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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Oct 06. 2021

회사원 아무개가 아닌 그냥 나

내 삶의 신의 한 수

난 요즘 병이 없다. 일요일 저녁이면 불안하고 초조해지던 게 말끔히 사라졌다. 이제는 사라진 개그콘서트가 벌써 끝나간다며 괜히 원망하는 모습이 내게도 있었다. 가지 않는 회사 덕분에 더 이상 하루를 마무리하는 게 무섭지 않다. 다음 날을 기대하는 내겐 월요병은 다른 세상 이야기다. 원치 않는 술을 먹고 힘들어할 일도 없다. 어쩌다 기분이 좋으면 주량껏 맥주 한잔을 한다. 그마저도 다 못 먹겠으면 과감히 내려놓고 남긴다. 억지로 먹은 술로 아침부터 힘들어하는 술병은 몸도 잊어버린 지 오래다. 그의 발걸음과 한숨 소리만 들어도 온신경이 쏠리던 때가 있었다. 함께 있으면 언제나 긴장하게 되고, 잘 나오던 말도 꼬이곤 했었다. 이래라저래라 하는 사람이 없어졌다. 이렇게 바꿔라 저렇게 고쳐라 하는 윗분이 사라졌다. 그리워하는 마음만큼 멀리하고 싶어지는 상사병을 앓아본 기억이 멀다. 과거를 대표하던 이 병들 외에도 회의병, 보고병, 워드병, 파워포인트병, 회식병, 점심 메뉴병 같이 그곳에만 있던 각종 질환이 씻은 듯 나았다. 달라진 건 몸에서 사라진 병마뿐이 아니다. 마음과 정신도 변했다. 


우선 매몰돼 있던 시선이 달라졌다. 바라보던 방향은 뻔했다. 같은 팀 동료와 리더를 향했고, 기껏해야 임원이나 사장이 보는 쪽을 힐끗거릴 뿐이었다. 그마저도 좀 잘하면 칭찬받곤 했다. 높은 분이 보는 걸 볼 줄 알아야 크게 된다며. 시야는 더 참담했다. 잘해봐야 회사 전체를 얄팍하게 둘러봤다. 밖은 마치 보지 말아야 할 것이 있는 양 내다볼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이젠 밖으로 나와 전혀 다른 세상을 보고 있다. 안에 머물며 전부라 믿었던 방향과 범위는 수천만 가지 중 하나였다. 밖에서 안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도 생겼다. 그곳에 웅크린 예전의 내 모습과 닮은꼴을 보면 나와 보길 잘했구나 싶다. 그 안에선 밖을 상상도 못 하므로. 


월급이 끊어지면 죽는 줄 알았다. 그런데...


* 삶을 바꾼 한 번의 선택의 다음 이야기는... (우리의 책에서 만나요!)



『퇴사라는 고민』 

교보문고 https://bit.ly/3RizpNk

예스24 https://bit.ly/3yjCDYx

알라딘 https://bit.ly/3AxtmPd

인터파크 https://bit.ly/3ah39tG

첫 번째 책에 주신 관심 덕분에 두 번째 책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인생에서 긴 시간을 차지한 ‘회사’ 이야기입니다. 제목처럼 전 여전히 ‘퇴사’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내년이면 영원할 줄 알았던 휴직이 끝납니다. 꼭 돌아갈 것 같았지만 이제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책이 해답을 줄 수 있을까요? 

직장에서 느끼는 온갖 사건과 감정이 담겨있습니다. 함께 즐겨주시면 저와 우리가 해나갈 고민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꼭 읽어주시길 추천과 부탁을 동시에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첫 번째 책과 마찬가지로 모든 인세 수익은 도움이 필요한 곳에 쓰입니다. 이번 책으로는 과로, 우울증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직장인들을 위해 기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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