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탕 소문내기
난 한동안 이승기 감자탕이라고 불렀다.
이승기 소속사 대표의 갑질이라고 올라온 카톡에 등장한 그 감자탕.
이사 온 날부터 미스터리였다.
성수동이 본격적으로 시끄러워지기 전부터 밤 11시에도 긴 줄의 <소문난 감자탕>.
그즈음 성수동은 9시가 넘으면 갈 곳이 없었다. 술집도 적고, 늦게 술을 부어 넣는 분위기도 아니고. 그럼 이제 무언가 아쉬운 청춘들이 모이는 곳이 감자탕이려니 했다.
이젠 시끄러운 성수동의 늦은 밤. 그곳에는 외국인의 비율이 늘었을 뿐, 여전히 사람이 많다.
당신은 왜 성수동에 오는 건가요.
이곳에 뭐 그리 특별한 것이 있다고 당신의 발걸음을 끌어당길까요.
여행지로의 매력은 여행자에게만 뿌려지는 건지, 동네 주민은 도무지 알 수 없는 시절이 있었다.
감자탕이 얼마나 특별해질 수 있는 걸까.
그냥 집 앞에 있는 감자탕 가게일 뿐인 그곳의 매력을 알 수 없어 그저 숙제처럼 들어가 보았다.
늘 화가 잔뜩 나있는 듯 구깃구깃한 사장님의 표정과는 달리 조금은 심심한 맛.
심심해서 좋아하는 걸까? 우리를 밀어내는 새로운 시대에는 심심한 감자탕이 새로운 매력이겠지 스스로를 납득시켰다. 마치 현대 미술 마냥 패션 잡지에 실린 이해할 수 없는 아이템을 보며 패션에 미친 사람에겐 이것이 예뻐 보이는 것이겠지 무언가 값어치를 하는 매력이 있겠지 억지로 납득해 버린 때처럼.
그냥 간이 들쑥날쑥한 것이었다.
몇 번을 더 맛을 보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내가 이상한 것이 아니었기에.
새로운 솥을 열어 아직 간이 배어 나오지 못했는지 심심할 때가 있고, 이미 오래 끓인 솥에서 양념과 고기와 깻잎이 돼지 척수와 어우러져 깊이 향을 낼 때가 있었다. 감자탕이란 무릇 척수가 맛있어야 하는 법.
이제 난 늘 포장을 한다.
집에서 한 번 더 끓이면, 솥을 언제 열었든 충분히 더 우려낼 수 있게 되었다. 성수동 주민의 특권이라고 할까. 척수가 유독 맛있는 감자탕이라고 해도 포장해서 지하철을 타진 않겠지.
소문난 감자탕을 포장해 드신 당신, 권진영 대표님.
당신이 맛잘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