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을 한다는 것은 관조, 성찰, 소통과 같은 합당한 태도로 어떤 사안의 이치를 따지고 이유를 헤아려 보는 탐구방식을 통해 인간이 품는 근원적인 의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보고자 하는 과정이다.
-백상경제연구원, <교실 밖 인문학 콘서트>
시대는 계속 변하기 마련이고 유행도 돌고 돈다. 그 과정에서 마냥 휩쓸려가지 않으려면 '철학하는 삶'이 절실하다. 인간의 근원뿐만 아니라 개인과 사회의 관계, 그리고 그 속에서 어떻게 사유하고 행동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에서부터 진정한 삶과 행복이 시작되는 건 아닐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내가 해야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위의 세 가지 질문을 본 순간, 그동안 삶의 우선순위가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야만 하는 일이 최우선이었고, 하고 싶은 것은 뒤로 밀려날 때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난 도대체 무엇을 위해 사는 걸까?'라는 회의가 들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에 집중하다 보니 인생의 우선순위가 자연스레 정해졌을 뿐만 아니라, 나를 괴롭히는 잡념도 차츰 사라져 갔다.
브런치 스토리에 '손가락 까닥하긴 싫지만 글은 쓰고 싶어'라는 제목의 글을 연재한 적이 있다.
갑작스러운 폭우와 번개, 그리고 각자 짊어진 삶의 무게. 그러나 잠시라도 쉬어갈 수 있는 여유와 공간,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을 보면서 사람 마음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귀가해서 씻고 나니 손도 까딱하기 싫지만, 그래도 글은 쓰고 싶은 걸 보니 어쩔 수 없는 글쟁이인가 보다.
남들은 어쩌다 겪는 번아웃 증후군을 주기적으로 앓고 있다. 그러다 보니 거기에 대처하는 요령도 생겼다. 일단 급한 일들만 대강 처리하고 최대한 빨리 소파에 눕는다. 음악을 낮게 틀고 최선을 다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면 배꼽시계가 울리지만 모른 척한다. 창밖으로 해가 저무는 풍경을 하염없이 쳐다보다 '심심한데 글이나 써 볼까?'라는 생각이 들면 그때야 슬슬 몸을 일으킨다.
현실과 비현실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철학하는 삶을 통해 진정한 자유의 숨결을 내뱉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