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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땅몰타 Mar 05. 2019

4. CMYK는 처음입니다만

몽땅몰타 독립출판 이야기

<책 디자인 작업을 위해 흔히 Adobe사의 Indesign 프로그램을 사용합니다. 몽땅몰타도 책 작업을 Indesign으로 했으며 그에 기반해 포스팅합니다.>


몽땅몰타는 디자인 작업을 직접 했다. 화려한 디자인은 아니지만, 표지 디자인부터 사진 보정 그리고 내부 레이아웃까지. 평소 회사 업무로 간단한 작업 경험이 있지만 250페이지가 넘는 인쇄물은 처음이었고 우리 둘 다 인디자인 프로그램은 다뤄본 적이 없어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그래서 책을 제작하는 사람이라면 기본이지만 꼭 짚고 가야 할 몇 가지를 작성해보았다.


1. 도대체 CMYK가 뭔가요
2. 종이 종류가 이렇게나 많다니
3. 인쇄 전문가를 찾아서
4. 시험인쇄



도대체 CMYK가 뭔가요



CMYK란?

C(시안), M(마젠타), Y(노랑), K(검정)의 4색을 조합해서 정의한 색. 주로 인쇄에서 사용되는 것으로, 원래의 컬러 화상에 포함되어 있는 CMYK의 요소를 4개의 편 판으로 분해해 컬러 인쇄판을 만든다.

- 네이버 지식백과-


라는 사전적 의미가 있다. 포토샵이나 일러스트 작업을 한 번이라도 해본 적이 있다면 희미하게라도 기억할 용어다. 우리가 흔히 PC 모니터나 모바일로 보는 사진과 인쇄한 사진의 색감이 다름을 잘 알고 있다. 그건 인쇄기의 성능 때문이 아니라 바로 'CMYK'라는 요소 때문이다. 웹에서 보는 건 RGB, 인쇄물은 CMYK 방식인데 쉽게 말해 RGB는 빛의 삼원색으로 색을 섞을수록 밝아지며 CMYK는 물감의 원리로 색을 섞을수록 검은색에 가까워진다. 인쇄물의 색감이 화면보다 더욱 칙칙한 게 바로 이런 원리 때문이다.


사진(좌) 출처 - 직관적으로 펼쳐보는 '컬러인쇄가이드' 텀블벅 후원 페이지



그래서 디자인을 할 때 화면상 보이는 색감이 책에 그대로 표현될 거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디자인 작업을 할 때 정확한 색을 선택하기 위해 팬톤 컬러칩 또는 CMYK 코드가 나와 있는 가이드북을 사용하길 강력히 추천한다. 위(우측) 사진은 표지를 인쇄했을 때 표현되어야 할 색상 코드를 가이드북으로 찾아 정확히 작업한 과정이다. 사진도 마찬가지다. 사진이 많이 들어가는 책을 만든다면 무조건 사진 모드를 CMYK로 바꿔주어야 한다. 하단 사진과 같이 RGB 모드보다 어둡게 표현되므로 변환 후 보정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RGB모드  /  책으로 인쇄되었을 때




종이 종류가 이렇게나 많다니


책을 읽는 독자의 입장이었을 땐 종이 종류가 이렇게나 많을 줄 몰랐다. 아마 인쇄업을 하시는 인쇄소 사장님도 평생 모든 종이를 만나보긴 힘들지 않을까? 게다가 인쇄소별로 갖춘 종이 종류도 다르고 지역별 편차도 크다. 인쇄라고는 A4용지밖에 몰랐던 우리가 종이 선정을 하는데 고려했던 과정을 말해보고자 한다.


첨언을 하자면 몽땅몰타가 1판 1쇄 /2판 1쇄를 총 두 번에 걸쳐 책이 나왔다. 크게 바뀐 점은 스팟 100에서 다섯 군데를 추가해 105로 수정된 것 그리고 종이가 달라졌다. 1판 1쇄 책도 전반적으로 만족했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사진 색감이었다. 신경 써서 제작하여도 100% 완벽하기엔 어려웠다.  우리가 원했던 선명한 사진이 아닌 필름 카메라 사진같이 서정적인 느낌이 강했다. 두 번째 인쇄는 꼭 사진이 선명하게 나오길 바랬다.


"몽땅 몰타는 사진이 많이 들어가는 여행책이다. 몰타라는 나라는 지중해에 있어 에메랄드빛의 바다와 채도가 높은 다양한 색상의 건물의 테라스가 잘 표현된 여행잡지 느낌이면 좋겠다. 그리고 105mm x 148mm 사이즈로 기존 책 보다 작아 종이가 너무 두껍다면 유연성이 떨어져 읽을 때 불편할 것 같다."


이렇게 세 가지 바람을 잘 반영하여 2판 품질을 더욱 높이고 싶었다. 우리는 틈만 나면 서점에 방문해 여러 종류 책을 구경했고 참고할 만한 건 구매해 인쇄소 담당자분과 자주 이야기를 나눴다. 그래서 무광지보다는 유광지가 몰타 색감을 더욱 잘 표현해줄 것이라 생각했고 택했고 두껍지 않은 '스노우지 100g'으로 결정했다. 생각하는 컨셉을 조금이라도 분명하게 설정한다면 종이선택에 큰 도움이 된다.



인쇄 전문가를 찾아서


비전공자 둘이서 유튜브, 네이버, 구글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아가며 진행한 작업은 오조 오억만 년이 걸릴 속도였다. 이미 알고 있는 부분에서 작업 속도를 올리는 건 어렵지 않았다. 배경지식이 없어서 매 순간 선택해야 할 항목이 많은 게 큰 문제가 되었다. 무엇이 잘못된 건지 책이 나오기 전까지 알 수가 없다. 오류를 잡아낼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어느 정도 필요했다.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 발로 뛰기로 했다. 인쇄 전문가를 찾아 틈만 나면 인쇄소 사장님을 뵈러 다녔다.


처음엔 무작정 찾아가 말씀드리는 게 실례가 될까 조심스러웠지만, 생각보다 반갑게 반겨주셨다. 인쇄소에서 기존에 정형화된 작업물을 많이 다루는 데 반해 우리책의 사이즈도 달랐고 기획단계부터 인쇄에 대해 이모저모 여쭤보니 기특해 보였는지(?)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거리낌 없이 알려주셨다.


그중 놓쳐서는 안 될 꿀팁 세 가지를 꼽아본다.


1. 종이별로 사진 편집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표면이 거친 종이는 잉크를 많이 흡수하며 전체적으로 어둡게 인쇄되기에 화면상으로는 다소 밝을지라도 사진의 어두운 부분의 밝기를 많이 올려야 한다. 

2. 디자인 작업 시 색이 있는 배경 위로 흰 글자를 넣을 때 반드시 ‘오버로크’를 해제 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색이 겹쳐 글자가 나오지 않는 불상사가 생길 것이다.

3. 표지에 바코드를 넣는다면 바코드 배경을 흰색으로 해야 한다. 흰색이 아닐 시 인식이 되지 않는다.




시험인쇄


원고, 인디자인 작업이 마무리되면 최종 단계 인쇄로 넘어간다. 최종 인쇄물을 넘기기 전에 꼭 디지털 인쇄로 샘플북을 만들길 추천한다. 화면으로 보는 파일본과 실물은 천지 차이다. 아무리 완벽하고 꼼꼼하게 체크를 했다 하더라도 폰트 자간, 레이아웃, 색감 등 수정할 부분이 눈에 보인다. 마지막까지 잘 검토하여 마무리 할 수 있길!


샘플북 수정 후 마지막 단계인 인쇄작업




0. 프롤로그
1. 여행기로 책을 낸다고?
2. 책을 핑계로 몰타에 다시 갔다.
3. 그래서 회사 다니면서 어떻게 책을 냈다고?
4. CMYK는 처음입니다만
5. 내 돈 하나도 안 들이고 출판하기 (a.k.a 크라우드펀딩)
6. 갑출사 (갑자기 출판사 사장이 되었다)
7. 내 책이 세상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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