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에필로그

아직 끝나지 않은 여행

by 두왓유완트

사실 이 여행기는 어느새 10년이 훌쩍 지난, 2014년 6월부터 11월까지의 기록입니다. 러시아 지역전문가로 머물던 반년 동안 러시아 곳곳을 누비며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언젠가 꼭 글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서울로 돌아와 다시 일상에 파묻히자 그 다짐은 오랫동안 미완의 숙제로 남아 있었습니다.


다행히 그때 꾸준히 써두었던 일기와 사진들이 제 서른여섯의 기억을 다시 불러내 주었습니다. 물론 십 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며, 그때의 ‘보았던 것’과 지금의 ‘보이는 것’ 사이에는 미묘한 차이가 생겼습니다.

같은 풍경이라도 시간의 틈을 지나며 다른 의미로 다가옵니다. 그래서일까요. 이 기록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마치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내가 서로 마주 앉아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순간들입니다.


러시아 지역전문가 과정에 선발되어 처음 발을 내디뎠던 모스크바,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여름을 선물해 준 상트페테르부르크, 북극항로의 도시 무르만스크, 목조 성당을 보기 위해 찾았던 키지섬과 나머지 제가 들었던 도시들…. 모두가 제 마음속에 잊히지 않을 순간들이었습니다.


이 글을 마무리 지으며 십 년 동안 미뤄왔던 숙제를 마무리하게 되어 기쁜 마음과 함께, 그때 일정상 방문하지 못했던 러시아의 도시들이 새삼 궁금해집니다.


아직 나의 러시아 여행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는 기차를 탔던 레닌그라드 역
세계 3대 박물관으로 꼽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주 박물관
나무로만 완성되었다는 몽환적인 목조성당을 가진 키지섬
전쟁과 평화가 공존하는 노보데비치 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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