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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Aug 16. 2019

기생충parasite 그 냄새의 미학을 생활로 살아가며

봉준호,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이정은, 칸영화제

http://cafe.naver.com/hongikgaepo



나는 반지하에 산다. 

와이파이도 터지지 않아 현관 옆에 서서 모기에 뜯기며 와이파이를 구걸하며 아침을 시작한다. 

그런 내게 장마철만 되면 고민하게 하는 게 있으니 빨래다. 

꿉꿉한 장마철이면 마당에서 말려도 채 다 마르지 않아 실내에서 건조해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빨래에 곰팡이 냄새가 나는 경우가 있다. 

그때는 정말이지 이 반지하를 탈출하고 싶은 마음이지만 지리적으로 즐거움을 주는 위치와 투룸의 넉넉한 크기 때문에 고민 없이 결정했던 6년째 사랑하는 나의 집이다.

반지하도 급이 있다. 

계단을 몇 개 내려가느냐에 따라 급이 달라진다.

우리 집은 겨우 계단을 세 개 내려가는 준수한 수준의 반지하이지만 때에 따라서 겉으로 보기에 1층인데 건축물대장에는 반지하로 기입되는 더 운 좋은 경우도 있다. 

문의 한쪽으론 1층인데 반대쪽으로 반지하인 경우도 찾기 힘든 보물이다. 

반지하는 70년대 80년대 건축물들이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 지하부터 건축해 만드는 다세대 주택에 존재하는 건축물이다. 

그런 반지하는 한강이 자주 범람했던 80년대 많은 피해를 받고 수재민으로 대우받던 시절이 있었으나 지금은 빗물 정수장과 댐의 적절한 운영으로 그런 상황은 이제 없어졌지만 지층이라는 특수성에 곰팡이나 곤충과 조금 더 친화적인 상황에 놓인 건 사실이다. 


단점만 있는 건 아니다. 

인류가 선사시대부터 땅굴속에 살았듯 더위와 추위에 상대적으로 강한 지형구조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많은 사람들에게 반지하가 살기 좋은 구조로 인식되어 있진 않기에 주로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상황이 좋지 못한 사람에게 부여되는 이미지이기도 하다. 

그런 반지하 구조에 사는 가족의 이야기를 미스터리하면서도 희극적이며 군더더기가 없는 건 배우들의 진지함과 감독의 할 이야기만 하는 디테일 때문일 것이다. 

대만 카스테라가 영세 상인들의 대표적인 실패의 상징이 되었지만 그 실패의 원인이 프랜차이즈 본사에 있는지 탐사 프로그램의 집요함에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순식간에 반지하로 밀려날 수 있는 사회 시스템에 있고 우리는 그 시스템의 계급이 쉽게 바뀌어지지 않음을 알기에 앤딩 장면이 판타지라고 금세 알아차리게 되는 건 아닐까?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여하튼 영화는 쉽게 접하지 못할 세기의 작품임을 칸영화제를 통한 외국도 인정하였음과 동시에 우리들도 탁 무릎을 치게 하는 봉테일의 작품이기에 기쁘고 반갑다.     




2019.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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