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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arah Oct 23. 2021

Ep.11 - 모병제인 대한민국, 상상해본 적 있나요?

상상이 현실이 된다면?

[첫 번째 이야기]

안녕! 난 대학교 4학년, 23살 평범한 남학생이야. 요즘 취업 준비를 하면서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지. 우리 아빠는 나보고 맨날 '23살에 나는 군대에 있었는데 취업준비라니'라고 하면서 감탄인지 뭔지 모를 말씀을 하셔. 1년 정도 휴학을 하거나 워킹 홀리데이를 다녀와도 25살 정도면 취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말이지. 나도 휴학을 할까 조금 고민했지만 빨리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싶어서 취업 준비를 하고 있어. 


아 맞다, 예전에는 군대 갔다 오면 여자들보다 월급을 더 받고 그런 것도 있었다며? 지금은 상상할 수도 없는데 말이지. 그땐 참 남자나 여자나 서로가 불편한 것들이 많았겠다 싶어. 지금처럼 정정당당하게 실력으로 경쟁하면서 거기에 맞는 보상을 맘 편히 받고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을 거 아냐. 그치? 


[두 번째 이야기]

안녕하세요, 저는 일반 병사로 근무 중인 대한민국의 건강한 청년입니다.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을 하기 전에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었고, 그래서 군인이 되었어요. 오래 근무할 생각은 갖고 있지 않아서, 부사관이 아닌 일반 병사로 지원했습니다. 


일반 병사로 선발되기까지의 과정은 만만치 않아요. 예전 징병제 시절 선배님들이 받으셨던 신체검사뿐만 아니라 체력검사에 면접도 진행됩니다. 진짜 군인이 될 자격을 갖춘 사람인지 마지막으로 확인하는 훈련소 과정에서 최종 탈락하는 사람들도 제법 있어요. 


다들 이렇게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 군인이 된 거라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예전에 있었다던 기합이나 괴롭힘 같은 건 찾아볼 수 없어요. 일정 기간을 거치면 출퇴근이 가능해서 여자 친구를 만나는 것도 문제없고요. 스마트폰도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지만 사용할 수 있어요. 


가능하면 해외 파병을 나가고 싶어요. 얼마 전부터 외국어 공부도 시작했어요. 제가 이곳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들을 가급적 다 해보고 제대하고 싶습니다. 군인 출신들은 힘든 일도 끝까지 해내는 체력과 정신력을 인정받아 취업 시장에서도 인기가 많다고 들었어요. 


[세 번째 이야기]

충성! 저는 20살이고 부사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군인입니다. 군대에서 IT 관련 업무를 하고 있어요. 저는 어릴 때부터 사격 게임도 좋아하고 완전 밀리터리 덕후였는데요, 개발도 재미있어서 특성화 고등학교에서 관련 공부를 집중적으로 했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군대에서 이 기술을 갖고 일하는 데에 관심이 가더라고요. 훈련도 받으면서 개발 업무도 하는 게 쉽지는 않지만 그만큼 대우도 좋고, 전문직으로 인정받으며 자부심 넘치는 군인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군대에서 말뚝 박는다'라는 말이 있었다면서요? 뚜렷한 목표 없이 군 입대했다가 '그냥 군인이나 하지 뭐' 하면서 눌러앉거나 군 생활을 하다 보니 적성에 맞는 것 같아서 부사관이 되는 경우라고 들었어요. 지금은 그런 사람들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부사관들은 저마다의 특기를 가지고 기술 기반으로 강한 정예 군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연구하고 있어요. 성과에 따른 승진 기준도 엄격하고요. 


혹시 여자라서 불편한 점은 없냐고요? 전혀요! 혹시 불편한 점은 개선 의견을 내면 빠르게 해결해주고 계시니까요, 저는 열심히 나라를 지키는 일에만 매진하고 있어요. 주변에 군대에 관심 있는 여성분들에게 입대를 추천하고 싶을 정도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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