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폴리오 교체 대장정
2021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내가 프리랜서가 될 거라는 생각은 크게 해 본 적이 없었다.
이 말인 즉슨,
프리랜서가 되기 위해 체계적으로 준비를 해오지 않았다고도 말할 수 있다.
그런데 10월과 11월 사이에 나는 돌연 프리랜서의 삶을 살게 되었다.
이 일은 지금 생각해도 참, 묘하다.
생각지도 못한 길로 발을 들이는 그 순간은 아주 순간적이고 찰나였기 때문이다.
거슬러 올라가 그 때의 이야기를 해보자면,
그 당시 1년 반 정도를 다닌 스타트업에서 마케팅팀의 팀장 겸 실무 마케터로 일을 하고 있었다.
입사 할 당시만 해도 20명 내외의 소규모 인원으로 시작된 회사는 어느새 60명 정도의 규모가 되어 있었다.
AI 스타트업인지라 무엇보다도 개발자의 채용이 우선시데는 상황에서 처음으로 채용 마케팅이라는 것들을 하나 둘 하면서 나름대로의 성취감과 뿌듯함으로 일을 하던 시기였다.
그 전 직장은 정말로 B2B 마케팅, 기업 대상의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제품 세일즈에 초점을 둔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해왔었기 때문에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회사와 직무를 알리기 위해 가벼운 컨텐츠부터 딥한 기술 컨텐츠, 인터뷰, 사내 문화를 알리는 컨텐츠를 만드는 것들은 새로웠기 때문이다.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해 볼 수 있었고 자유도가 보장되어 있었기 때문에 즐겁게 진행을 했었다.
하지만 채용을 위한 마케팅과는 별개로 내 커리어에 대한 고민은 갈수록 커졌다.
당일에 급하게 요청이 들어오는 업무들이나, 업무 범위와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업무 분장 같은 것들이 늘어나며 점점 하는 일에 재미를 잃어갔다. 또, 당시 조직은 다양한 결정권자가 존재해 대표님의 컨펌을 받으며 진행했던 업무도 완성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일과 무관한 누군가의 의견으로 엎어지거나 딜레이 되는 일들이 많았다,
그런 일들이 몇개월 간 지속되면서 나는 여기서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에 대한 의문과 함꼐 이 곳에서
즐겁게 계속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렇게 시작된 커리어 고민과 함께 지난 기간동안 해왔던 것들을 천천히 포트폴리오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첫 이직을 할 때 준비했던 포트폴리오를 다시 보자, 한숨이 밀려왔다.
첫 회사 퇴사 당시에 포트폴리오 생각을 못해 이후에 부랴부랴 자료를 모아 만든 터라, 형편없는 수준이었다.
(거기다 디자인이라고 할 수 없는 극악의...PPT 수준이.. 참담했다)
두번째는 제대로 만들어 보리라, 하며 나름대로 칼을 갈며 회사를 다니는 틈틈이 포트폴리오를 채웠다.
그리하여 완성된 2020년도와 2021년도의 포트폴리오 변천사는 이러하다.
(내용을 다 가려서 많이 달라졌나? 싶을 수도 있을 것 같긴 하지만)
분량으로 따지면 약 2배 정도로 내용이 늘어났고 장표별로 내용도 빈약했던 것을 많이 채워나갔다.
나의 포트폴리오 한 켠을 채워주고 있는 브런치 역시 기존보다 조금 예쁜 이미지들과 캡쳐로 채웠 약 38장에 달하는 포트폴리오가 완성되었다.
처음 완성했을 당시에는 굉장히 만족했는데 이 글을 쓰면서 다시 보니… 또 엎어버리고 새롭게 만들고 싶은 욕구가 생기긴 하지만, 각설하고 2번째 버젼의 포트폴리오는
그렇게 38페이지에 달하는 포트폴리오가 완성이 됐고, 이걸 토대로 이직 준비를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걸 어쩌나. 이직을 준비하며 브런치와 각종 웹사이트를 순회하던 나는 어떤 글을 보게 된다.
https://brunch.co.kr/@yoonash/192
마케터 정혜윤님(애슐리님)이 작성한 이 글을 보는 순간, 노션! 답은 노션이구나!를 외치며
나는 겨우 끝마친 PPT 버젼의 포트폴리오를 두고 노션 포트폴리오의 지옥으로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