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치료 수업: 바다, 인어와 아이
파도가 부서진다. 아이가 바다로 걸어간다.
"얘야, 돌아오렴."
어머니가 몇 번이고 외치고 나서야 아이는 뒤돌아본다. 아이의 허리를 감싸안는, 땅보다 깊은 바다가 어머니는 두려웠으리라.
아이는 인어다. 뭍에서 지느러미질을 한다. 발버둥친다. 비린내 나는 꼬리 위로 소금기 묻은 다리가 뒤늦게 돋아난다. 간지러움에 밤마다 핏방울이 맺히도록 비늘을 긁어내는 아이는 늙은 파도 위로 한 줌의 그림자를 버리며 그렇게 커버린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날 적에는, 인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