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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Jul 11. 2017

박열, 그가 선택한 신념은 우리의 것


 박열의 이야기는 '영웅'이라기보다 그리고 '애국자'라기보다 '무정부주의자'이며 '아나키스트'이며 '조선인'인 한 사람으로 정치적인 상황을 정치적인 상황으로 대응한다. 

물론 그가 정치에 대해 알만큼 능숙하고 약싹 빠른 사람은 아니었을 테지만 일본이란 자만심에 빠진 제국주의자들을 조롱하는 데는 시원한 포부를 보인다.  

그들의 정치판을 결혼식장으로 만들고 그들의 재판정에 서주길 안달하게 만드는 마치 밀당의 고수처럼 

조선의 청년 그가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은 식민지 조국의 현실이었다.




 '쌀 수입 개방 반대'를 외치고 집시법으로 빵 생활을 견디던 때 21살 그때의 나에게 그의 모습은 거울처럼 다가온다. 

내가 그가 위대한 민족의 영웅이 아닌 것처럼 21살의 고민은 아직 청소년의 티를 갓 벗어난 늙은 소년의 고민일 텐데 나 역시 그러함으로 순수한 의도와 신념 말고 가진 것은 친구들 뿐이었다. 

이제 나이가 두배 이상 늘어나서 중년이 되어 그 친구들과 만날 때면 그 신념이 이만큼 나아진 세상을 만든 것이라고 술잔을 비우듯 이야기한다. 



누구나에게 그러한 시기는 있었겠지만 식민지 조국을 유린하는 일제에 박열은 당당함으로 맞섰고, 젊은 21살의 우리들은 신념으로 무장했던 그 시절 우리는 정의와 순수함으로 대항했으나 

이제 대학가를 배회하며 추억하는 나이 두배 먹은 늙수그레 아저씨의 넋두리가 되었고, 그 넋두리를 들어주신 읽은이 복 받으시라.  


2017.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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