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본이란 나라를 썩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의 문화는 배척하지 않는다.
최양일 감독의 '피와 뼈' 각본을 쓴 정의신 감독의 연출작인 이 이야긴 재일교포 가족의 이야기다.
19회 전주 국제 영화제엔 '야키니쿠 드래곤'이란 제목으로 출품되었고, 연극이 먼저 만들어진 영화다.
반은 일본인 반은 한국인인 그들의 이야기는 어찌 보면 해방 후 한국의 격변기에 바로 돌아올 수 없는 당위성들이 가득한 대한민국을 타국에서 바라보고 그리워하는 이야기다.
용길 아저씨는 전쟁으로 한 팔을 잃고 두 딸과 함께 살아오다 일본인 딸을 데리고 있는 영순과 함께 새 생활을 꾸려가는 재일 한국인이다.
한국사람들이 모여사는 오사카 공항 옆 동네에서 일본 사람들은 잘 먹지도 않는 곱창을 파는 '용길이네 곱창집'에서 그 가족들이 만들어가는 땀냄새나는 이야기이다.
용길 아저씨가 이혼하고 돌아온 남자에게 막내딸을 줄 때 자신의 삶에 대해 연설하듯 읊조리는 장면에서 영화에서 하고 싶은 감정을 이야기를 한껏 풀어놓아
별 말 없던 용길 아저씨의 이야기에 쏙 빠져들게 만든다.
연극을 영화로 옮기는 데서 매끄럽지 못한 부분도 보이지만
영화가 하고 싶은 메시지는 동일하다.
재일교포 그들의 삶이 비록 일본에서 꾸려지지만 그들의 생각과 문화와 자긍심은 우리가 함께 공감하고 만들어가는 어찌 보면 우리들의 이야기다.
2020,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