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남쪽맑은물 Feb 07. 2024

귀향

데이지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 그림/글, 김선애 옮김, 시공사)

  브라운 아저씨와 데이지(소)는 함께 살았어요. 데이지는 다른 세상이 궁금해 농장을 떠나고 싶었지요. 아저씨가 깜빡하고 울타리 문을 닫지 않은 날, 데이지는 농장을 떠났어요.

  시골길 이리저리 헤매다가 한 언덕바지에 다다르기도 고 그곳과 맞닿은 집들 지붕으로 올라가기도 요. 그리고 생각했답니다.

  "그래, 이게 바로 세상이라는 거야"라고.

  그런데 소가 지붕에 올라갔다는 소문은 금방 세상에 알려지고 텔레비전 뉴스에 나오면서 데이지는 유명해졌어요. 영화감독이 데이지를 영화배우로 만들고 싶어 했을 정도로 말입니다. 데이지가 다른 세상을 궁금했으므로 브라운 아저씨는 영화감독 제안을 거절할 수 없었어요.

  그 후, 데이지는 여러 편 영화에 출연하고 잡지 표지 모델이 되기도 하고 거품 비누 광고에도 나왔어요.  온갖 진수성찬 대접을 받으며 호화스러운 음식을 먹었지만,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재미가 없어졌어요. '싱싱한 잔디와 미나리아재비를 좀 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으니까요. 농장 생활이 그리워진 겁니다.

  데이지는 점점 야위어 갔어요. 수의사는 데이지가 향수병에 걸렸다고 진단했지요. 마음씨 착한 영화감독은 데이지가 슬퍼하는 것을 보고는 마지막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했어요.

그것은 '데이지, 집으로 돌아오다'라는 다큐멘터리입니다. 데이지가 양탄자 타고 하늘을 날아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이 담긴 영화가 데이지의 마지막 영화가 되었지요.


  데이지는 농장으로 돌아와 풀 향을 맡게 되자  무척 기뻤어요. 브라운 아저씨는 "네가 많이 보고 싶었단다."라고 말하며 데이지를 반겼지요. 데이지를 힘들게 하던 향수병은 풀 밭 향기를 맡으니 완전히 사라졌고요.

  브라운 아저씨와 데이지는 모험 가득한 날을 추억하며 잘 살고 있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마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