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일노애락 09화

일노애락/ 경험 데이터베이스로 만난 나

by 차이

<나를 소개하는 키워드 찾는 법(이루리 지음)>을 읽고 노션의 데이터베이스에 지난 나의 경험들을 정리해 보았다.

처음엔 빈 페이지가 너무 막막했지만, 하나둘 채워 넣다 보니 '아, 나 그동안 잘살고 있었구나' 싶은 대견함이 밀려왔다.


최근 들어 '내가 해 온 일들이 과연 타인에게 공유할 가치가 있는 걸까?' 하는 고민을 자주 했는데, 이렇게 정리해놓고 보니 그럴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어 보였다. 적어도 지난 시간 동안의 나의 노력과 태도만큼은 반짝반짝 빛나는 진짜였다.


쓴 지 10여 년이 넘은 이력서를 열어보며 "아, 이런 일도 했었지" 하고 잊고 있던 기억을 떠올리기도 하고, "맞다, 이런 교육도 받았었네" 하며 제법 신이 나기도 했다. 그때의 나는 너무나 열정적이었고 멋진 PR 전문가가 되고 싶었다.

PR 업무의 특성상 트렌드를 따라가고 새로운 도구들을 익혀야 했는데 게을리하지 않고 꾸준히 배움을 확장해 온 내가 보였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달라진 매체의 변화도 보였고, 연차가 쌓이면서 확장된 나의 관심사도 보였다. PR이라는 큰 축은 변하지 않았지만 그 안에서 기획, 전략, 성과 관리 등으로 계속 넓어져가는 내가 있었다.

그저 단순히 같은 업무를 반복한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마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적극적으로 적용해온 나의 태도가 결국 내 전문성을 지탱하는 뿌리가 되어 주었다.


팀장이 되고 나서는 리더십, 조직 전략, 성과 관리 등 조직 전체를 보는 시야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동안은 일 잘하는 실무자였다면 이제는 팀과 조직을 이끄는 리더로 성장하고 싶은 내가 있었다. 이 경험 데이터베이스는 내가 한 방향으로 올곧게 걸어왔으며 끊임없이 성장했다는 증거였다.


이 데이터베이스를 챗 GPT에 넣고 대표 키워드 세 가지를 뽑아달라고 했다. '일관된 성장', '기획과 연결', '배우는 태도'였다.

성장과 태도, 기획은 내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들이었는데 연결이 새로운 포인트였다. PR을 넘어 전략, 소통, 브랜딩까지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연결자 역할을 하고 있었다니!


결국 되돌아보면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려 애쓰던 나의 노력이 곧 나의 일이었고, 그것이 곧 나의 삶이었다. 그런 삶을 살아왔다는 사실이 그저 고맙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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