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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Jul 14. 2015

비가 바다를 삼키니 세상이 온통 물속이네.대부해솔길5

물속의 그들은 잊혀서는 안된다

http://cafe.naver.com/hongikgaepo

고유지 버스정류장- 근처 마을, 펜션 시티- 펜션 베르아델 승마클럽- 말부흥 선착장-한신염전-상동방조제-용화염전-동주염전-대선방조제-대부도 펜션타운    



시작은 항상 안산역 '원곡동'에서 중국인들이 즐겨먹는 아침 식사로 시작한다.

한국인이 오면 2개, 중국인이 오면 3개 주는 그 아침 먹거리를 중국말을 써서 사먹으며 역시 자존심 센 사람들이란 생각을 한다. 123 버스를 타고 ‘고유지‘란 정류장에 내려 승마클럽까지 가는 버스를 타려다가 왠지 자주 없을 것 같아서 승마 클럽까지 걷기로 한다. 지도를 보니 길이 애매 하지만 방향을 보고 찾아가다 보니 ’펜션 시티‘라는 곳에 들러 길을 물어본 뒤 헤매고 헤매서 간다.

한편으로 포도길이 굉장히 운치 있는데 언덕 배기로 한옥의 모습과 소나무의 모습이 너무 운치가 있어 나도 모르게 그쪽 방향으로 향하게 된다. 거기서 그림 한 장을 그리고 싶었는데 비가 너무 세차게 오는 바람에 그릴 자리를 못 잡고 눈에만 담고 온다.

언덕을 넘고, 가다 보니 '해솔길 5코스' 길을 가로 질러 가다가 대로변이 지름길일 듯 해서 대로변을 통해 2시간 30여분 만에 시작점인 '베르아델 승마 클럽'에 도착한다.

승마 클럽에는 말을 타는 사람들과 말을 구경하는 몇몇 가족들이 있을 뿐 한가해 보였다.

비 오는 일요일이라 사람들이 없어 좋아 보였다. 건물의 돔 형태의 상부가 눈에 띄게 아름다워 보였다.

승마클럽에서 나와서 5코스를 찾으러 가다가 동네 주민분께 길을 물어 찾았다.

시작 코스로 '말부흥 선착장'을 끼고 동네를 한바퀴 산책하는 코스로 시작한다.

여기저기 펜션들이 들어서 있었지만 그렇게 북적대지 않고 한적해 보인다.

선착장에 도착해 바닷가로 나가 보니 바다로 난 길이  바닷물로 차오르면서 없어진다.

하지만 그 물로난 바닷길이 아름다워 비를 맞으며 짠내 나는 먹물을 바르기 위해 스케치북을 편다.

스케치북을 펴고 그리는데 세찬 바람과 비가 방해를 한다.

그래도 십오 분여를 고생한 끝에 바다의 탁본 같은 한 조각을 얻어낸다.

다시 길을 걷기 위해 바다로 돌아 나가며, 세찬 바람과 비를 맞서 걷는다.

‘한신 염전‘에 이르러 아름다운 조형미에 감탄하고, 다시 자연과 사투를 벌이며 앞으로 나아간다.

아까 들렸던 펜션시티에 이르러 이곳이 참 커다란 곳이다라는 걸 느끼고 요기를 한 후 다시 용화 염전까지 아까 지나쳤던 길을 다시 걸어 나간다. 대부도의 땅은 일부분 갯벌을 섞어서 둔 곳도 있어서 자칫하면 미끄러지거나 푹 빠져버린다. 하필 비 오는 날이니 그 정도는 심했다.

포도 밭을 지나쳐 언덕으로 내려가는데 작은 오두막이 보인다.

오두막에서 내려다 보이는 바다와 포도밭의 풍경이 일품이다.

포도들은 거의 다 종이 봉지에 싸져 있지만 그렇지 않은 녹색의 포도알들이 빗물에 어우러져 싱그러웠다.  

조금 늦었지만 오늘 여기서 스케치 한 장을 못하면 왠지 많이 아쉬울  듯해서 스케치를  하나하기로 한다. 남동생에게 전화가 와서 집중이 안돼 간단히 통화하고 끊는다.

이제 늦은 것 같다라고 생각할 때 항상 그때가 빠른 때이다 라는건 불변하는 진실인 것 같다.

늦어서 못할 것 같은 스케치도 항상 집중해서 하고 나면 적절한 시간에 절절히 마치고 오기 때문이다.


문자가 왔다..

“[국민안전처]12일 18시 30분 서해5도,서해중부먼바다태풍경보,해안지대접근금지,선박대피,농수산물보호행위자제등 피해주의” 란 내용으로 왔다.. 국민 안전처는 어떤 기관일까? 모든 기관은 꼬리 자르기 쉬운 도마뱀으로 만들어 놓고

세월호도 선장이라는 월급쟁이에게, 그리고 언딘이라는 민간 업체에 무거운 책임을 전가하고 꼬리를 자르고 살아남은 몸뚱이는 누구일까?

국민의 안전은 문자로 책임이 끝나는구나..

저 세상에서 문자는 소용 있을까?

수장된 사람들에게도 문자를 보냈을까?

문자 하나가 내 맘을 무겁게 만든다...


터덜터덜 비 맞으며 걸어간 길은 마치 꿈속에서 나왔던 컨테이너와 공터를 연상시키는 숲속길을 따라서 흙탕물의 짙노란 색깔을 보며 어둠이 깔리는 방파제를 지나 지난번에 시작한 6코스의 초입으로 나를 인도했다.

모기에게 물리며 삼십여분 기다려 탄 버스에는 중국 동포들의 관광버스 인양 그들의 억양이 커다랗게 버스를 채우고 있었고 그들의 정겨운 대화들을 청취하며 비 오는 바닷길을 건너고 있었다.  


2015.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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