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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Apr 05. 2021

밖으로 한 걸음도 떼지 못한다

안전지대

    못 하는 게 없다. 갑자기 웬 잘난 척인가 싶지만 정말이다. 왜냐하면 못 하는 것은 안 하기 때문이다. 하는 것마다 꽤 잘한다. 더 이상 들어주기 힘들겠지만 정말이다. 뭔가 하면 어느 정도 수준으로 적당히 잘한다. 왜냐하면 딱 그 정도의 노력만 하기 때문이다. 스스로 정해놓은 영역 안에서는 제 세상인양 살아간다. 엄두가 안나는 방향은 쳐다보지 않는다. 과한 노력을 들여야 하는 저 멀리도 절대 바라보지 않는다. 딱 내가 편하게 있을 수 있는 방향과 너비 안에서 지낸다. 어지간한 삶의 위협이 없다면 굳이 이 지역을 넓히지 않는다. 정말 필요한 게 아니라면 움직이지 않고 착 달라붙어 살아간다. 이곳을 나만의 '안전지대'라고 부른다.


    나만 이런가 싶으면 좀 이상하니까 이쯤에서 괜히 있을지 모를 '남'을 끌어와 본다. 아마 대부분 이러한 자신만의 '안전지대'에서 살아가지 않을까? 아는 영역에서 할 만한 수준까지만 유지하면서 적당히 지내는 삶 말이다. 언제나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 평생 한 번 볼까 말까 한 유명인, 위인에게는 단골손님처럼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하나같은 공통점이다. 우리(이제부터 우리는 우리다)는 그렇게 살아가지 않는다. 모르는 쪽을 향해 무모한 시도를 결정하기 어렵다. 결과를 모르는 상황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을 자신이 없다. 지금 상태 그대로 삶을 유지하는 것도 겨우겨우 하고 있다. 한계를 모르고 안전지대 밖을 탐험하는 그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겐 벅찬 일이다. 침대 밖이 위험하듯 우리에겐 우리의 안전지대가 가장 평화롭고 안락한 곳이다.


    나만의 안전지대를 지키는 것에는 매우 진심이다. 



* 공감을 '강요'받는 이 시대의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 (우리의 책에서 만나요!)



『공감받지 않고, 공감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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