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포도 같은

by 쑥쑤루쑥

운전 중 주변을 살피다가 어떤 남학생 무리를 본다. 횡단보도를 막 건너 인도로 넘어온 것 같다. 숨넘어가게 달리는데 표정이 너무 환하다. 아마도 중학생인 듯 보인다. 길가다 그 또래 아이들을 볼 때면, 등에 진 거대한 책가방이 안쓰러웠는데. 책가방쯤이야 아랑곳 않고 날아갈 듯이 온몸으로 웃는다.


동네에 와서는 분식집 야외 테이블에서 군것질 중인 남학생 무리를 본다. 대충 걸친 넉넉한 체육복 덕에 체구가 더 작아 보이는 중학생 아이들이 한껏 즐거워하며 간식을 먹는다. 불쑥 올라온 덧니, 핑크빛 여드름도 어른 눈엔 귀엽다.


초등학교는 벗어났지만 10대의 최고참인 고딩은 아닌 나이. 마냥 놀 수만은 없고, 입시를 무시할 수도 없는 나이. 키만 쑥 커서 젓가락 같은 체구가 많은 나이. 삼 형제가 있다면 가운데 아이 같은 나이. 언젠가 남편이 말했었다. 아들이 커서 중학생만 돼도 징그럽다는데. 아니. 아무래도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너무 싱그러울 것 같다. 청포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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