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행동이란 자신에게 주어진 의무를 다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절대로 습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언제나 새롭게, 그리고 본질적으로 인간의 영혼에서 우러나는 것이어야 한다.
-칸트
칸트는 의지에 주어지는 모든 명령을 두 가지 종류, 즉 가언적인 것과 정언적인 것으로 구별한다. 가언적 명령이 '가능한 행위의 실천적 필연성을 다른 사람들이 의욕하는 어떤 다른 곳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표상하는 것'이라면, 정언적 명령은 '한 행위를 그 자체로서, 어떤 다른 목적과 관계없이, 객관적-필연적인 것으로 표상하는 명령'이다. 쉽게 말해 가언적 명령이 타자의 요구에 의한 것이라면, 정언적 명령은 그 자체로 정당성을 가지는 것이다.
칸트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우리는 세 살이 넘으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어느 정도 구분할 줄 안다. 친구를 이유 없이 괴롭혀서는 안 되고, 도로교통법을 준수해야 하며, 쓰레기를 길바닥에 함부로 버리면 안 된다. 그걸 규제하기 위해 법이나 규율이 존재한다.
'단일민족'이라는 특성이 아니더라도 우리 사회는 자신과는 다른 존재에 대한 편견이나 두려움이 유독 심한 것 같다. 사람마다 타고난 환경이나 성향이 다른데도 상식 혹은 도덕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며 평준화시키려고 애쓴다. 하지만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평균은 실종된 지 오래되었다.
그렇다면 인간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좀처럼 외면하기 힘든 욕구가 대표적이다. 배고프면 허기를 채우려 하고, 좋아하는 사람을 만지고 싶고, 직장에선 상사의 인정을 받으려는 욕구 등.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을 보면 연민을 느끼거나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보편적인 정서가 아닐까.
평온함과 겸손함은 이기심과 자만심만으로는 결코 얻을 수 있는 기쁨을 선사한다. 모욕을 당하더라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그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모욕을 당해 누군가에게 적의가 생길 때는 그 사람 안에도 영혼이 살고 있음을 기억하라.
-톨스토이
살다 보면 누군가로부터 모욕을 당하기 마련이다. 그때마다 분노를 표출하거나 앙갚음을 하게 된다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될까? 톨스토이는 모욕을 준 사람한테도 영혼이 있다는 걸 기억하라고 했다. 도대체 그런 사람한테 어떤 영혼이 있다는 걸까? 상대를 깎아내리면서 자신의 우위를 드러내려는 유치한 영혼? 아니면 못생긴 영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