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에 깨어나 옷을 고르고 책을 고르고 할 일을 고르다 생각한다
아, 이 겨울은 너무나 차가워 밖으로 나가기엔 너무나 차가워
할 일을 고르지 못하고 얇은 책을 골라 밖으로 나간다 할머니가 허리를 굽히고 낙엽을 쓸고 계신다
할머니 왜 낙엽을 쓰시는가요
묻지 못하고 멀뚱히 보다가 인사한다 안녕하세요
눈이 마주친 할머니 다시 허리를 굽히고 낙엽을 쓰신다
낙엽을 쓰는 일 살아가는 일
살아가는 일은 매일 새벽
낙엽을 쓰는 일
빈자루입니다. 브런치를 통해 위안을 얻고 세상을 알아갑니다.