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자전거가 내 마음에 들어왔다. 어느 광고카피처럼.
운전 중 강을 지나는 다리 위에 잠시 정차 중이었다. 가장자리 보행로로 어떤 할아버지가 자전거를 타고 가신다. 적당히 각 잡히고 계절에 맞게 시원해 보이는 정장을 위아래로 맞춰 입으시고는 운동화를 신으셨다. 옆머리만 있지만 매무새가 말끔하다. 자전거 바구니에는 작은 가방이 하나 담겨 있다.
할아버지는 어디 가시는 걸까. 노구를 이끌고 상당한 에너지를 소모하는데도 힘든 기색이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가볍다. 때마침 상쾌한 강바람이 할아버지의 옷자락을 펄럭인다. 선글라스와 마스크에 가려 할아버지의 표정을 직접 볼 순 없었지만, 산뜻해하는 그 어떤 표정을 나는 상상한다.
할아버지가 페달을 굴리는 속도는 너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다. 하지만 꾸준하다. 더 오래 보고 싶은 내 맘과는 상관없이, 보행로는 오른쪽으로 꺾여버렸고, 멈춰 섰던 차들이 슬슬 전진한다.
시선으로만 할아버지와 작별 인사를 나누며 나의 노년을 잠시 떠올려본다. 자전거 굴리는 일 정도는 무리가 되지 않는 건강, 내가 가려는 곳을 내 힘으로 갈 수 있는 자유와 당당함, 노년에도 잃지 않는 맵시와 말끔함까지. 무척 닮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