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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Nov 08. 2023

황금빛 찬란 장수동 팔백살 은행나무 수묵담채화, 소래산

인천대공원동물원, 소래산, 연계산, 상아산, 관모산, 장수천, 어반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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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첫째 주는 어딘가 가지 않으면 일종의 창조주에 대한 죄를 짓는 것 같다.  


그만큼  10월 말, 11월 초는 자연의 아름다움이 "헉!" 하는 김탄사를 내지를 만큼 아름다움으로 그득하다. 

그 아름다움을 느끼러 비 오는 가을 발걸음을 뗀다.  

이맘때는 항상 비가 왔던 것 같다. 

몇 년 전 조금 늦게 갔다가 은행나무 잎은 다 사라진 가지의 아름다움만 즐기고 왔었는데 그때  그 아쉬움 덕분에 오늘은 일주일 먼저 한 시간 먼저 출발한다. 

'인천대공원역'까지 가서 나오는데 살짝 비가 내려 오히려 풍경 색이 선명하고 동양화 같은 날씨다. 

오늘은 전에 따라 올라갔던 '장수천'이 아니라 '어린이 동물원'에 들렸다 '벚꽃길'로 올라가기로 한다. 

'인천대공원 동물원'은 나름의 아기자기함이 있다. 

호랑이 코끼리 같은 대형동물들은 없지만 호감형 동물들이 많이 있다. 

우선  기니피그, 토끼, 타조, 왈라루, 프레리독, 미니나귀, 사랑새, 사막여우, 미어캣, 공작, 앵무새, 코아티, 코요테, 원숭이를 보고 다리 건너 돌아서 라쿤, 부엉이, 독수리, 다람쥐, 꽃사슴을  보고 나오는 코스다. 

그중 제일 애착이 가는 친구는 '사막여우'와 '독수리'다. '사막여우'는 커다란 귀로 체온을 조절하고 야행성이라 낮엔 모여서 자고 주로 밤에 활동한단다. 

독수리는 크기가 꽤 컸는데 그래도 내가 네팔에서 봤던 거의 사람크기만 했던 친구보단 작았다. 

동물원을 둘러보고 벚나무길을 걷는다. 

성질 급한 벚나무들은 이미 뼈만 앙상해 보여 은행나무도 이미 앙상해 진건 아닐까 걱정이 된다. 

대공원 한쪽으로 일제강점기 인천에서 수감되셨던 백범 김구 선생님을 기리는 '백범 광장'에 선생님과 선생님의 어머니 동상이 자리하고 있다. 

광장을 내려와 '대공원 호수'를 따라 걷는다. 

갈대가 자라서 분위기를 돋운다. 

물 따라 걷다가 오른쪽 편 운동장을 끼고돌아 대공원 후문으로 나간다. 

거기서부터 멀찍이 은행나무가 보이기 시작한다. 

와! 노란 은행잎이 무성히 달려있는 아름다운 금빛 은행나무를 보고 있자니 너무 반가워 발걸음이 빨라진다. 가까이 다가가려니 이게 웬걸 주변경관 공사 때문에 사방으로 높은 가림막을 세워놨다. 

그래도 다행히 개천 따라 오르는 길 쪽 가림막은 열어놔 그 아름다운 찬란함은 볼 수 있었다. 

이쪽 분들은 조용한 걸 싫어하는지 자체 노래자랑이 하루종일 열려 엠프소리로 귀가 살짝 괴롭다. 

그래도 눈이 즐거우니 귀는 닫고 그려야겠다. 

분위기에 맞게 화선지에 먹으로 작업해 본다.  





























장수동 먹거리 상가 길 따라  올라가니  인천 쪽 물가는 아직 서울을 덜 따라가 안정되어 보인다. 

서울은 너무 비싸져 밥 한 끼 만원이 쉬운데 7000원짜리 사골 우거지국밥이 눈에 띈다.  

먹고 가고 싶은데 해 떠있는 시간이 적은 걸 생각하니 빨리 움직여야 해 소래산 입구로 움직인다. 

입구방향을 찾지 못해 등산복 입은 분께 여쭤 뵈니 친절하게 가르쳐 주신다. 

도토리가 열리는 떡갈나무류는 이미 나뭇가지만 남고 칡이나 단풍나무는 이제 색을 화려하게 풀어냈지만 오늘 내리는 비로 다음 주면 산은 겨울로 변할 것이다. 

군부대 사격 때문에 잘 만든 데크 계단을 두고 우회길을 만들어 놨다. 

우회길 따라가자니 길이 살짝 헷갈리기도 하지만 그리 어려운 산은 아니다. 

40여분 올랐나? 정상석이 보이기 시작한다.  

소래산 (299.4m) 정상에 올라 둘러보니 감회가 새롭다. 

다만 그때와 달리 오늘은 비가 와서 전망이 그다지 좋지가 않다. 

그래도 이렇게 사방으로 열린 조망을 가진 산은 몇 개 없을 듯하다. 

바다가 보였는데 오늘은 보지 못해 아쉽다. 

그래도 그 시원한 풍광을 바라보며 늦은 점심을 먹고 있는데 빨리 내려가라 재촉하는 비가 굵어진다. 

장비를 제대로 챙기고 하산길을 잡는다. 

'상아산(150.8m)' '관모산(160.8m)'을 통해 다시 대공원으로 가는데 오늘은 '연락산'을 통해 '김재로 묘'를 들렀다 가기로 한다. 

살짝 어두워지긴 했는데 워낙 낮은 산들인 데다 와봤던 산이라 길을 잡아 움직인다. 

연락산 정산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내려가니 '김재로 묘'가 나온다 

'인천광역시 문화제 3호'로 지정 된 묘는 양 모양의 양석이 양쪽에 위치해 있다. 

조선 영조 때 여러 난을 해결했던 영의정 관직에 계셨던 분이란다.  

그곳에서 내려와 건널목을 건너 주말농장이 끝나는 지점에서 희미한 숲길 따라 올라가니 정규 길과 만나게 된다. 

거기서 '상아산'으로 바로 치고 올라간다. 

'상아산'은 조망이 좋지는 않아도 정상의 느낌이 확실히 있다. 

사진을 찍고 거기서 돌아 내려와 관모산 방향으로 튼다. 

이제 어두워져 조금 헷갈리기도 하지만 방향을 보고 길을 찾는다. 

정상에 오르니 어둠이 내려앉고 있다. 

뜨거운 국물이 생각나 정자에서 사발면을 먹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백범 광장' 길로 내려간다. 

생각보다 더 짧고 안전하게 느껴지는 길이다. 

광장에서 조금 거슬러 올라  '장수천' 따라 내려간다. 

장수천은 영국에서 봤던 시냇물처럼 자연스럽고 운치 있어 내가 좋아하는 냇물 중 하나다. 한쪽에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늘어서 있고 어둡지만 운치 있는 그 물길을 걸어 내려가니 분위기가 좋다. 


아름다운 그 밤길을 걸어가며 먹색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맞으며 감성이 있는 그 길을 걷는다.      















































 2023,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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