 얻고 편하게 회사를 다니는 모습을 보면 허탈해진다. '나도 저렇게 살아야 하나' 자조적인 순간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성실하게 일하던 사람들도 변해간다. 자기만 바보였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들에게 동조하거나, '내 것만 챙기고 퇴근하자'는 태도로 돌아서 버린다. 언제부턴가 일의 가치와 성장을 얘기하는게 조심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몫의 일을 하자고 마음을 다잡았지만 자꾸만 우울한 하루였다. 함께 성장하고 일에 대한 고민을 나눌 동료가 없다는 게 이토록 쓸쓸한 일이라니. 나는 여전히 미운 오리새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