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추억
원래는 기억나지 말아야 한다. 특히나 지겹고 싫어져서 헤어진 연인이라면. 겨우 1~2년 만에 그래도 이런 건 좋았었지 하면서 떠올리지 않아야 한다. 사람이란 참으로 간사한 동물이라 멀어지면 객관성을 잃는다. 치열하게 증오하던 지독한 단점은 당장 겪지 않기에 점점 희미해진다. 대신 몸이 기억하는 달콤한 감정은 처음 맛본 마약을 그리워하듯 기억을 더듬으며 느끼려 애쓴다. 가까이 있을 땐 모르던 소중함을 떨어지면 알게 되는 관계의 방식이다.
미스터리 한 점은 지금 연인과의 관계가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만족스럽고 훌륭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도, 지나간 일이기에 다시 맛볼 수 없다는 매력이 이를 넘어선다. 꼭 현재의 그가 나를 힘들고 어렵게 해야만 과거가 그리운 게 아니다. 잡을 수 없는 옛 시간이 괜스레 아름답게 느껴질 뿐이다. 가질 수 없는 것의 유혹이라고 해야 할까. 추억 놀이라는 이름으로 가끔씩 꺼내 보면 그때의 밝음이 그렇게나 반갑다. 지나고 보면 다 좋았다는 게 괜한 말이 아니다. 직접 겪으며 걸어온 시간은 본능적으로 그리 나쁘지 않게 남는 모양이다.
쉬는 동안 회사가 떠오를 줄은 몰랐다. 떠나올 땐 돌아보기도, 가까이 가기도 싫어서 몸서리쳤다. 꼭 그래야 하는 게 아니면 그쪽을 쳐다보지도 않겠다고 다짐했다. 의도가 있었든 없었든, 상처받고 지쳐 떨어졌기에 못된 애인처럼 여기며 돌아섰다. 한동안은 잠잠했다. 부재에 만족했고 평온했다. 언제 함께했었냐는 듯이 애초에 없었던 일같이 완전히 잊고 지냈다. 영원한 휴식이 아닌 시한부인 탓에 오래가진 못했다. 다가오는 약속된 재회의 시간 덕에 슬그머니 기억의 수면으로 하나둘씩 둥둥 떠올랐다. 기억의 조각들엔 신기하게 증오와 미움은 없었다. 녹아버린 건지, 무거워서 가라앉은 건지 모르겠지만. 보이는 건 애틋하고 따뜻한 녀석들뿐이었다. 좋았던 그 시절로 데려가기 충분했다.
* 달콤했던 회사의 느낌은 무엇이었을까? (우리의 책에서 만나요!)
첫 번째 책에 주신 관심 덕분에 두 번째 책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인생에서 긴 시간을 차지한 ‘회사’ 이야기입니다. 제목처럼 전 여전히 ‘퇴사’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내년이면 영원할 줄 알았던 휴직이 끝납니다. 꼭 돌아갈 것 같았지만 이제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책이 해답을 줄 수 있을까요?
직장에서 느끼는 온갖 사건과 감정이 담겨있습니다. 함께 즐겨주시면 저와 우리가 해나갈 고민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꼭 읽어주시길 추천과 부탁을 동시에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첫 번째 책과 마찬가지로 모든 인세 수익은 도움이 필요한 곳에 쓰입니다. 이번 책으로는 과로, 우울증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직장인들을 위해 기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