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션뷰 Apr 14. 2023

르세라핌 다큐로 느낀 내가 원하는 이미지를 만드는 법

과몰입과 딴생각 ep.10 - [르세라핌 다큐]를 보고,

우연히 알고리즘에 뜬 르세라핌 다큐를 보게 되었다. 아무래도 요즘 4세대 걸그룹에 대한 관심이 알고리즘으로 번진 듯한데, 뉴진스, 르세라핌, 아이브 등 요즘 걸그룹들은 그룹의 정체성이 곡을 통해서도 뚜렷하게 보이는 게 재밌으면서도 조금 신기하달까? 이 그룹이 어떤 노래를 하고,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지 데뷔 전부터 설정된 듯한 느낌인데 그 과정들이 다큐를 통해서도 보여서 재미있게 보았다.


LE SSERAFIM (르세라핌) Documentary 'The World Is My Oyster' EPISODE 02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하이브에 '앨범스토리텔링팀'이 있다는 사실. 해당 팀의 팀장은 르세라핌이라는 그룹의 정체성을 아래와 같이 설명한다.


"아티스트 성장 서사란, 르세라핌이 아이돌에서 아티스트로 성장해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예요.

카즈하씨는 그냥 발레단에 입단할 수도 있었어요. 근데 발레단에 입단하지 않고 르세라핌을 선택했죠.

사쿠라씨도 똑같아요. 그냥 일본에 있어도 괜찮지만 다시 한국에 왔어요. 

왜냐면 그 현실은 모두가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아 이런 식의 세상에서 나는 만족하지 못해', 그러고 '다시 한번 나아가겠어.'

여러분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미래'에요. 그래서 과거를 이야기하는 사람들한테 

'아 우리는 과거 따윈 필요 없어, 우리는 미래로 나아가겠어, 두려움 없이 나아가겠어, 과거에 발목 잡히지 않겠어'라고 말하는 게 'fearless'"


실제 멤버들의 스토리를 바탕으로 멤버들도 공감할 만한 그룹의 정체성을 만들고, 이 스토리텔링을 바탕으로 앨범 작업을 하고, 이게 팬이 아닌 대중에게까지 와닿는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성과가 아닐까 싶다. 이렇게 멋진 그룹의 스토리가 존재한다면 각 멤버들도 이 그룹에 마땅히 어울리는 멤버로서의 자기 이미지가 필요했을 것이다. 물론 멤버들의 이야기에서부터 시작된 것이기 때문에 모두 적합하긴 했겠지만 대중들이 딱 봐도 '저 그룹은, 쟤는 이런 이미지구나', '쟤네들은 겁이 없구나'라는 것을 느끼려면 본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한 노력이 있었을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대로 보이기는 더 쉽지 않으니까 말이다.


LE SSERAFIM (르세라핌) Documentary 'The World Is My Oyster' EPISODE 03


실제로 아이즈원으로 활동했던 채원도 비슷하게 말한다.

"일단은 귀엽고, 밝고, 사랑스러운 모습이 팬분들 아니면 사람들에게 익숙한 모습이실 테니까. 갑자기 막 변해가지고 나타나면 좀 조금 어려워하시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있어서 부담이 조금 되기는 했는데, 이 팀과 잘 어울리는 보컬이었으면 좋겠고, 이 팀을 나타낼 수 있는 그런 색깔을 지닌 보컬을 가진 가수가 되고 싶어요."

자신이 어떤 이미지로 소비되는지 정확히 알고, 이 그룹에 어울리기 위해서는 자신의 이미지를 어떻게 바꿔서 보여줘야 하는지 고민한다. 되게 똑똑한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걸 성공했으니 그 과정에 얼마나 많은 노력이 동반되었나 싶어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LE SSERAFIM (르세라핌) Documentary 'The World Is My Oyster' EPISODE 04

다큐를 보기 전에 '허윤진'이라는 친구가 눈에 띄었는데, 사람들은 드디어 K-POP에서도 '미국 퀸카' 재질의 캐릭터가 나왔다면서 환호하는 댓글이 있었다. 어쩌면 저렇게 당당하고 멋진 기운을 내뿜는 걸까 싶었는데, 관련된 내용을 다큐 인터뷰에서 하는 것을 보고 놀랬다.

"뭔가 그냥 딱 저를 봤을 때, 얘 자신감 왜 이렇게 많아? 얘 왜 이렇게 당당해? 장난 아니다. 이런 반응이었으면 좋겠어요. 왜냐면 저도 그렇게 되고 싶거든요."


LE SSERAFIM (르세라핌) Documentary 'The World Is My Oyster' EPISODE 04

채원도 그렇고, 윤진도 그렇고. 자신이 원하는 자신의 이미지를 정확히 알고, 대중에게 전달했다.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내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이길 원할까? 그리고 그걸 위해 어떤 노력을 동반하고 있는가?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내 모습이 아닌 거짓을 위해 노력할 필요는 없지만. 자기 PR 시대에 내 이미지, 포지셔닝을 어떻게 가져가야 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적어도 이루어져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카즈하의 방에 붙여진 귀여운 메모. '어떤 상황에서도 즐거움을 찾아내겠다' 내가 읽은 <태도의 말들>이란 책에서도 비슷한 문장이 있는데 '행복은 장소가 만들어주지 않는다'라는 문장이다. 다시금 새겨야 할 메시지인 듯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곽튜브로 본 친절은 베푸는 것보다 받는 게 더 어렵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