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바다도 우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이 바다를 찾는 이유는 명확하다.
끝없이 펼쳐진 푸른 수평선, 해풍에 실려오는 소금기 어린 바람, 힘찬 파도가 들려주는 후련함에서 심신의 위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꿈꾸는 이 청량한 바다의 진실은 점점 더 탁해지고 있다.
바닷가에 도착했을 때, 파도에 밀려 플라스틱 병이 둥둥 떠 있고, 해안선을 따라 낚싯줄과 비닐 포장재가 널브러져 있다면 상상했던 낙원은 곧 현실의 경고가 될 것이다.
플라스틱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지금까지 생산된 플라스틱의 절반 이상은 불과 20여 년 전, 2000년대 이후에 만들어졌다. 이는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가,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플라스틱을 바다에 흘려보내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추세라면, 2050년에는 바닷속에 있는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의 양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암울한 예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바다의 오염은 단순한 미관의 문제가 아니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먹이 사슬을 타고 생물의 몸속에, 다시 우리의 식탁으로 되돌아온다. 생태계의 균형은 무너지고, 인간의 건강까지 위협받는다.
바다 위의 거대한 '섬' — GPGP
해양 쓰레기는 대부분 육지에서 흘러 들어오며, 그 일부는 해양에서 직접 발생한다. 해류를 타고 이동한 쓰레기들은 북태평양의 ‘환류’라는 해류 순환 구조에 갇혀 집중적으로 모이게 되는데, 이곳을 우리는 ‘GPGP(Great Pacific Garbage Patch)’, 즉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라 부른다.
우리나라의 면적보다도 넓은 이 지역에는 부유 쓰레기들이 수십만 톤 이상 밀집해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눈에 보이는 쓰레기만이 아니다.
미세 플라스틱은 수면 아래에 머무르며, 조용히 생물의 호흡과 생존을 위협한다. 특히, 한국은 GPGP에 도달한 쓰레기 중 어업용 플라스틱 비중이 70~80%에 달하는 국가로 지목되었다. 낚싯줄, 그물, 부표 등 어업 활동에서 사용된 플라스틱이 주된 원인이다.
이는 어업이 발달한 국가들이 해양 쓰레기의 심각성을 더 깊이 인식하고, 실질적인 개선 노력을 기울여야 함을 시사한다.
생명을 옥죄는 투명한 덫
해양 플라스틱에 가장 많이 얽히는 생물은 바닷새와 바다거북이다.
이들은 낚싯줄이나 비닐봉지를 먹이로 오인해 삼키고, 결과적으로 굶어 죽거나 장기를 다쳐 생명을 잃는다. 고래의 위장에서도 수십 킬로그램의 플라스틱이 발견되었고, 작은 미세 플라스틱은 멸치, 조개, 심지어 소금에서 조차 검출된다.
바다가 보내는 비명은 더 이상 조용하지 않다. 이제는 우리가 응답해야 할 때다.
바다를 위해, 우리가 더 이상 해서는 안 될 행동들은 무엇일까.
1.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습관?
편리하다는 이유로 습관처럼 사용하는 비닐봉지, 플라스틱 컵, 빨대는 한순간의 편리함을 위해 수백 년 간 바다를 괴롭힌다.
2. 낚시 후 쓰레기 미처리?
낚시 활동 후 낚싯줄, 낚싯바늘 등을 해안이나 바다에 버리는 행위는 직접적으로 해양 생물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
3. 무단 투기 및 미분리 배출?
길가에 버려진 플라스틱은 결국 하천을 따라 바다로 흘러간다. 올바른 분리배출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바다를 지키기 위해 우리가 꼭 실천해야 할 것들도 생각해 보자.
1.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장바구니, 텀블러, 다회용 용기 사용을 생활화하자.
2. 해양 정화 활동 참여
지역 바닷가 플로깅 활동이나 해양 정화 캠페인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자.
3. 낚시 쓰레기 수거 철저
낚시인들은 자신의 쓰레기를 반드시 수거하고, 어업 종사자들도 친환경 어구 사용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4. 정책 감시와 지지
해양 쓰레기 관리에 대한 국가 정책이 실효성 있게 작동하는지 감시하고, 플라스틱 규제 강화를 지지하자.
5. 해양 생물 보호 교육 강화
아이들에게 바다 생태계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생활 속 실천 방법을 함께 배우자.
이 바다는 누구의 것인가?
바다는 국경이 없다. 우리나라의 해변에 버려진 플라스틱이 태평양을 건너 미국 앞바다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바다는 우리 모두의 것이며, 동시에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푸른 바다를 잃는다는 것은 지구의 심장을 잃는 것이며, 우리 아이들의 내일을 잃는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바다가 스스로 치유되기를 바랄 수 없다. 우리가 바다를 위해 행동하지 않는다면, 바다는 결국 우리를 떠날 것이다.
지금, 우리의 행동이 바다의 색을 결정한다.
푸르게, 그리고 깨끗하게! 그 바다를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 있기를.
‘우리가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바다도 우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