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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달 Aug 23. 2024

 마음에 힘을 주는 사람을 가졌는가


어느 주말 저녁, 답답한 마음을 해소하려고 혼자 바닷가를 찾은 적이 있다. 천천히 모래밭을 걷는데 주위엔 온통 가족이나 연인 밖에 없었다. 그날의 쓸쓸함 때문에 한동안 주말에는 사람 많은 곳을 피해 다녔다.


톨스토이 잠언집 <마음에 힘을 주는 사람을 가졌는가>를 본 순간, 내게 힘을 주는 사람을 떠올려보았다. 사람 때문에 상처받고 한껏 웅크리고 있던 나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존재는 오랜 친구밖에 없었다.


지금 내 곁엔 마음에 힘을 주는 사람이 전보다 많아졌지만, 한편으론 영혼을 갉아먹는 사람도 생겼다. 


"범람체 그 자체에 대해서도 거부감이 크지만, 특히 범람체와 인간이 결합된 형태에 대해 유독 본능적인 거부감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저 늪인들에 대해서요."


-김초엽, <파견자들> 205쪽


김초엽의 소설에는 '범람체'라는 이질적인 존재가 등장한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고향에 내려온 뒤에도 이방인처럼 떠도는 내 모습을 투영해 보게 되었다. 평범해 보이지만 내면에 숨어 있는 야성 혹은 타자성이 자꾸만 세상과 불협화음을 일으키는 건 아닐까. 그래서 날 응원해 주는 사람들이 더욱 가치 있게 느껴지는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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