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논리에서 변화의 논리로
책 <피크아웃 코리아>
피크아웃 코리아를 읽고 정치의 논리에 의존해서 우리 사회의 진보가 이루어졌다는 것을 상기할 수 있었다. 세계 역사에 찾아보기 힘든 경제 성장의 신화를 가진 나라. 기형적인 성장의 어두운 면이 큰 사회문제인 나라. 인구 소멸 위기에 세계 언론이 주목하는 나라. 그것이 코리아다.
누구를 비난하겠는가. 나 역시 근시안적인 이득을 선전하는 정치인에게 현혹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 나은 사회가 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지 않고, ‘각자도생‘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며 주식과 부동산을 하지 않으면 바보가 된다는 유튜버들의 콘텐츠를 열심히 시청했다. ‘부동산 가격이 내리도록 부자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 마지막 부의 사다리에 올라타지 않는 당신은 바보다’를 외치는 그들의 말이 너무나 현실적이고 현명하게 들렸다. 이런 알고리즘의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다양한 책을 읽는 것이, ’피크아웃 코리아‘를 읽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저출산 위기에 대한 정부의 해법이란 게 ’출산 인센티브‘를 줘서 문제를 해결하자는 식이어서 답답했다. 아이를 낳았을 때 몇 억을 주면, 아이를 낳았을 때 청약당첨의 기회를 늘리면, 좀 나아질까? 결국 원래 아이를 낳을 계획이었던 사람들이 혜택을 받게 되는 꼴이다. 아이 양육이라는 크고 기나긴 책임을 감당할 상황이 안 되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출산 인센티브’는 ‘그림의 떡’ 일뿐이다.
결국 우리 사회가 그려야 할 그림은 ‘변화’다. ‘부동산 불패다. 인구가 줄어도 외국인을 수입하면 그만이다.’라는 낡은 패러다임을 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 부동산 불패에 가려진 경제 구조의 문제, 출산율에 가려진 생산 가능 기간의 문제를 뜯어고쳐야 한다. 나라를 믿을 수 없으니 나만 잘 살면 그만이라는 생각보다 다 같이 잘 사는 나라를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이 필요하다. 정치권력, 정치적인 논리로만 돌아가지 않는 신뢰할 수 있는 국가가 가장 필요하다.
현실을 말하면 현명하고, 변화를 말하면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하는 나의 알고리즘부터 바꿔야겠다. 내가 상상하지 못하는 세상을 상상하는 책들을 더 많이 읽고, 나의 정치 논리와 다른 논리를 가진 많은 콘텐츠들을 보면서 성장해야겠다는 변화의 다짐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