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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자신에게 없는 것을 사랑하는 것이며 그것을 갈망하는 것이다. 사랑은 결핍에서 비롯된다."
"인간은 불멸할 수 없기에 불멸을 남기려 한다."
"사랑이란 본질적으로 불멸을 향한 열망이다."
— 플라톤, 향연(sympos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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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운 문이 옆으로 돌아서자 우리의 정면에 거대한 공간이 펼쳐졌다.
그 공간의 한가운데, 놀랍게도 우리가 머물던 집을 그대로 옮겨 놓은 세트장이 놓여 있었다. 거실과 주방, 소파와 냉장고가 세트장 위에 그대로 재현되어 있었다. 주방의 싱크대에는 우리가 캘리포니아로 오기 전 내가 마시고 찌그러뜨려 놓았던 캔 맥주가 그 자리에 그대로 놓여 있었다. 거실에선 릴 테이프가 돌고 있었다.
어둠 너머 그 옆 공간엔 크래시 앤 레코딩의 사무기기와 의자들이.
조금 떨어진 그 옆엔 스핀들 바에서 내가 의뢰인을 기다리던 때의 시간과 공간이 옮겨져 있었다.
be happy.
노란색 스마일 표시가 새겨진 머그잔에서 라이트 로스트 아메리카노의 김이 올라오고 있었다. Doors의 음악이 흘러나왔다.
People Are Strange.
"여기는 뭐죠?"
귀가 물었다.
“음... 글쎄. 여긴 꼭 잃어버린 것들의 극장 같군.”
내가 대답했다.
귀가 나를 올려 보며 물었다.
"잃어버린 것들이요?"
"그래. 사라지진 않았는데 어디에 뒀는진 모르게 된 것들.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나를 따라다니는 것들."
내가 말을 덧붙였다.
"혹은... 보이는 것보다 중요한 것들."
먼 공간에서 기차가 소음을 내며 다가왔다.
녹이 슨 철로가 놓인 기차역의 플랫폼에서 선로가 울리는 소리를 듣고 있는 나와 제이가 보였다. 바람이 불며 플랫폼 벽에 붙여진 광고지가 바스락거렸다. 나와 내가 눈이 마주쳤다.
"저건... 당신인가요?"
귀가 물었다.
"응. 아주 오래전. 내가 기억하려 하지 않던 나. 어쩌면 내가 되지 못한 나일지도."
"그녀가 제이겠군요."
"응. 맞아. 그녀가 제이야. 아님, 제이가 아니라고 해야 하나."
"그래요."
귀가 제이를 경계하듯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의 옆에서 돌고래가 신음하고 있었다.
귀가 말했다.
"이제 어쩌죠? 이곳까지 왔는데, 슈퍼 파워 거대 괴물 로봇은 보이지 않아요."
"일단."
내가 입술을 떼었다.
스핀들 바의 노래가 Taliking Heads의 Psycho Killer로 바뀌었다.
바닥이 어지럽고 몸이 납처럼 아래로 쳐졌다.
내가 말을 이었다.
"앉아서 좀 생각해 보자구."
나는 주방으로 걸어가 냉장고에서 차가운 기네스를 한 캔 꺼냈다. 낙타의 엉덩이 같은 소파에 내가 몸을 뉘였던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나는 다시 낙타의 엉덩이 속으로 들어갔다. 소파가 나를 끄집어 당겼다. 거실에선 또 다른 돌고래가 끽끽 거리며 자신의 알통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 옆에선 또 다른 귀가 돌고래의 지느러미를 쓰다듬고 있었다.
"어떻게든 되겠지요."
귀가 내 옆으로 자리를 파고들었다.
우리는 함께.
낙타의 엉덩이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번주 일요일부터 이갑수 선생님의 합평 소설 수업을 듣기 시작해요. 이갑수 선생님은 저랑 나이는 동갑이신데, 글을 정말 재미나게 잘 쓰세요. 예전에 다른 수업에서 제 소설을 가지고 합평을 했었는데, 제 글을 읽으신 선생님께서 이갑수님의 t.o.p를 읽어보라고 권하셔서 이갑수님을 알게 되었어요.
t.o.p는 ㅋ
무려 자판기로 환생한 무림의 고수가 대한민국에서 청년 취업난에 시달리다 소녀시대 윤아를 만난다는 내용입니다.
너무 쇼킹했어요. 너무 재미있었구요.
저 분처럼 재미난 글을 쓰기는 난 글렀다라고 글 쓰기를 포기했었고,
운 좋게 그 분 연락이 닿아 이번에 합평 수업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인터넷에 연락처를 공개하시더라구요, 그 선생님은. 대한민국의 문제적 작가세요. 칼도 좋아하시구요. 검도는 제가 한 수 가르쳐 드려야 겠네요. 저는 검도를 진짜 잘하거든요 ㅋ)
찾아보니 브런치 활동도 조금 하셨었어요.
이갑수라는 이름으로 검색하시면, 대통령의 검술선생이라는 작품이 나오더라구요. 대통령의 검술선생도 무지 재미있습니다. 진짜 찐이에요. 찐 ㅋㅋ
아무튼, 이번 주말은 이벤트가 많을 것 같네요. 엄청 기대하고 있어요. 제 합평 순서가 오기 전에 어서 돌고래 다리 클럽 오디오 북 작업을 끝내며 퇴고를 모두 마쳐야 겠어요. 읽어주시고, 들어주시고, 고치는 데 도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님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안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