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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맑다.
하늘에 구름이 낮게 깔렸는데 시야가 선명하다.
오늘따라 현관에서 보이는 북한산도 산뜻해 보여 어디든 가지 않고는 안될 것 같다.
몇 주 전 '파주향교' 앞에서 발견한 '경기옛길' 책을 넘겨보다 구리에서 남양주 양수리로 넘어가는 '평해길'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그쪽으론 '운악산'과 '예빈산' '예봉산' '운길산' 이 포진하고 있는 경기의 산악지대이긴 한데
'평해길'은 산보다는 강과 동네로 더 치우쳐 있어 아기자기한 맛이 있어 보인다.
첫 번째 길인 '망우 왕숙길'로 가기 위해 '딸기원'으로 출발한다.
720 버스가 시내를 관통해 청량리에 내리면 51번을 갈아타 경기도로 나가기 전 내린다.
올봄에 왔던 '망우산 자락' 에 있는 '딸기원' 이다.
방향을 잡고 초입으로 걷기 10여분, 왼쪽 나무 위에 로프 같은 게 뭉쳐져 있어 자세히 보니 뱀이다.
그것도 한 마리가 아니라 두 마리다.
움직이지 않아 누가 죽은 뱀을 나무 위에 걸쳐 놓았나 의심스러워 쳐다보니 앞쪽 한 마리가 머리를 꿈틀거린다.
지나가던 아저씨가 멈춰서 보더니 자기 어렸을 적 가지고 놀던 '무자치'라는 뱀이란다.
'물뱀'이라 불리기도 한다는데 머리가 길어 독 없는 뱀이란다.
마름모꼴 모양의 뱀들이 독뱀들이란다.
장난꾸러기 같은 아저씨가 나뭇가지로 건드리니 안 움직이던 뱀이 혀를 날름거리며 귀찮다는 듯 나무 밑으로 사라지고 나머지 한 마리도 뒤따른다.
뱀을 보고 나니 기분이 이상한데 나쁘진 않다.
한꺼번에 두 마리라니 좋은 일이 있을 징조이길 바란다.
'망우 고갯길'로 올라가는데 하늘이 맑아 멀리 '북한산'과 '도봉산' 이 병풍처럼 펼쳐있다.
더 아름다운 풍광을 보지 못할 듯하여 스케치북을 펼친다.
투명한 하늘에 구름이 깨끗하게 깔려있다.
10여분 정도 올라 언덕배기에서 경기옛길 도장을 찍고 분위기 있는 포장도로를 걷는다.
한쪽으로 무덤이 모셔져 있지만 그리 이질감이 들진 않는다.
삶과 죽음은 그리 멀리 있지 않다.
나무 사이로 한강이 보이는 걸 보니 망우산 줄기를 따라가는 것 같은데 길을 안내하는 리본이 계속 안 보인다. '동락천 약수터' 에서 목을 축이고, 지나오시는 예쁜 아가씨께 여쭤뵈니 구리시청 내려가는 길을 지나쳐 왔다. 다시 되돌아가 '형제약수터' '엄마 약수터'가 있는 길로 내려가니 이정표와 리본이 잘 보인다.
20여분 내려가니 나타나는 '구리시청' 규모보다 형태가 정겹다.
건너편 '이문안 호수공원' 은 규모는 작지만 '연꽃'이 만발해 아기자기하게 아름답다.
옛날 아파트 단지를 지나 '구리시장'에 도달한다.
처음 보이는 계란가게 가격을 보다 한판 사가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지난다.
해산물을 비롯해 옛날 전통시장의 정감이 그득하다.
'구리역'에 들려 화장실을 빌려 쓰고, 체육시설을 지나 빗물 정수장을 거쳐 '왕숙천'에 다다른다.
크진 않지만 비교적 맑은 물에 넓은 공간이 걷고 운동하기 좋아 보인다.
'왕숙교' '토평교' 지나 걷다 보니 낮게 깔린 구름이 떨어질 것 같아 자세를 낮춰야만 할 것 같다.
'합수부 세월교'까지 한 시간 정도 시원한 발걸음 후 한강을 내다본다.
한강이 마치 바다 같다.
한강의 제1지류 왕숙천으로 되돌아와 '구리타워'에 들린다.
'구리타워'는 2021년 올해 내내 공사 중이라 내년에 재 오픈한단다.
덕분에 경유하는 버스도 정차하지 않아 지도를 보고 조금 나아가 왔던 길 그대로 집으로 향한다.
조용한 신도시 같은 구리의 정겨운 모습을 남겨놓고...
끝 지점으로 가는 교통편 ;
-구리역에서 수택 고교 6번 마을버스
- 720타고 미주아파트 상가에서 갈아타서 51번 수택 고교 혹은 토평교 하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