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가 환갑이라니....

좀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엄마에 대한 기록을 시작하다.

by 트래블메이커

1958년 개띠 해에 태어난 악바리 엄마.

우리 엄마가 벌써 환갑이다. 60살이라니..

그렇지. 나도 벌써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지. 시간이 이렇게나 많이 흘렀구나.


내가 중학생이 되고 난 후부터 엄마와 나의 관계, 즉 엄마와 딸의 관계가 비정상적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의도를 알 수 없는 엄마의 공격적인 행동과 말은 어린 내가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많았지만 나는 꽤 엄마 말을 잘 듣는 그런 딸이었다. 엄마의 말이라면 일단 수용했다. 그때 나는 엄마는 다른 엄마와 많이 다르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가끔은 계모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했다.


청소년기에 실패와 좌절을 경험할 때마다 모든 이유를 엄마 탓으로 돌렸다. 엄마 때문에 되는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대학 입학을 실패했을 때도, 취업에 실패했을 때도 모두 엄마 탓이었다.


나는 대학 입시를 경험하며 종교를 가졌다. 엄마아빠에 기대에 맞춰 사는 나 자신이 싫어 절에서 울면서 기도한 적도 많았다. 남들이 연애와 취업에 대해 고민할 때 나는 엄마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20대 내내 이어졌다. 그래서 달라졌을까? 달라졌다. 나는 엄마를 정말 많이 이해하게 되었다.


하지만 엄마는 변하지 않았다. 나이가 들어 할머니가 되었을 뿐. 내가 그녀를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 바뀌었을 뿐이다. 그녀를 여자로, 엄마로, 또 한명의 딸로 생각해보았다. 이것만으로도 내 삶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엄마를 받아들임으로써 나는 나 자신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엄마도 나도 아주 조금씩 함께 늙어간다. 그렇게 함께한 33년이 지났다. 엄마는 그동안 고된 새벽시장 일을 그만두었고, 흰머리가 많아졌고 할머니가 되었다.


대부분의 딸들이 그렇듯이. <친정 엄마를 이해하기>는 평생 숙제 같은.. 풀리지 않는 과제다. 이건 마치 살을 뺄 때 하는 후회처럼 ‘아, 내가 어제 그 빵을 왜 먹었을까..’ 이것과 비슷한 감정이다. ‘아, 어제 왜 엄마한테 그렇게 말했을까. ‘라고 잠시 후회하지만 엄마와의 싸움은 매번 반복되는 일상이 된다.



용기를 냈다. 지금의 나를 만든 건 부모다. 더 이상 부모탓을 할 수 없다. <58년생 금정이>는 내가 기억하는 엄마, 그리고 어린 시절의 나에 대해 적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도 좁혀지지 않고 솔직해질 수 없는 이 관계.

58년생 금정이를 써 내려가며 그녀를 여자로서, 엄마로서, 한 남자의 아내로서 이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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