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프리랜서로써 가져야 할 마인드셋과 팁에 관하여
프리랜서 마케터가 일을 구하는 방법
아주 짧지만 나는 얼마 전 프리랜서 마케터에서 다시 직장인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사실 프리랜서 마케터가 되기 전까지만 해도 마케터가 프리랜서로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었다.
우연한 기회로 프리랜서 생활을 시작하면서, 이것이 가능하다는 것과 동시에 이를 지속하기 위해 끊임없이 일거리를 찾아야 했는데, 그 과정에서 알아낸 몇 가지가 있었다. 오늘은 5개월여간 프리랜서 마케터로 살며, 프리랜서로 살아남기 위해 터득한 몇 가지 방법과 그간의 이야기를 조금 적어볼까 한다.
비단 마케터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프리랜서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신의 신분과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 직장인일 때는 회사와 직함 같은 것들이 이를 대신해줬기 때문에 명함 한 장이나 소개 한 줄이면 끝날 일이었지만, 프리랜서로 일하는, 소속이 없는 이들이라면 이는 늘 난감한 상황을 초래한다. 그렇기 때문에 소속이 없을 때 나를 증명해 줄 것이 무엇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를 나는 아래와 같이 명명해 보았다.
아무래도 마케터라는 직업의 특성상 SNS와 친밀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렇기에 자신의 마케터의 영향력이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채널이 존재하는지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퍼스널 브랜딩을 해온 사람들이라면 사실 나의 글이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이미 그런 채널을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일감이 턱 하고 들어오지 않을까? 많은 팔로워를 지니고 있고, 채널을 이야기하면 "아, 그거!" 하고 알 정도라거나 업계에서 유명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거나 하는 사람들이라면, 어느 정도의 퍼스널 브랜딩이 진행되어 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만약, NO라면?
아마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해당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나 역시도 그랬다. 특출 나게 사이드 프로젝트를 해보지 않았다. 고작 지금 쓰고 있는 브런치 활동 정도일까?
이전에 잠깐 언급했던 노션으로 간단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봐도 좋을 것이고, Wix나 Weebly 등의 CMS 사이트를 통해 간단한 웹사이트로 만드는 것도 좋을 것이다. 나는 PDF 버젼과 노션 포트폴리오를 주로 이용했었는데, 중요한 것은 자신의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결과물들이 담겨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퍼포먼스 마케터였다면 집행한 광고로 어떤 퍼포먼스를 이끌어냈는지, 콘텐츠 마케터였다면 직접 작성했던 콘텐츠들을 보여줄 수 있는 포트폴리오라면 충분하리라 생각한다.
프리랜서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할 자료가 만들어졌다면 다음은 프리랜서들을 필요로 하는 클라이언트들을 찾는 것이다. 주변에 소문을 내고 인맥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만약 정말 아무것도 없다고 한다면,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해 클라이언트를 찾아보자.
워낙 요즘은 긱 워커들이 늘어난 시대라 그런지 프리랜서들이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들이 많이 늘었다. 나는 숨고(Soomgo)를 통해 첫 클라이언트를 만났는데, 그 외에도 원티드 긱스, 크몽, 콘텐타 2.0, 프리모아 등 다양한 플랫폼이 존재한다. 각 플랫폼은 굉장히 다른 특성들을 지니고 있고 클라이언트들의 스타일도 다른데, 내가 경험해 본 것을 토대로 플랫폼의 장/단점을 써보려고 한다.
원티드의 깔끔한 디자인과 UX를 활용하고 있어 직관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가입 후에 프로젝트 찾기를 탭을 누르면 등록되어 있는 전체 프로젝트가 뜨는데, 캡처처럼 직군/직무와 근무 형태, 스킬 등을 선택할 수 있고 드롭다운해보면 상세한 분류를 볼 수 있다.
원티드 긱스의 경우 매칭 매니저 시스템이 존재해서 마음에 드는 프로젝트에 지원을 하면, 이 매니저를 통해 진행과 관련한 연락이 오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중간에 클라이언트의 상황이나 중재가 필요한 경우가 생기면 의논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그리고 타 플랫폼에 비하면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 기업체들이 많다는 느낌이고, 직무가 구분되어 있는 만큼 필요로 하는 것이 디테일해서 프리랜서의 입장에서는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잘 분별해서 프로젝트에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프로젝트의 내용이 보증되어 있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나의 경우, 원티드 긱스에서 몇 가지 프로젝트를 찾아 미팅을 진행했었는데, 프리랜서가 아니라 계약직 마케터를 뽑으려고 하는 업체들을 만나기도 했었다. 그때 매니저를 통해 이야기를 해보자, 매니저 측에서도 그런 부분을 미리 확인하지 못했다, 클라이언트 측에서 상황의 특수성을 강조해서 어쩔 수 없었다.. 등의 답변을 받았었다. 결과적으로는 매칭까지는 매니저가 해주지만 프로젝트 진행과 관련한 자세한 방법은 기업과 직접 소통하면서 파악하는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최근 CF로도 자주 보이는 숨고라는 플랫폼이다. 여기는 개발이나 마케팅, 디자인 등의 기업에 필요한 활동들 외에도 개인들의 가벼운 의뢰부터 다양한 카테고리가 존재한다. 장점이라고 하자면 정말 쉽게 프로젝트를 등록하고 찾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경험한 바를 이야기해 보자면 프로젝트를 빠르게 진행하고 싶어 하는 (데드라인이 시급한) 클라이언트 혹은 개인들이 많이 이용한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숨고를 통해서 일을 진행할 때는 굉장히 계약도 그렇고 빠르게 이루어졌다.
보통은 내가 전문가로 등록을 하고 나면 등록한 분야에 대해 의뢰가 도착하는 것을 보내주고, 요청을 살펴본 후 괜찮은 프로젝트라는 생각이 들면 간단한 설명을 포함한 견적을 보낼 수 있는데 이때 숨고 캐시라는 것이 사용된다. 따라서 마음에 드는 의뢰 내용에 대한 회신을 보내기 위해서는 숨고 캐시를 충전해야 한다. 숨고 캐시가 책정되는 기준은 모르겠지만 900 캐시부터 2,500 캐시 등까지 다양하다. 정말 이용자가 많아서 다양한 의뢰들이 도착하기 때문에 비싼 가격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숨 고의 경우 의뢰 내용 자체가 굉장히 단편적으로 오기 때문에 견적을 보낸 후 답변이 도착하면 그때부터 의뢰 내용을 디테일하게 파악해야 한다.
또 하나, 개인 대 개인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처음 프리랜서를 하는 입장에서는 계약 과정부터 진행까지 신경 써야 할 것들이 굉장히 많다. 그렇기 때문에 숨고를 이용한다면 대면 미팅을 하고, 계약서를 잘 쓰는 것을 추천한다. (아마 계약서까지 쓰지 않고 빠르게 거래를 하게 될 수도 있다. )
전문적인 플랫폼보다는 다양한 카테고리의 숨은 전문가들과 개인을 연결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프리랜서 개개인의 역량(?)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는 플랫폼이었다.
크몽도 꽤나 많이 알려진 플랫폼이다. 사실 회사에 소속되어 있을 때 외주 인력을 구해야 할 때면 크몽을 많이 썼었는데, 정작 내가 프리랜서로 일을 할 때는 크몽을 많이 사용하진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크몽 같은 경우에는 카테고리를 클릭하면 다양한 분류가 나타나는데 썸네일부터 이미 전문적으로 크몽을 통해 일을 받고 있는 업체나 개인의 리스트가 공격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윗 캡처 참고)
굉장히 광고성 짙고 공격적인 메시지들이 많아서 나 같은 개인이 여기서 돋보이기란 쉽지 않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다. 아마 첫 진입 장벽이 다소 높은 것이 크몽의 단점이지 않을까 싶다. 크몽의 좋은 점은 자신이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단계별로 (스탠다드, 프리미엄, 디럭스)로 나누어 각각 다른 가격을 책정해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크몽은 인재 풀이 두텁고 넓은 만큼 단가 면에서도 경쟁력 있게 책정해야 클라이언트들에게 선택될 확률이 높다는 점도 어쩌면 첫 발을 내딛는 프리랜서들에게는 다소 어렵지 않을까 싶지만, 한 번 서비스 페이지를 잘 만들어 둔다면 그만큼 타율(?)이 좋지 않을까란 생각도 드는 플랫폼이다.
다음은 콘텐타 2.0이다. 콘텐타는 이름에서도 느껴지듯 콘텐츠 관련 플랫폼이다. 전현직 기자 및 마케터 등 다양한 직군들이 콘텐타에 등록하고 있는데, 기업체에서 필요한 콘텐츠들을 "주문"하면 여기에 작가들이 "지원"을 한 후에 콘텐츠를 납품하는 형식을 띄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이트는 일반 마케터보다는 콘텐츠에 강점을 두고 있는 프리랜서 혹은 마케터들에게 유용한 사이트라고 할 수 있다. 다소 구식의 UI로 이루어져 있으나, 오래된 사이트여서인지 많은 기업들에서 애용하고 있는 듯하다. ( 콘텐츠의 시대라서 그런가? )
가입 후 프로필을 작성해야 하는데, 이때 자신이 썼던 콘텐츠들 가운데 잘 쓴 콘텐츠들을 래퍼런스로 등록할 수 있고, 그 외에 자신의 분야를 지정할 수도 있다. 콘텐타를 이용하는 방식은 간단하다. 메뉴에서 주문 리스트를 클릭하면 클라이언트들이 의뢰한 콘텐츠 리스트들이 뜨고 마음에 드는 의뢰가 있으면, 지원하기를 클릭해 간단한 콘텐츠 개요를 작성해 지원할 수 있다.
다만 몇 번 사용한 바로는 의뢰 내용이 디테일하지 않다. 지원을 하고 5일 후에 콘텐츠를 등록해야 하는데, 의뢰 내용이 디테일하지 않아 글을 납품한 이후에 수정 요청을 꽤나 해오는 느낌이었다. 컨택은 플랫폼의 매니저와 하게 되는데 납품과 수정 이후 회신이나 비용 지불 등의 부분이 꽤 느리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원고 초고 등록 후 비용 지불까지 한 달 반 이상이 걸렸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런 부분이 아쉬웠다.
아마 잘 이용한다면 정말 잘 이용할 수 있는 사이트라는 생각은 들지만 제작자로 채택이 되는 것도 기준이 따로 존재하지 않아서, 앞으로는 잘 사용하지 않을 것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주문 리스트를 보면 유수의 기업들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는 좋을지도. 콘텐츠 제작에 강점이 있다면 추천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싶은 곳은 폴인이다. 폴인 역시 콘텐츠에 강점이 있는 플랫폼인데 이곳은 프리랜서를 위한 플랫폼이라기 보단, 콘텐츠에 강점이 있는 프리랜서라면 객원 에디터에 지원해볼 곳을 추천해보고자 하는 마음에 포함해 보았다.
다양한 분야의 객원 에디터를 모집하고 있는데, 나는 지원은 했지만 아직까지 이곳에서 의뢰를 받은 적은 없다. 혹시나 콘텐츠 제작에 강점을 갖고 있는 분들이라면 이용해봐도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오늘은 이렇게 프리랜서 마케터를 처음 시작한 사람들에게 클라이언트와 프로젝트를 찾을 수 있는 플랫폼을 소개해 보았다. 나 역시 생각지도 못한 프리랜서 생활을 하게 되며 끊임없이 프로젝트를 찾기 위해 여러 가지를 활용했는데, 이런 것들을 이용해서 많은 마케터들이 자신에게 맞는 일들을 찾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오지랖에 말을 보태어 보자면, 처음 프리랜서로 일을 할 때 이 부분들은 꼭 함께 생각을 해보시라고 말하고 싶다.
1. 조급해하지 않기. 하지만 일은 할 수 있을 때 많이 하기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불확실한 생활에 나 역시도 정해진 기간이 끝나갈 때쯤이 되면 조급한 마음에 여기저기 고개를 기웃거렸다. 하지만 시즌을 타는 일들도 있고, 프로젝트가 한꺼번에 많이 올라오는 시기도 있다. 그래서 혼자서 생각한 것은, 조급해하지는 않되 할 수 있을 때 많은 일들을 잡아두면 좋다!라는 다소 모순되는 생각을 하게 됐다. 무리를 하지 않는 선에서, 일을 잡아두고 보자. 알다시피 프리랜서의 매력은 바로 그것이 아니겠는가(!)
2. 내키지 않는 일은 하지 않기
사실 첫 번째로 이야기했던 것보다도 훨씬 중요한 부분인 것 같은데, 일부는 일맥상통하기도 한다. 마음이 급해지면 내키지 않는 일이지만 망설여지는 순간이 꼭 온다. 나의 경우, 업무 리스트를 만들어두지 않고 시간제로 계약을 하자는 "계약직"과 다름없는 제안이 그것이었다. 6개월 단위로 내 시간을 사고 싶다, 라는 식의 말이었는데 생각해보면 월급보다도 못한 수준의 금액으로, 무슨 일을 어느 정도의 강도로 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전혀 프리 하지 않은 프리랜서의 제안이었다. 그런데도 당장 일이 끊어질 듯 보이니 그거라도 해야 하나? 고민을 했다. 여러 가지를 따져봐도 내키지 않아서 거절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정말 거절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프리랜서의 매력은 바로 내가 하고 싶을 때 일하고 하기 싫은 선택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그러니 내키지 않는다면, 하지 말자!
3. 영역 확장에 대해 열린 마인드가 필요하다는 것
프리랜서로 일을 하게 되면 내가 그동안 경험해 온 분야나 업종과는 전혀 다른 일을 하게 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내가 해왔던 분야의 일만 하겠다고 고집한다면? 당연히 선택의 폭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 해보지 않은 일은 당연히 두렵지만,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나는 마케터라는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라는 마인드를 갖기 위해 노력했다. 새로운 업종이어도 방법론은 동일하다는 생각으로 하면 되지~ 하는 마인드로 일을 했는데, 이 역시 꼭 필요한 마인드가 아닐까 싶다.
4. 프리랜서가 되기 전, 회사의 복지 제도나 4대 보험, 대출 등의 상황을 고려할 것
그리고 마지막. 프리랜서로 일하기로 결심하기 전에 꼭 여러 가지 상황을 따져보라는 것!
이 부분은 일을 하면서 많이 느낀 부분이었는데, 처음에 프리랜서로 일을 할 때는 보수가 월급의 10%에서 많게는 40% 이상까지도 더 받으면서 시간적인 여유까지 가지면서 일을 할 수 있었다. 이런 좋은 걸 왜 이때까지 안 했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무소속의 서러움은 이어졌다.
무소속 프리랜서는 회사와 나누어 내던 각종 4대 보험과 관련된 비용 처리를 스스로 해야 하며, 소소하게 (혹은 많이) 누리던 복지 제도를 기대할 수 없다. 거기다 신용카드를 만드는 것부터 대출까지 "신용"이 필요한 순간에 내 신용을 입증하기 위해 이전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이 같은 것들은 정말 생각지도 못한 부분이었다. 그러니 혹 선택을 망설이고 있다면 이런 부분은 꼭 같이 따져보고 고민을 해보는 것이 좋겠다. 경험하고서야 알게 된 새로운 사실이었다.
약 5개월 간의 프리랜서 생활을 통해 얻었던 것들을 정리해 보았는데, 누군가에게 이 글이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지 못한 5개월이었기에 여전히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지만, 차차 이어가도록 해야겠다. 오늘은 여기에서 마무리!
<지난 글>
[ 1편. 우연하게, 나는 프리랜서가 되었다. ]
[ 2편. 이직을 결심한 마케터, 포트폴리오의 늪에 빠지다. ]
[ 3편. 프리랜서와 계약직은 다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