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힘#언어#긍정
20대의 대부분은 좋은 사람들과 좋은 추억을 많이 쌓았음에도 불구하고 타고난 성향 탓인지 모르겠지만 우울함과 외로움이 지독히도 따라다녔다. 화목한 가정에서 태어나 건강하게 잘 자랐는데도 이상하게 대학생이 되고 나서부터 외로운 감정이 켜켜이 쌓아 가기 시작했다. 중학생, 고등학생 시절에는 사춘기도 없이 지나갔는데 대학생이 되고 나서야 그런 감정들을 마주하게 된 것이다.
학창 시절의 나는 지나치게 나 자신 안에서 갇혀 있었던 것 같다. 외현적으로는 세상에서 말하는 ‘좋은 조건’들을 갖추어 가며 살았지만 그 모든 것들이 모래성이라는 건 알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고나길 밝게 태어난 것은 정말 부모님께 감사드릴 일이다. 웃음이 많고 눈물도 많고 타인에게 무해한 게 다 비치는 순수함을 갖고 있다는 것도 함께 감사드려야 할 일인 것 같다. 대체로 사람들을 만날 때는 밝고 솔직했던 편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함께 있는데도 외로웠다. 그들의 문제가 아니라, 그저- 내가 그런 사람이었다.
직장 생활 7년 차가 되자 정말 말 그대로 ‘직장인’이 되어버렸다. 사회 초년생 때 선배들을 보면서 느껴졌던 느낌들을 지금 내가 갖고 있는 것이다. 연차가 쌓이다 보면 자연스럽게 ‘부정적인 언어’들이 함께 쌓이는 듯하다. 회사를 다니면 다닐수록 더 많이 하게 되는 말들은 아래와 같다.
[부정적인 말]
일어나기 싫다, 출근하기 싫다, 날씨가 너무 궂어서 회사 가기 싫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회사 가기 싫다, 온통 회색 빛깔의 사람들이 걸어간다, 무표정이다, 싸늘하다, 저 얼굴 보기 싫다, 마주치기 싫다, 적막하다, 숨 막힌다, 답답하다, 갑갑하다, 저 인간은 왜 저럴까, 미팅하기 싫다, 언제 끝날까, 자유롭고 싶다, 집에 가고 싶다, 나는 언제까지 이러고 살아야 할까, 이렇게는 못살겠다, 심심하다, 기대되지 않는다, 미래가 없다, 소망이 없다, 되는대로 살고 있다, 그냥 그만하고 싶다, 모든 걸 놓고 싶다
그러던 중 시크릿이라는 책을 보게 되었다. 사실 이 책은 어렸을 때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다시 읽어보니 또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모든 사람의 생각에는 에너지가 있고 그래서 긍정적인 생각과 말들을 해야 좋은 기운을 불러일으킨다는 것. 주변에서 하도 신천지가 많다 보니 ‘우주의 기운’ 얘기만 나와도 의심부터 들었지만, 책을 찬찬히 읽다 보니 평상시에 내가 정말 나쁜 생각과 걱정, 불안에 휩싸여 온통 극도로 안 좋은 상상에 상상을 해오며 살았던 날들이 스쳐 지나갔다.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 속에서 들려오는 흉흉한 뉴스, 대도시에서의 삶은 늘 의심하고 걱정해야 될 일 투성이었다. 정말… 형체를 알 수 없는 무더기의 부정적 감정들에 온통 잠식당할 때가 얼마나 많았는지!
책에서 말하는 에너지는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각기 다른 분위기가 있고 분위기란 각기 다른 기운을 갖고 있다는 것이니, 각자의 서로 다른 에너지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본래 타고난 좋은 에너지가 나의 부정적인 생각과 말에 눌려 제대로 펼쳐지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는 다짐이 들었다. 정말, 나는 오랜만에 ‘다짐’이라는 걸 했다. 생각 하나, 말 하나 심지어 내가 매일 듣는 발라드 가요도 끊기로 했다. 내가 굳이 이별하지 않았는데 그런 슬픈 가사와 노래에 내 모든 영혼이 눌려 있고 싶지가 않았다, 더 이상은! 기분이 좋아지는 단어들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분 좋아지는 상상을 하고, 내가 이루고 싶은 꿈들이 마치 이루어진 것처럼 마음먹기로 했다. 내가 원하는 미래의 것들을 메모하며 적기 시작했고, 소망 없던 내가 마치 그러한 꿈들이 이루어진 것처럼 행동하기 시작했다. (사실, 이거는 잘 안되지만 안될수록 머리를 내저으며 다시 마인드 세팅을 하곤 한다)
잘 될 거야, 풍요롭다, 감사하다, 기쁘다, 축하해, 사랑해, 000이 되었으면 좋겠다, 행복해 등의 긍정적인 생각을 계속 반복하고 말로 중얼거린다. 책에서 말하듯 정말 나는 내 온 정신을 집중하고 마음을 다해서 소원하고 있다. 언젠가 시간이 흘러 정말 그런 꿈들이 내 것이 되는 날이 온다면, 오늘 쓴 글을 꼭 다시 한번 찾아보고 싶다. ‘진짜 내 인생에 찾아온 시크릿이었네!’ 하면서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