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쓰레기통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antrea May 26. 2019

7. 글을 쓴다는 것의 의미

경고: 읽고 싶은 사람만 읽으세요.

무언가를 쓴다는 것은 흔히 창작을 통해서 얻어지는 결과물을 말한다.
주로 자신의 감정을 토해내거나 일상을 말하거나 어떤 현상을 설명하는 데 쓰이는 것들이다.
 
하지만 또 다른 의미로 쓴다는 것은
그저 쓴다는 행위에도 있다.
글자를 쓴다는 것의 의미 말이다.
 
나는 무엇이 이리도 좋아서 여전히 쓰고 있는 것일까.
문득 생각해본다.
 
엄마가 말하길 나는 아주 어릴 때부터 다른 것은 모두 더뎠지만
글자를 익히는 것만큼은 누구보다 빨랐다고 한다.
고슴도치 사랑이 넘치는 엄마의 말로는
내가 숟가락 쓰는 것을 익히기 전에 한글을 먼저 다 익혔다는데
아무래도 그건 거짓말 같아 보인다.
 
하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글 쓰는 것을 좋아해서
일기를 미룬다는 것은 나에게는 전혀 상상할 수도 ,

이해되지도 않는 일이었다.
하루에 일기를 두 편을 쓰면 썼지, 그걸 왜 미루는지 이해가 안됐던 것 같다.
게다가 그림일기를 쓰라는데 그림에 소질이라곤 없는 나는
그림보다 글을 휘갈겨 써댔던 기억이 있다.
 
그러고 나서 돌아보니 나는 여전히 글자를 쓰는 걸 좋아하는 사람 같다.
이렇게 컴퓨터로 무언가를 타이핑하는 것도 좋지만
여전히 손으로 쓰는 글씨는 나에게 큰 안정감을 준다.
 
요즘은 어쩔 수 없이 주로 캄보디아어와 영어를 많이 쓰지만
어쨌든 그런 쓴다는 행위만으로도 나는 스트레스가 풀리고 기분이 좋아진다.


물론 한국어가 훨씬 편한 나이지만

그래서 어쩌면 더 글자에 집착을 하게 된 것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또 펜으로 써지는 부드러운 글씨를 좋아하고,
가끔은 연필의 사각거림도 즐기지만 부드러운 것이 더 나의 취향이다.
 
물론 오늘 같이 이렇게 문득 생각나는 글을
10분 내외로 후다닥 쓰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그냥 글자 자체가 그리울 때가 있는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6. 동물원의 존재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