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균쇠'라는 책을 보면 인류의 문화가 동양과 서양으로 갈라지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농사방법의 차이라고 한다. 서양은 척박한 땅에 잘 자라는 밀을 위주로 심어 수확했고, 동양은 온화한 계절에 맞는 벼농사를 위주로 하게 되었다고 한다. 밀농사에 비해 벼농사는 풍부한 물이 필요하여 치수(治水)를 중요한 요소로 보았다고 한다. 농사지을 물을 관리한다는 것은 혼자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단체로 마을주민이 협업하거나 국가차원에서 인력을 모아 작업하던 대형 과제였다.
밀농사가 너른 땅에 씨를 뿌리면 알아서 자라나고 수확시기에 거둬들이는 작업이 가능했기 때문에 단체생활보다 개인이 농사가 가능했고 개인의 능력이 중요하였다면 벼농사는 물관리 뿐만 아니라 풍부한 일조량이 필요했고 모내기와 같은 여러 사람이 협동해야만 수확이 가능한 작물이다. 그래서 같이 일하던 주민이나 식구가 줄어들면 농사짓는데 피해가 생기기도 했다고 한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중요한것이 사람을 관리하는 일이다. 벼농사는 수렵에 비해 거주지가 일정해야 했기때문에 인류가 정착생활 하도록 만들었지만 이탈자가 생기면 농사짓기 힘들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사람을 알기위한 학문이 필요했다. 이에 더하여 날씨가 벼 수확량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천문을 알아야 했다.
언제 추위가 가고, 비가 내리고 모를 내고 수확을 하는지 알아야 했다. 그래서 계절의 특성을 알기위해 절기라는 것을 사용했고 보다 세분화하여 학문적으로 정리한 것이 역학이다. 뿐만 아니라 역학은 자연에 의해 사람이 변화하는 모습을 추적관찰하여 사람들의 상태를 파악하려고 발전한 학문이기도 하다. 사주를 통해 사람의 내면의 상태가 어떠한지를 예측할 수 있고, 숨겨진 속내는 어떤지도 가늠해 볼 수 있다. 사람을 만나면 겉으로 보여지는 것 외에는 알 수 없기 때문에 어떠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알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기도 한다. 이를 알아야 농사 지을때 도망갈 놈인지 남아 있을 놈인지, 배신할지 안할지를 알아야 했다. 그래야 농사 지을때 안정적으로 운영 및 관리를 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렇게 날씨와 사람을 알기위해 만들고 학문으로 발전한 것이 역학이자 명리학이라고 본다. 자연의 섭리를 담아 천간과 지지라는 기호를 만들어 서로 변화하는 모습으로 미래의 상황을 예측했을 도구로 썼을 것이다. 학문이 발전하여 농사에 필요한 날씨를 확인하는 것 뿐만 아니라 국가를 세우고 인재를 등용하기위해 사람을 알아보는 학문이 필요하였을 것이고 이를 활용하고 더욱 발전시킨 것이 역학일 것이다. 이처럼 실용적인 학문으로 자리잡아 몇 천년 동안 지속적으로 발전한 동양의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철학이 담긴 학문이 되었다. 역학(명리학 또는 운명학, 사주학)은 종교나 미신이 아닌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진 학문이자 과학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사주가 틀리다거나 잘 맞지 않고 미신이라고 말하는 것은 제대로 배우지 못한 술사들이 자신의 실수를 면피하기위해 쓰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공부하며 사주의 숨겨진 의미와 내용을 파악하고 발굴한다면 훨씬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도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