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충청북도 산골에서 5년 전원생활을 했다. 겨울나기가 힘이 들어 못 버티겠다 싶어질 무렵 우연히 새로운 경험을 할 기회가 왔다. 체코 프라하에서 살아보기,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니어서 오래 생각했다.
나의 모든 생활을 툴툴 털어버리고 너무 멀리 가야 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일단은 산촌 생활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남의 집 빌려 살았던 터라 내 짐만 정리하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20년 떠안고 살았던 살림살이들이 적지 않았다. 산골에서 흙 파고 씨앗 심고 살겠다고 장만한 농촌의 필수 기구들도 한두 개는 아니었다.
가전제품이랑 가구들은 결혼하는 조카가 가져갔다. 중요한 물건 몇 개와 보관해야 할 책 몇 권 빼고는 전부 구름마을 도서관에 기증했다. 농기구들도 마을에서 다 처분해 주었다.
서울로 올라와서 독립한 아들과 함께 지내면서 또 생각을 했다. 마침 둘째 아들이 군에 입대를 한터여서 마음의 결정을 내리기가 수월했다. 아들아, 1년만 나갔다 올게. 둘째야 제대하기 전에 돌아올께.
2016년도 4월 나는 프라하행 비행기에 올랐다.
프라하는 여행으로만 두 세 번 다녀온 후라 낯설지는 않았지만 나는 여행을 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생각하고 있어야 했다. 그러나 반면 또 여행자의 입장에서 살아보기로 한 것이기도 했다. 아무튼 부딪혀보자.
지인의 사업체는 아담했다. 작은 비즈니스호텔을 겸비한 1층의 한식 레스토랑이 내가 머물면서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을 곳이었다. 일단 6개월만 일하자. 그리고 6개월은 여행을 하자.
세계에서 배우기 힘들다는 언어중에 하나인 체코어도 배워볼까? 그런 마음으로 나의 프라하 살이는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