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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디터 솜 Oct 20. 2024

바쁜 아침에도 모닝루틴을 사수하는 이유는?

life style editing:morning routine




안녕하세요? 솜이입니다.


오늘은 드디어 아침 루틴을 정리하게 되었는데요. 예전에 간단히 모닝/나이트루틴을 소개했던 적이 있는데 사실 그때는 처음 시작하는 거라 그런지 욕심에 앞서 이것저것 많이 욱여넣었었거든요. 루티너리라는 어플을 사용했기 때문에 어플에 있는 루틴 중 좋아 보이는 게 있으면 일단 넣어 보기도 했고요. 그랬더니 루틴을 지키는데 각 1시간씩 걸리고, 슬슬 이런 소요가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중요도가 낮은 루틴은 자연스럽게 하나씩 누락되기 시작했고 지금은 필수적인 것만 남을 수 있게 되었는데요. 이 조합으로 지킨 지도 시간이 꽤 흘렀고 이제 완전히 정착된 것 같아 이렇게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글을 써 보려 합니다. 



또한 그 각각의 루틴이 제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초점을 맞춰서 소개하려고 해요. 중요한 건 행위 그 자체가 아니라 행위가 갖는 의미가 아닐까 해서요. 예를들어 저는 아침에 일어나서 꼭 커피를 마시지만 이건 잠을 깨는 게 목적이거든요. 내가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면 굳이 억지로 루틴에 넣을 필요는 없겠죠. 세수를 할 수도, 산책을 할 수도 있는 거니까요. 그러니 만약 루틴을 만들어 지킬 계획이라면 무조건 따라하기보다는 이 행위가 내게 어떤 의미가 있나, 아침 혹은 저녁에 왜 필요한가 곰곰이 생각해서 루틴을 구성하고 필요에 따라 가감하시면 될 것 같아요. 그럼 시작할게요.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커튼을 걷어서 빛이 들어오게 하고(요즘은 해가 늦게 떠서 깜깜하지만요) 차를 끓여요. 따뜻한 차를 마시기 때문에 여름에는 생략하는 루틴이랍니다. 차는 대부분 캐모마일을 마시고, 저녁에 끓여 두어요. 나이트루틴 중 차 마시기가 있는데 이때 심신 안정을 위해 캐모마일을 마시거든요? 한 번 끓인 차는 보온병에 넣어 두었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따라서 마십니다. 혹은 그때 끓일 때도 있고요.



 차나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는데 정수기가 없다면 티포트를 추천하는데요. 손쉽게 차를 끓일 수 있고 보온도 돼서 아주 애용하고 있답니다. 사실 바로 커피를 마셔도 되지만, 뭔가 커피를 마실 때와 차를 마실 때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눈을 뜨자마자 마시기에는 진하고 씁쓸한 커피보다 부드럽게 감도는 차가 더 좋다고 해야 하나. 그런 이유로 매일 아침을 향긋한 캐모마일로 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커피를 포기할 수는 없겠죠? 사실 커피는 잠을 깨기 위해 마시는 것도 있지만 습관적인 게 커요. 고등학생 때는 매일 자판기에서 믹스 커피를 뽑아 마시고 대학생이 된 후로는 카페를 잊지 않고 드나들었으니, 모닝 커피를 마신 지 벌써 10년도 훌쩍 지났다는 뜻인데요. 대학생 때는 지금처럼 1000~2000원짜리 저가 아메리카노를 파는 곳이 없었기 때문에 당시의 용돈을 쪼개고 쪼개서 사 먹었거든요. 돈이 부족하면 점심은 컵라면을 먹는 한이 있더라도 커피만은 사수했죠. 




모닝커피는 제게 그런 의미예요. 안 마신다고 해서 잠이 안 깨지는 않지만(사실 그런 적이 없어서 깨는지 안 깨는지도 모르겠지만) 아침에 꼭 마셔야하는 것.






뜨거운 차를 테이블에 올려두고 식는 동안 전신 스트레칭을 해요. 스트레칭 역시 몇 년째 같은 영상을 보고 있는데요, 다노의 <눈 뜨자마자 스트레칭>이에요. 아침에 따라하기 부담이 적기도 하고 전신을 골고루 풀어 주거든요. 아, 이 스트레칭도 정말 오래 했네요. 예전에 다노에서 일했기 때문에 왠지 모를 친근감이 느껴져 지속하는 것일 수도 있어요. 동작 구성도 그렇지만 영상 퀄리티나 내래이션도 마음에 들고요. 잠이 안 깰 때는 차나 커피를 마시기 전에 스트레칭부터 하기도 해요. 눈을 뜨면 일단 바닥에 내려가서 눕고, 스트레칭 영상을 켜요. 그럼 지시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몸을 움직이게 되는데요. 이제는 완전한 습관이 되어서 딱히 귀찮다는 생각도 안 드는 것 같네요? 





스트레칭이 끝나면 바로 폼롤러를 해요. 자는 동안 어찌나 몸이 굳는 건지, 고작 10분짜리 스트레칭으로는 삐걱대는 몸을 풀기에 무리가 있더라고요. 가장 뻐근한 목과 어깨는 반드시 폼롤러로, 공들여 풀어 주고 다음에는 허리를 풀고 마무리해요. 이렇게만 해도 잠이 깨고 몸도 시원해진답니다.







아침에는 명상에 집중이 잘 안 되더라고요. 생각을 비우는 데는 주로 저녁에 하는 명상이 큰 역할을 하고요. 하지만 아침에 느끼는 고요함이 좋고 명상 가이드를 들으며 오늘 하루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해 매일 하고 있어요. 이때도 역시 같은 영상을 틀어 두는데요, 에일린의 5분짜리 아침 명상 가이드를 틀어요. 오늘은 오늘대로 소중하니 잊지 말고 잘 살자, 대충 이런 내용의 가이드가 나오는데 그걸 가만히 듣다 보면 새로운 하루가 시작됐다는 걸 실감할 수 있거든요. 







또한 호흡에 집중하다 보면 신기하게 술렁이는지도 몰랐던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고 머리도 약간 맑아지는 느낌이에요. 나 혼자만 존재하는 이 시간이 선명하면서 고요하게 와닿는다고 해야 하나요. 오롯하게 내 의지로 만들어낸 아침 시간을 만끽하기에 명상만한 게 없더라고요.







독서는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을 때만 해요. 요즘은 출근 준비를 하기 1시간 30분~2시간 전에 기상하기 때문에 꽤 여유로워서 독서를빼먹지 않고 있네요. 소파나 침대 근처에 항상 책을 여러 권 두는데요, 그때 그때 읽고 싶은 책을 골라서 읽어요. 소설이 될 때도 있고 산문집이 될 때도 있고. 밀리의 서재에서 그때 끌리는 책을 골라 읽기도 해요. 





최근에는 <에디토리얼 씽킹> 이라는 책을 열심히 읽고 있는데요. 잘 읽다가 잃어버려서 한동안 다른 책을 보고 있었는데, 어제 집 정리를 하다가 찾았지 뭐예요. 그래서 오늘부터 다시 읽는 중이랍니다. 아침에는 머리가 정말 맑아서 웬만하면 읽고 쓰는 행위를 하려고 해요. 집중력도 생산성도 최상이거든요. 같은 글을 읽어도 뇌가 흡수하는 게 달라요. 반면 밤에는 낡고 지쳐서 그런가 뭘 해도 집중이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할 일이 있으면 일찍 자고 다음날 새벽에 하는 편이랍니다. 독서 대신 공부가 될 때도 있겠죠.






일기와 쓰기를 구분하는 이유는 일기는 이제 제게 '쓴다'는 행위가 아닌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에요. 숨을 쉬는 것처럼 당연하다고 해야 하나요. 초등학생 때 6공 다이어리로 시작해서 그 뒤로 꾸준하게 일기를 써 왔거든요. 물론 스킵하는 나날도 많았죠. 하지만 곧 다시 쓰기 시작했고 꾸준하게 차곡차곡 기록을 쌓아왔습니다. 대충 몇 글자 휘갈긴 게 아니라 내 생각을 쓰고 정리하는 말하자면 본격적인 일기(제 기준)의 형식을 갖추기 시작한 건 3~4년 정도 된 것 같은데요. 몰스킨 노트 하나를 빼곡하게 채운 적이 있거든요.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일기를 써서 채운 것이었는데, 이때는 매일 쓰는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 적을 말이 없는 날도 억지로 일기장을 펴고 책상 앞에 앉았어요. 귀찮아도 썼고요. 





그렇게 했더니 지금은 완전한 습관이 되어서 눈을 떠서 혹은 눈을 감기 전에 무엇이든 적고 있습니다. 감정의 배설구가 될 때도 있고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는 수단이 될 때도 있고 혹은 그냥 아무 말이나 적을 때도 있어요. 무슨 일이 있는 게 아니라면 다시 볼 일이 없는 내용도 참 많고요. 솔직히 말하자면, 계획했던 것을 계속해서 미룰 때나 같은 고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맴돌기만 할 때 일기장을 보면 제가 한심하기도 해요. 한 달 전에도 이 고민을 했으면서 지금도 여전하네. 나는 변한 게 없구나, 이럴 거면 일기에 다짐은 왜 적은 거지, 하면서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쏜쌀같이 흘러가는 하루를 붙잡아 두고 스쳐가는 일상에 의미를 부여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 이것뿐이라. 여전히 씁니다.





반면 일기와 구분되는 '쓰기'는 고도의 집중력과 사고가 필요한 행위인데요. 어떤 주제에 대해 글을 쓰거나 책을 읽고 떠오르는 생각을 정리하거나, 그런 글쓰기를 일컬어요. 머리를 많이 써야 해요. 이렇게 한번 글을 쓰고 나면 진이 빠지기도 하고요. 하지만 머릿속에 둥둥 떠다니는 생각을 한 주제로 엮고 연어로 표현하고 나만의 사전을 뒤져 단어를 고르고 손끝에서 문장을 탄생시키는 일은 언제나 재미있기 때문에, 또한 이러한 습관이 글쓰기 실력을 향상시켜 준다고, 사람은 표현할 수 있는 만큼 사고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끊임없이 쓰고 있어요. 사실 이건 뒤늦게 가져다 붙인 이유일지도 모르죠. 원초적인 이유는 단지 '쓰고 싶기 때문에' 이니까요. 일기든 뭐든 안 쓰면 안 되는 그런 느낌?









저는 원래 어렸을 때부터 아침을 챙겨 먹었는데요. 집에 살 땐 엄마가 차려 주시는 거니, 당시엔 감사함도 모르고 열심히 먹었지만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곤란을 겪게 됐어요. 나는 이미 아침을 안 먹으면 살 수 없는 몸이 되었는데. 당이 떨어져서 머리가 어지럽고 배가 고파 죽겠는데... 아침을 따로 챙겨 먹는 게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무슨 쉐이크부터 냉동 주먹밥, 오트밀 등등을 거쳐 요거트에 정착한 지는 꽤 되었어요. 요거트에 그레놀라와 견과류, 과일을 약간씩 넣어 먹으면 든든하고 좋더라고요. 그런데 이것도 한두 번이지 아니 일이 년이지 진짜 몇 년을 내리 먹으니까 질려서 손도 대기 싫더라고요. 그 뒤로는 뭐... 빵도 먹었고 한창 살이 찌는 시기라 식욕이 왕성할 때여서 해비한 음식도 많이 먹었습니다. 그러다 다이어트를 하면서 아침을 끊었어요. 처음에는 완전히 끊기 힘들어서 현미주먹밥을 하나씩 데워 먹엇고 나중에는 아예 안 먹었죠. 신기한 게 몇 달 안 먹으니까 또 적응이 되어서 괜찮더라고요.




그러다 다이어트가 끝나고, 회사 가는 길에 있는 빵집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기 시작하면서 다시 아침을 먹기 시작했는데요. 매일 빵을 사 먹거나 점심을 일찍 먹거나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버티다 점심을 잔뜩 먹기를 반복한 지 2~3주쯤 되었을까. 차라리 집에서 건강하게 먹고 나오자, 싶어 최근에 만든 루틴이에요.




예전부터 사과를 아침으로 먹고 싶었는데 비싸서 못 먹었거든요. 그러다 사과 값이 떨어지며 드디어! 그렇게 궁금했던 사과와 땅콩버터 조합을 아침으로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땅콩버터는 무첨가, 무설탕 100% 땅콩 스프레드로 다른 첨가물은 없지만 땅콩 자체에 지방이 많기 때문에 하루에 한 티스푼 정도만 먹는 게 좋다고 해요. 이게 담백하고 고소하면서도 사과랑 조합이 은근히 좋아요. 작은 사과 반 개에 땅콩 스프레드 한 스푼, 무설탕 치아바타 한두 조각을 같이 먹으면 딱이랍니다. 치아바타는 동네 빵집에서 사서 썰어둔 뒤 얼리거든요. 아침에 꺼내서 에어프라이어에 돌려 먹으면 바삭하니 맛있어요. 어제는 동네 과일 가게에서 샤인머스캣을 한 송이에 3천원에 팔길래 사 와 곁들였는데요, 역시 맛있답니다. 아침을 굳이, 건강하게 챙겨 먹는 건 상징적인 의미가 큰 것 같아요. 오늘 하루도 건강하게 잘 살아 보자는 그런 거요. 








이렇게 하면 제 모닝 루틴이 끝나요. 생각보다 별거 없으면서 생각보다 길죠. 모닝 루틴도 중요하지만 저한테 더욱 중요한 건 잠인데요, 8시간은 꼭 자기 때문에(요즘은 잠이 늘어서 9시간도 자네요) 출근 전에 이걸 모두 하려면 게다가 잠까지 부족하지 않게 자려면 반드시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한답니다. 그리고 이렇게 일찍 자고 다음날 아침 좋은 컨디션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게 정말, 너무, 너무, 좋고 제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 되어서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숙면을 방해하는 것들 그러니까 야식이나 술, 스마트폰 보기 같은 건 안 하게 되더라고요. 가끔은 즐기기도 하지만요. 



이런 루틴을 지키는 게 삶에서 우선 순위로 자리 잡았고 이렇게 우선 순위가 생기니 어떤 것을 결정하고 선택할 때 단단한 기준이 세워져서 편하기도 하고 좋아요. 유혹에 더 단호하게 맞설 수 있게 되었다고 해야 하나요. 처음에는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 루틴을 지켰거든요. 저는 정신을 차리고 건강하게 살다가도 2주쯤 지나면 다시 원래의 패턴으로 돌아가더라고요. 오랜 기간 프리랜서로 살았기 때문에 불규칙의 삶에 더 익숙하기도 했고요. 



늦게 자면서 잠이 부족해지면 의지력이 떨어지고 사람이 예민해져요. 쉽게 짜증을 내고 해야할 일을 미루게 되죠. 이는 또 스트레스가 되고. 피로감은 자극적인 음식을 당기게 만들고. 생산적인 일을 할 기력이 없어 스마트폰처럼 쉽게 도파민을 주는 것에 중독되죠. 자극에 익숙해지면 평범한 일상을 견디지 못하고요. 이렇듯 모든 것은 맞물려서 함께 돌아가더라고요. 의지력이 약한 저는 하나가 흔들리면 도미노처럼 모든 게 우르르 무너졌고요. 이게 싫어서 루틴을 지키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재미로, 좋아 보여서, 루틴을 시작했는데 지키다 보니까 다른 길로 빠지는 일이 줄어들더라고요. 일주일이면 원상태로 복귀되던 건강한 일상이 이 주, 삼 주가 지나도 유지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이를 위해 루틴을 유지했어요.



지금은 의미가 조금 달라졌어요. 루틴이 없다고 해서 불규칙하고 불건강한 삶으로 돌아갈 것 같지는 않거든요. 다만 하루 중에서 내가 온전하게 떼어 놓을 수 있는 시간이고, 좋아하는 것들로 골라 채울 수 있는 시간이 되었기 때문에 어찌 보면 더 소중해졌다고 할 수 있겠네요. 예전에는 필요에 의해 했다면 지금은 하고 싶어서 하는 게 됐달까요.어쨌든 소중하다는 것은 변함이 없죠. 




그럼 모닝루틴 글은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조만간 나이트루틴도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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