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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달 Apr 26. 2024

반려동물 간식이 타고 있어요


'패드 다 떨어져 가는데 펫마트 들러 간식도 좀 사 올까?'


입사 십 년 차 아톰 대리는 우리 회사 터줏대감이자 상전이다. 얼마 전까진 사장님도 못 알아보고 눈치 없이 짖더니 십 년 만에 눈치라는 게 생겼는지, 더 이상 안 짖고 조용히 자리를 지킨다.


 반려동물한테 별로 관심이 없던 나의 자가용엔 어느새 반려견뿐만 아니라 길냥이들을 위한 간식이 한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먹기 편한 추르부터 영양 만점 간식까지. 입맛 까다로운 대리님 덕분에 우린 다양한 간식과 사료를 사서 견상궁 앞에 갖다 바쳤고, 똑같은 걸 한 달 이상 먹으면 지겨워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지난번에 샘플로 주신 고구마 잘 먹던데요?"

"그걸로 드릴까요?"


자주 방문해서 그런지 용품을 많이 구입하면 한 번씩 맛보라며 간식을 챙겨주시는 사장님이다. 오늘은 오리와 호박이 들어간 간식을 서비스로 받았다.


노안 때문에 대소변을 잘 못 가리지만, 먹기 싫은 음식을 갖다 주면 고개를 홱 돌리며 도망가기 바쁘지만, 아프지 말고 지금처럼 건강하게 우리 곁에 머물길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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