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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 Bin Feb 01. 2022

결정 앞에서 눈을 질끈 감는 당신에게 전하는 노하우

구루들의 노하우를 모아 모아 

나는 내가 생각해도 모순적인 의사결정들을 한다. 카페에서 플랫 화이트와 라테 사이에서 하염없이 고민하면서, 삶에서 중요한 결정들(결혼, 진로 및 직장 등)에 대해서는 다소 거침없는 결론을 내어 주변 사람들을 꽤나 당황시킨다. 


예전에는 다양한 선택지가 있을 때마다 Pro/Con 노트도 써보고, 자연 속을 사색하며 떠오른 직감대로 판단하기도 해 보고, 다 됐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한다 식으로도 결정해봤는데, 최근에는 내 의사결정의 퀄리티가 이대로 괜찮은가 싶은 순간들이 잦아졌다. 그래서 좋은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한 다양한 사람들의 노하우를 찾아봤다. 그중 내게 도움이 되었던 것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1. 결정을 내리기 전의 마음을 다르게 먹어보자 

(레퍼런스: 법륜스님과 정신과 의사 선생님들) 

결정 그 자체보다도, 결정을 내리기 전의 마음가짐의 중요성에 대해 조언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내가 이해득실을 한 번에 판단하지 못할 만큼 비등비등한 문제라면, 결국 어떤 결정을 하느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모든 결정에는 얻는 것과 잃을 것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내가 이 결정에 책임을 지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결정으로 인한 실패는 모조리 피해 가고 싶고 이익만 보려고 하는 마음이 결정을 어렵게 만든다. 


완벽주의 성향이 강하거나, 의존적인 성향이 강한 사람들이 특히 결정을 내리는 것 자체를 어렵게 생각한다고 한다. 하지만 두 가지 모두 필요한 순간에는 의사결정을 미루다가, 오히려려 진짜 중요한 순간에 충동적인 선택을 하게끔 할 수 있으니 작은 결정부터 주저 없이 팍팍- 해보는 습관이 중요하다.


  

2. 후회 최소화 프레임워크

(레퍼런스: 제프 베조스

혹시 이것도 중요하고 저것도 중요해서 아무 결정도 못하는 타입인가(그렇다면 당신은 나다). 모든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결국 중요한 것이 뭔지 모른다는 뜻이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실험을 통해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 나선다. 그중 제프 베조스의 의사 결정 프레임워크가 심플하고 파워풀하다고 생각하여 소개해보려 한다. '후회 최소화 프레임워크'라고도 불리는데, 자신이 80대가 되어 인생을 바라볼 때 후회할 일들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이다. 



3. 결정은 내기(betting)처럼 

(레퍼런스: Annie Duke / <결정, 흔들리지 않고 마음먹은 대로> 저자, 의사결정 전문가, 프로 포커 선수) 

아무리 베조스의 방식이 좋아 보여도 우리가 '이건 내 후회를 100% 최소화할 수 있는 선택이야!'라고 너무 우렁차게 외치며 선택을 한다면 잘못된 의사결정일 수 있다. 우리는 선택을 할 때 그 선택지에 나의 이상을 끼워 맞추는 식으로 사고하고, 확신에 차서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세상은 불확실하고 그 누구도 정확히 예측하기 힘들다. 의사결정 전문가인 애니 듀크는 '베팅하는 마음'으로 결정하라고 조언한다. 모든 것을 확신을 가지고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리스크를 충분히 이해하면서 확률 게임이라 생각하고 접근하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리스크를 충분히 파악한 후, '확실해!'라고 말하는 대신, '0-10 스케일 중 얼마만큼 확실해!'라고 자신의 확신의 정도를 체크하여 말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뒤에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며 의사결정을 수정해나가야 한다. 

음.. 매번 '0-10 스케일 중 7만큼 확실해!'라는 식으로 얘기하면 친구가 없어질 수 있다. 이건 9만큼 확실하다. 



4. 주어진 옵션 안에 갇혀서 생각하지 않기

(레퍼런스: Matthew Confer/ Vice President of Strategy at Abilitie)

A, B라는 선택지가 있을 때 바로 그 선택지에만 골몰하면서 둘 중 무엇이 최선일지 고민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매튜 콘퍼는 '바로 해결책으로 들어가지 말고, 그 제약에 맞서는 것(challenge the constrains)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예시로 스탠퍼드 MBA의 한 창의성 수업 사례를 든다. 이 수업에서는 교수가 5달러를 나누어주고 일주일 후에 어떻게 돈을 벌었는지 PPT로 발표하라고 한다. 학생들이 5달러를 어떻게 쓸지 머리를 싸매었는데 1등을 한 팀은 5달러는 아예 사용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시선을 스탠퍼드 MBA로 돌려, MBA 학생들에게 광고를 해 줄 테니 광고비를 달라는 아이디어로 1000달러를 벌었다. 만약 의사결정이 어려울 때 먼저 내가 가지고 있는 옵션 이외의 것들은 없는지, 제약을 깰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찾아보는 것이 더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한다. 


+ ted 강연에서 매튜가 좋은 의사결정을 위해 하나 더 강조한 개념이 있는데 바로 'pre-mortem(사전 부검)'이다.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 그냥 뛰어들어서 사후에 열심히 분석하는 데에 시간을 쓰기보다는, 미리 실패를 상상하여 위험을 예측하고 방지해보자는 것이다. 

@ImpactWales, twitter


5. 'Whole Body Yes' 프로세스 

(레퍼런스: Tim Ferriss

개인적으로 팀 페리스의 <나는 4시간만 일한다> 책을 매우 재밌게 읽었던지라 그의 의사결정 프로세스가 궁금했는데, 영상으로 직접 소개한 것이 있어 요약해보았다. 크게 3단계인데, 3번째가 'whole body yes' 프로세스로 팀 페리스만의 특징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이다. 


1) 바꿀 수 있는 의사결정은 최대한 빠르게 하자.

예를 들어 에어비앤비 예약하기나 환불이 가능한 또는 다음에 또 사면되는 상품을 구매하는 경우. 그 케이스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들이는 것 자체가 전체 효율을 떨어뜨린다. 


2) Risk/Benefit chart를 써보자. 

별 것은 아니고, 최악의 시나리오일 때를 'Risk'란에 적고 최고의 시나리오일 때를 'Benefit'란에 적어보는 것이다. 만약 최악의 시나리오일 때가 그래도 어느 정도 범위가 정해져 있다면, 최소한의 리스크가 파악이 되는 것이니 의사결정을 할 때 유용하다. 


3) Whole Body Yes 

약간 직감/ 통찰에 의한 의사결정 싫어하시는 분들은 안 맞을 수도 있음

나의 신체 중 세 가지 부위를 꼽는데, 주로 머리, 가슴, 배 (원문에서는 gut, 즉 창자..이지만 배 정도로 의역했다)를 꼽으면 된다. 이 세 부위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는 것에 대해 'yes 시그널'을 보내야만 진짜 통과시키는 것이다. 과연 그 yes 시그널이 무엇이냐.. 팀 페리스는 오히려 no 시그널의 대표적인 증상을 말해준다. 그 부위가 수축이 되는 느낌이 들거나 무언가 불편한 느낌이 드는 것이 바로 no 시그널이다. 

2번 차트에서 이미 좋다고 판단한 결정이라도, 3번의 whole body yes 프로세스에서 부위 중 한 부위라도 느낌이 좋지 않으면 거른다고 한다. 삶을 살면서 이런 의사결정이 들어맞는 경우가 많았다고. 


단, 팀은 어떠한 분석이나 충분한 고민 없이 '직감'만을 밀어붙이는 것은 'bullsh*t'이라고 생각한다고도 덧붙인다. 즉 어떤 것을 추진하기 위한 프로세스라기보다는 마지막 순간에 거르기 위한 프로세스로 생각해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여기까지 나보다 훨씬 다양한 의사결정을 효과적으로 해 본 사람들의 조언을 정리해봤다. 의사결정을 치열하게 하는 것은 좋지만 사실 의사결정을 내리고 나서가 중요한 것 아니겠나. 결정 이후에도 또 너무 다양한 가짓수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가 충분히 생각할 만큼 했다면, 너무 세상 모든 짐을 다 진 것처럼 심각하게 고민하지 말고 떠나간 배에 대한 미련도 갖지 말자. 쿨허게 살자. 



Photo by Egor Myznik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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